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성역 1 - 노아즈 아크, Novel Engine POP
카지오 신지 지음, toi8 그림, 구자용 옮김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원수성역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원수성역(怨讐星域)1권 노아즈 아크(Noah’s Ark)이다.

이 책 어디에도 설명이 없지만 1이라는 숫자가 제목에 붙어있는 것을 보니, 이 책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  읽어보니 이야기가 계속된다 -  공상 과학 대하소설이다.

 

저자는 카지오 신지, 일본 작가다. SF 작가로 서정적인 이야기부터 순수한 사랑, 판타지, 우스꽝스러운 이야기, 기괴한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일단 성경에 등장하는 대홍수 이야기를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성경 <창세기>에 대홍수 사건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 이야기에 의하면 이 세상 사람들이 죄를 저질러 세상이 온통 죄악투성이라 하나님이 노아의 가족만 살려두고, 나머지 사람들은 홍수로 다 없애버렸다는 이야기. 거기에 등장하는 노아의 방주, 지구가 홍수로 인해 물이 가득차게 되면 살아남을 방주를 만들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노아의 홍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소설이 진행된다.

 

지구가 태양의 플레어 현상으로 멸망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람들은 지구를 탈출할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사실을 공개적으로 진행하면 혼란이 생길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일부 사람들만 노아즈 아크라는 우주선을 만들어 지구 탈출을 감행한다. 이런 계획의 선두에 선 게 미국의 대통령 프레데릭 애디슨.

 

한편 그러한 탈출을 뒤늦게 알게 된 남아있는 사람들은 점프라는 기술을 사용해, 역시 지구를 떠나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살아가게 된다.

 

이 소설은 주인공인 마사히로가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 점프라는 전송장치를 통해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꼭 그대로는 아니지만,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주연한 영화 <터미네이터>의 첫 장면을 연상하면 될 것이다. 미래로부터 현재에 도착하는 장면.

 

소설의 전개는 다음과 같이 네 부분으로 진행된다.

 

머나먼 별인 약속의 땅점프를 통하여 도착한 사람들의 생활상. (7)

이 별에 도착한 사람들은 두 가지 지역에서 각각 다른 형태로 나뉘어 살아간다. (307쪽 이하)

노아즈 아크호를 타고 약속의 땅이라는 이름을 가진 행성으로 가는 사람들. (169)

인구의 70%가 사라진 지구 (221)

 

이렇게 서로 다른 세 지역에서 각각의 삶이 이루어진다마사히로가 도착한 별에 각각 두 종류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서로를 알지 못하고 오니(鬼神)와 식인(食人)으로 오해하고 싸우며 살아가다가 결국은 왕래하며 서로 돕고 살게 된다.

 

한편 약속의 땅이라는 행성을 향해 가는 노아즈 아크호에서는 폐쇄 환경 속의 생활을 경험하고 정말 지구 탈출이라는 선택이 옳았는지 의구심이 싹트기 시작한다.’ (203)

 

그리고 지구에서도 온다던 멸망은 오지 않고 사람들을 제각기의 삶을 이뤄나간다.

 

이런 것, 알아두자

 

지구가 플레어화 한다. (222)

플레어(flare) 현상 :

태양 표면에서 일어나는 폭발 현상. 채층 일부(주로 백반 속의)의 밝기가 갑자기 증가했다가 수십 분 또는 수 시간 안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이다. 단지 채층뿐 아니라 코로나의 영역까지 극히 활동성이 높아져 지구에 미치는 영향도 다른 현상보다 훨씬 크다.

[네이버 지식백과]

 

이런 말 쓸모 있다

 

<잘 모르는 장소에서 살아가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겁쟁이로 사는 거야. 한 번의 무모함이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잃게 할지도 몰라, 우리는 이곳에서 아무런 경험도 쌓지 못했으니까.>(51)

 

참고사항

 

이 소설에 나오는 괴물 스나크가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스나크라는 이름에 대한 유래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정도로만 나온다.

 

<책 속에 나오는 가공의 괴물한테서 이름을 딴 것 같아. 뭐라더라 ,,, 캐럴이라는 작가의 이야기에 나온다고 하더라, 상어의 샤크와 뱀의 스네이크를 합쳐 놓은 조어라고 해.>(117)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인 '캐럴'과 '스나크'라는 두 단어를 가지고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루이스 캐럴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거울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가 쓴 다른 책이 있는데, 스나크 사냥이다.

스나크 사냥는 루이스 케롤의 풍자 산문시로서 넌센스하게 쓰여진 이 풍자시는 '스나크'라고 하는 미지의 괴물을 잡기 위한 항해를 다루고 있다. 벨맨,과 푸주한, 제빵사, 비버 등이 등장하는 이 산문시는 난해하면서도 풍자성이 강한 걸작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스나크 사냥이 루이스 캐럴의 풍자시 <스나크 사냥>을 바탕으로 한 것임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스나크와 관련하여 쓸모있는 교훈 하나를 얻었다.

스나크는 약속의 땅으로 점프해서 이주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괴수인지라 많은 사람이 희생이 되었는데, 어느날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어 스나크를 퇴치할 방법을 알게 된다. 그 것에 대해 이런 표현을 한다.

 

<거대한 그것은 스나크라는 이름이 주어지고 어렴풋이나마 생태가 알려지면서 그 괴물성을 잃었다.>(166)

 

싸우는 대상의 정체를 모르면 두렵고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밤에만 활동하는 스나크가 낮에는 그저 해파리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낮에 스나크의 동굴로 들어가 사냥을 하면서, 그것들은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이 책은?

 

대체 사람들은 왜 살아가는 것일까?

이 작품은 그 질문을 치열하게 파고든다.

 

노아즈 아크 호에서는 몇 세대에 걸쳐 항해가 계속된다는 사실 앞에 사람들은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유 (179)를 찾지 못하여 자살자가 속출하고 생의 의미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다른 한편 점프기술을 이용해 다른 행성에 도착한 사람들 역시 살아가는 이유를 찾아낸다.

그것은 바로 복수를 위해서다.

 

<복수를 위해서입니다. 인류를 버리고 지구를 도망친 에디슨 대통령과 그 무리, 노아즈 아크 호에 타서 이 별을 향해 오고 있는 배신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입니다.>(352)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원수성역(怨讐星域)인지도 모른다.

 

창세기의 노아 사건에 대한 패러디로도 생각할 수 있는 이 소설, <창세기>의 기록은 살아남은 노아의 가족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지만, 이 소설은 남겨진 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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