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좌의 봄 : 이인좌를 새롭게
봄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이인좌의 봄』,
역사
소설이다.
역사상 실존인물인 이인좌를
주인공으로 하는 역사소설이다.
저자는
안휘,
본명은
안재휘.
제34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역임했고 월간
[문학21]
신인상(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인간 세상의 다양한 삶과 자신의
경험들을 소재로 40여 편의 중·단편 및 장편소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
저자 소개란에서 특히 이런 대목이
눈에 띈다.
<역사 속에 묻힌 패자(敗者)의 진실에 관심을 쏟아부으며 공부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인좌도 그런
관심에 들어있던 인물이리라.
이 책의
내용은?
먼저 주인공
‘이인좌’는 누구인가?
본관은
전주(全州),
본명은 현좌(玄佐)이다.
청주(淸州)
송면(松面)
출신으로
조선 세종의 넷째아들인
임영대군(臨瀛大君)
이구(李?)의 후손이다.
조부인
이운징(李雲徵)은 숙종 때에 승지(承旨)·강원도 관찰사·전라도 관찰사 등을 지냈으며,
처는
남인(南人)의 거두인 윤휴(尹?)의 손녀 윤자정(尹紫貞)이다.
저자는 특히 이인좌의 부인인
윤자정에 관심을
기울여,
그녀를 소설의 맨 앞과 맨 끝에
배치해 놓았다.
윤자정의 할아버지는
윤휴,
송시열의 손에 의해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다.
(*
윤휴에
대하여는 이덕일의 책 『윤휴와 침묵의 제국』을 참고하시라.)
윤휴는 주자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한 죄로 사문난적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었다.
그것까지 알고
있었는데,
그 손녀인 윤자정과 결혼을 한
인물이 이인좌라니!
과연 그 시대에 사문난적으로 몰려
죽은 사람의 손녀와 결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인좌의 반란이 조선 역사에 있어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기 전에 먼저 그 사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시 말해.
이인좌의 가문과 이인좌 본인에
대하여 그간 가지고 있던 역적이라는 생각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 소설은 조선 영조 시대에
반란을 주도한 인물,
이인좌를 중심으로 반란의 원인과
반란의 전개과정을 그리고 있다.
당시 역사적 사실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숙종
?
경종(숙종의 아들)
?
영조(숙종의 아들,
경종의 동생) -
사도세자(영조의 아들)
?
정조(영조의 손자,
사도세자의
아들)
숙종이 죽자 세자인 경종이
즉위한다.
영조는 경종의
동생인데,
세제(世弟)가 된다.
세제란 왕위를 이어받을 왕의
아우를 의미하는데,
영조가 세제가 되는 사연은
복잡하니,
그 내용은
생략한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경종이 죽게
되자,
영조가 독살했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
그런 의심에 기초를 둔 사건들이
벌어지는데,
그 중에 이인좌의 난이 자리잡고
있다.
이인좌는 영조가 경종을
독살했고,
그래서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이 소설은 이인좌가 반란을
일으키게 되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그려 놓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
여기 등장인물 중에 소현세자의
자손이 있다.
밀풍군 이탄(密豊君
李坦)은 소현세자의 증손이다.
이인좌는 영조를 폐위시키고
밀풍군을 임금으로 삼으려 한다.
여기서,
역사의
아이러니.
평소 소현세자의 억울한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소현세자의 증손이 왕이 된다면,
소현세자의 억울함이 어느 정도
사라지겠다 싶은데,
그렇게 되면?
이번에는 영조가 왕에서 끌려 내려오면 결과적으로 정조는
왕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에 봉착한다.
정조는 다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 역사상 세종과 더불어 명군으로 이름 지을 수 있는 왕인데,
소현세자가 왕이
되었더라면,
그의 후손이 왕이
되었더라면,
정조라는 인물은 우리나라 역사상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니,
이게 아이러니한
것이다.
물론 세종도
마찬가지다.
세종의 아버지 세조가 쿠데타를
일으켜 왕이 되었으니 세종이 왕이 되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저자는
말한다.
<역사의 심연을 반추하는 일은 결코 과거로 가는 길이
아니라,
미래로 향하는 가장 의미 있는
여정이라는 깨달음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다.>(7쪽)
비록 역사는 이인좌의 난을
반란이라 하고,
이인좌는 역적이라고 기술하고
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건 어디까지나
승자의 기록이고,
승자의 논리가
아닌가.
해서 역사는 다시 써야 한다는
말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이 책
『이인좌의 봄』,
저자가 말하는
‘봄’은 분명 계절을 말하는 봄이겠지만,
나는 ‘봄’을 ‘보다’의 명사형으로 읽어,
이인좌를 새롭게 보는
<이인좌를 (새롭게)
봄>으로 해석하고,
이 책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