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활자 중독자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의 제목은
『나는 활자 중독자입니다』
인데,
제목만 보아서는 책 내용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글쓰기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글 읽기에 관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래서 책 안을 살펴볼 수밖에
없었다.
책 내용을
살펴보니,
활자에 중독된 저자의 상황이
나타나고,
그렇게 중독된 활자를 가지고 상한
영혼을 치유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러니 ‘활자 중독’은 저자가 가지고 있는 무기인
셈이다.
상한 영혼을 치유하는
무기.
저자는
명로진,
독립 저술가로 번역할 수 있는
'인디라이터',
연세대학교 겸임
교수.
인문학과 스토리텔링에 관한 강의를
해 오고 있으며, 여러 저술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출판사 편집자가
말하길,
호텔 객실에 비치되어 있는
성경(기드온 성경)을 펼쳐보면 ‘도움이 되는 성구’라는 란이 있는데,
거기에 두려울
때,
걱정될 때,
고독할 때 등
34개 상황에 대해 각각 위로가 되는 성경 말씀을 찾아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니 그것처럼
고전을 가지고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라는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7쪽)
해서 탄생한 게 바로 이
책이다.
기드온 성경의 방법대로 이 책도
상한 영혼을 치유하는 독서를 하도록 고전에서 알맞은 글들을 발췌하여 놓았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큰 항목을 먼저
소개하면,
<자존감,
관계,
일,
감정,
정의>
이렇게 5개로 분류되어 있다.
자존감과 관련해서는 어떤 항목과
책들이 등장할까?
1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
2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3
포기하고
싶을 때
4
죄책감에
사로잡힐 때
5
마음이
흔들릴 때
6
낙심될
때
7
자신이
미워질 때
이 글을 읽고 먼저 각 항목에
적당한 책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는 것도 이 책을 진지하게
읽어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자신이 미워질
때.
그런 경우 분명 있을
것이다.
내가 나 자신이 미워져 내 감정을
주체할 수 없을 때,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저자는 그런
경우,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권한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리라는 신탁의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오이디푸스왕의 이야기를 그린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 왕』.
그런 상황이 모두 밝혀진
다음,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없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며 뱉은 오이디푸스 왕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누가 나보다 더 불행할 수
있겠소?
신들에게 나보다 더 미움받는
사람이 누구겠소?
이 저주들을 내게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이오.
(66쪽)
자신이 미워질
때,
그런 오이디푸스 왕의
사연을,
그의 한탄을 들으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그의 운명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글을 맺는다.
<
그러니
지금 자신을 미움으로 덧칠한 그대여,
우리 삶이 그림자에 불과하니 너무
자해하지 말자.
행운 뒤에 불행이 있고 그 뒤에는
또다른 축복이 기다리고 있나니.>(73쪽)
물론 이런 결론이 뜬금없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런데 저자는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뒤에 일어난 일도 언급하고
있으니,
실제로는 뜬금없는 말은 아닌
것이다.
그러니 이야기는 중간을 빠트리지
말고 처음,
중간 그리고 끝까지 다 읽어봐야
하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모두
35가지의 상황에 35권의 책을 처방해 주고 있다.
마음의 상처를 책으로 치료하는
것이다.
저자가 그런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미리 활자중독증에 걸렸고,
이제 면역력이 생겼으니 독자들도
그를 따라 활자에 중독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음의 상처 치유하기
위해서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