내담자 - Counselee : 결핍 혹은 집착에 의한 상처
김세잔 지음 / 예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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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제목은 내담자, 좀 더 길게 소개하자면 <Counselee: 결핍 혹은 집착에 의한 상처> 까지 합해서 읽어도 좋을 것이다.

결핍 혹은 집착으로 인해서 상처입은 자들에 관한 이야기다.

내담자는 상담하러 온 사람을 말하는데, 상담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볼 것!

 

저자는 김세잔, 본명은 김세호. 소설가다.

 

이 책의 내용은?

 

소설인데, 내용 상 줄거리가 기승전결이 없이 상담에 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실상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살피는 것보다는 상담 내용에 포인트가 있다.

 

해서 저자는 맨 처음 장면을 강렬하게 장식한다. 호기심 유발, 작렬하게 빛이 튄다.

바로 이지아 교수를 등장시킨 것. 이지아 교수는 생물학 분야에서 노벨상에 필적할 정도의 권위를 가진 로잘린드 재단에서 수여하는 로잘린드 과학상을 받은 재원이다,

그런 이교수가 한국의 대학에 부임하여 센세이션 자체인 특강을 시작한다.

 

강의내용은 내담자와 관련있는 것으로, 굳이 여기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기에 생략한다.

특강이 우여곡절 끝에 종료된 후 이지아 교수는 결핍 혹은 집착에 의한 상처를 입은 자들을 상대로 상담을 시작한다.

 

그 집단 상담에 이 소설의 화자인 기성후가 진행자로 참여하면서 좀 더 내밀한 사연들이 소개된다.

 

이 책을 통해 배우는 것들

 

따라서 이 소설에서 줄거리가 가지는 역할은 크지 않다. 아니 거의 없다고나 할까.

그래서 오히려 소설 속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에 오고간 대화 속에서 배울 것이 많았다.

상담의 주제가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상담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도 중요하니까.

 

그래서 이런 것들을 밑줄 긋고 새겨보았다.

 

지성의 의미 :

예전에 지성은 지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으로 받아들여졌어요. 많은 지식을 쌓아야 하는 것은 물론 보편적 기준에 근거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판단을 내리는 것이었지요.

시대가 변해 지성의 의미는 달라지지 않았나요? (28)

 

인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생물학적 근거를 간과하다는 것은 기초설계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44)

 

비극을 쓰고 싶어. 비참한 약점 때문에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지만 결국 주어진 환경에 굴복하고 마는 주인공의 운명을. (92)

 

정신 병리 현상은 결핍과 소외, 집착과 같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에서 기인하는 것이야. (109)

 

내담자는 연민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경계의 대상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134)

 

비지시적 요법. 환자를 설득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깨닫고 장애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심리요법. (134)

 

중독의 모든 증세는 의존이다. 처음엔 가볍게 의지했던 것에 점점 강도와 빈도를 더해가고 결국 그것 없이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135)

 

심리 치료의 모든 것에는 정답이 없다. 우리가 찾으려는 것은 정답이 아닌 해답이다. (136)

 

내담자들은 자기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으로 이미 치료가 진행되는 거야.(149)

 

그런 과정들을 겪어가면서, 독자도 화자도 내담자들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말도 새겨둘만 하다.

 

희망하지 말라오쇼의 말이다. (80)

미래가 사라질 때 인간은 진실로 존재할 수 있다.

희망하지 말라. 모든 희망은 에고를 위한 것이고. 희망이 사라질 때 미래와 집착하는 에고도 사라지며 비로소 존재는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다.

 

스탕달은 말했다. 섹시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사람의 세계관이 마음에 든 것일 수 있다고. (145)

 

다시, 이 책은?

 

줄거리만을 놓고 볼 때는, 이야기가 미처 정리되지 않은 듯하다.

등장인물들 간에 관계가 맺어지고 그야말로 관계가 진척이 되려는 순간에 소설이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결핍을 느끼는 자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을 위해 상담 전선에 나가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 그것만으로도 세상살이 모습을 하나 더 알게 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런 상담원칙은 비단 상담 자체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원칙이 아닐까?

 

심리 상담의 원칙! 문제를 해결하려 들면 꼬일 것이고, 이해하려 하면 풀릴 것이다.“(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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