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숙 선생님의 어린이 양성 평등 이야기 어린이 인문교양 10
권인숙 지음, 민재회 그림 / 청년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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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뭣하지만 여자여서 너무도 억울해지기 시작한 것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하지만 더 크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결혼부터가 아닌가 싶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와 남자의 구분은 사회에서도 크지만 가정에서도 간과할 수 없을 만큼 큰게 사실이 아닌가? 그렇다고 내가 남다른 시집살이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결혼과 더불어 부과되는 여자로써의 무한대로 증가하는 임무에 가장 크게 눌렸기 때문일게다.

남성에 대한 관대함은 우리의 유교문화에서 시발점을 찾는 것이 보통이다. 처음에는 그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우리 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뿌리깊은 유교적 사상과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 유독 동양에서 남녀평등에 대한 문제가 더 대두되는게 아닌가 싶다. 남녀평등을 이야기할 때 우린 여성의 평등에 대한 주장을 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럴 것이 남성보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많은 불평등을 겪었기 때문이겠지만 이 책에서 주목하듯 이제는 여성만이 아닌 남성과 여성이 공존하면서 서로 권익을 지켜주는 양성평등이 필요한 때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으면서 역시 양성평등을 말하면서도 여성쪽으로 치우치는 부분이 많아짐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지은이가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남성 중심의 사회구조에서 여성의 불평등을 인정하지 않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른들이 보았을 때는 이미 다 아는 이야기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은 충격적이면서 여성으로서의 자신과 남성으로서의 자신을 돌아보게 할 기회를 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나 또한 기성세대의 편견과 차별에 거부를 하지만 일부 순응하면서 사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개선하기 보다는 알면서도 묵과한다고나 할까 ? 그렇다면 조금 더 올라가서 우리 부모세대는? 알고 묵과하기 보다는 인생은 그런것~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다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잣대대로 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것이 변하고 발전하는 세상이다. 아직 편들지 않는 판단과 감성으로 보다 인간에 대한 평등함과 예의를 가지고 살 수 있는 것이 바로 아이들이다. 그렇기에 이런 세상의 편견에 대한 것은 어른들도 깨쳐야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들려주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은연중에 백마탄 왕자를 만나는 아름다운 공주이고 싶었던 내 딸에게도 이 책이 자아를 키워갈 수 있는 한 권의 책이 되어 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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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시크릿 - 꿈을 이루는 일곱 가지 비밀, 5학년 1학기 국어교과서 5-1(가) 수록도서
윤태익.김현태 지음, 한재홍 그림, 강성남 만화 / 살림어린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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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도 필요한 자기계발]

 

약간은 피해가고자 하는 부류의 책이 있다면 그것은 자녀교육서와 자기계발 서적이다. 읽으면서 아하~하고 동감하기보다는 늘어놓는 자기자랑에 항상 질리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세상이 변하는만큼 다양한 인성을 가진 사람들의 책을 보면서 그런 편견을 이제는 접어야 할 때라는 건 느끼고 있다. 이 책 역시 베스트셀러 가도를 달리고 있는 책이어서 그 유명세 때문에 일부 사람들에게 외면받을 수도 있기에 한 자락 적고자 한다.

일곱 명의 아이들이 어느 날 입학하게 되는 비밀학교. 아이들은 이 곳에서 비밀수업을 7일동안 받게 된다. 씨크릿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하루에 한 가지씩 한 사람이 안고있는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꿈을 이루는 일곱가지 비밀'

식상한 테마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 전달 과정이나 책의 구성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부모와 자녀을 위한 청소년 자기 계발 프로그램인 '황금 나비 스쿨'을 만들었다는 저자 윤태익의 입담이 생각보다 재미나다.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이 부분만 고쳤으면...하는 점이 솔찬이 있다. 다른 사람보다 선두에 서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보는 아이의 부족한 부분을 되도록 상처받지 않으면서 강요보다는 스스로의 필요에 의해서 개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다 같은 부모 마음일게다.

책 속에서 소개되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은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이기에 공감이 된다.부모가 아닌 아이들에게 다가가야 맞겠는데 우선 아이가 읽어서 받아들이는 부분에서는 만족스럽다. 교과서적인 지도방식이 아니라 공감가는 상황과 시크릿노트와 시크릿 박스 그리고 1%시크릿을 통해서 조금은 여유있게 읽으면서 받아들이는 것 같다.

자신이 못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자신감을 많이 잃는 편이었기에 숨어있는 재능에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이나 남에 의해서 고치라고 지적받는 습관을 자신이 스스로 바라보게 하는 부분, 남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소심함과 남이 입장에서 배려하는 마음.모두 내 아이에게는 도움이 되는 부분이었다. 때로는 엄마의 잔소리처럼 들리는 말 한마디보다 아픈 부분을 쏙쏙 건드리고 알려주는 책의 지혜로움이 아이들에게는 더 약이 되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책의 내용적인 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구성과 삽화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말고도 편집자와 삽화가의 활약이 돋보이는 책이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책을 조금만 힘주어 눌러도 낱장으로 떨어지는 인쇄의 빈약함이라고나 할까? 이 부분은 아무래도 다음 쇄에서 개선되길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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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기러기
폴 갤리코 지음, 김은영 옮김, 허달용 그림 / 풀빛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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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사랑의 기적이 존재하길...]

 

세상은 너무도 많이 변해간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인간들 또한 너무도 쉽게 변해간다. 이 소설은 그렇게 쉽게 변해가는 사람들에게 마음 저 바닥에 있는 그 사랑과 믿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작은 기적을 일으키는 매개체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어찌보면 이 두 편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태도에 따라 교과서적인 식상함에 빠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장 기본적인 믿음과 사랑의 숭고함에 숙연해질 수도 있다. 과연 어느 쪽으로 자신의 마음이 기울지는 자신만의 몫일 게다. 

모든 사람에게 외면당하는 어쩌면 스스로도 저주받은 몸뚱이라고 여길지도 모르는 곱사등이로 태어난 필립. 핍립의 곁에는 아무도 없다. 그는 스스로 사람들에게서 떠나왔다. 사람들의 눈길을 견딜 수 없었음이 가장 큰 이유이리라. 필립이 의지하는 두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자신의 그림과  자신이 지키고 있는 등대일 것이다. 외부인의 인적이 드문 필립의 공간으로 다가온 사람은 바로 다친 흰기러기와 아름다운 소녀 프리다. 다친 흰기러기를 치료하면서 필립은 때때로 찾아오는 프리다의 외로운 마음도 함께 치료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필립의 곁을 흰기러기가 떠나지 못하듯 프리다 역시 필립의 곁을 멤돌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필립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면서 적군 속에서 병사들을 구하는 일을 하러 떠나게되는 묘한 아픔을 남겨주는 순간을 우린 맞이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머물고 싶지만 외로운 인생에서 누군가를 위한 일을 할 수 있는 그 순간을 놓아버리지 못하는 필립의 선택..그것은 자기 인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필립을 기다리는 프리다의 주위를 멤돌며 마지막 인사를 구하는 흰기러기는 마지막 순간에는 프리다가 아닌 필립의 분신이 되어 프리다와 우리 곁에 남게 된다.

희생과 사랑의 믿음을 보여주었던 곱사등이 필립의 이야기와 비슷하게 두 번째 작품의 페페로 역시 고아인 자신과 가족같이 지냈던 사랑하는 당나귀 비올레타의 마지막 길을 밝혀주고자 한다. 페페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당나귀를 위한 기도가 우습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정과 사랑이 쌓인 당사자에게는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인생에서 우리가 그 누구의 상황도 나의 것과 비교하여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되는 또 한 가지의 이유이다. 페페로가 비올레타를 위한 마음이 교황에게 전해지는 꽃의 향기로 승화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의 마음 저 깊은 바닥에 있던 순수한 사랑과 댓가 없는 희생의 진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흰기러기]와 [작은 기적]은 너무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에 잠시 휴식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작품같은 느낌이다. 조금만 쉬어가라고..그리고 앞이 아닌 뒤를 보고 옆을 보고 그렇게 나 자신과 주위를 보면서 살라고 말이다. 이런 쉼의 순간이 있어야 우리도 가끔은 마음 깊이에서 울리는 본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누는 사랑과 함께 하는 믿음의 인생을 살고자 할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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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고딩들의 일본 탐험기
김영민 외 지음 / 푸른길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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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 된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이라고 시작하면 희망적인 이야기보다 늘 우울한 교육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고개를 들이밀고 나타난다. 그래서인지 명문대와 특목고, 외고등이 문구에 걸리는 책은 와락 접하기가 쉽지는 않다. 나와는 먼~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편견아닌 편견을 가지면서 말이다.

실은 이 책도 민사고 아이들의 일본탐방기라는 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고딩이 일본탐방을? 어떤 아이들이야??했는데 민사고란다. 조금은 식상한 일본탐험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었지만 완전히 내 예상은 빗나갔다.

민사고의 잘난 아이들을 드러내기위한 책은 분명 아니었고 이들의 종횡무진 일본 탐방을 준비하고 체험하고 마지막 스스로 책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보면서 정말 신나게 이들의 여정에 동참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에서는 해마다 여는 국외탐방에 무작정 신청한 네 명의 아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수재들이 모였다고 하는 민사고의 학생들..이들이 일본탐방을 떠나기 위해서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모으고 그 가운데 약간의 불란을 겪으면서 일본탐방을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읽으면서 피식피식 웃으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선생님의 지도 없이 아이들이 탐방 주제를 정하는데 이 아이들은 일본의 일관교육으로 낙점했다. 대학입시를 위해서 공부하는 우리와는 달리 명문 유치원에 입학하면 명문대학까지 이어진다는 일관제도. 물론 책에서 일관제도에 대해서 쓰여진 부분도 있지만 이들이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찾은 일본에서는 많은 경험들이 더 값진 것이었으리라. 

 
네 명의 아이들이 똑같은 경험을 나름대로의 기록으로 남긴 글을 읽으면서 만나지도 않은 네 아이의 개성을 톡톡히 느낄 수 있었다. 단지 공부만 하는 아이들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하는 나름대로의 방법과 멋을 아는 녀석들이었다. 일반적인 기행기록문 형식이었다면 이들의 일본탐방기는 여느 책과 별로 차별성이 없었을텐데 이 네 아이들의 제각각의 목소리로 그 기록을 듣는 것이 정말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그 가운데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보다 팀원으로써 자신의 분량을 채워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일본 탐방후 오히려 다시 뭉친 아이들은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조사를 통해서 자신들의 경험을 논문으로 작성하고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민사고 아이들이어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거침없는 고딩들이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면 된다?라고 의문문을 찍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거침없이 가면? 된다!!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편견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어나가는 순간 이 네 녀석들의 제각각의 매력과 언변술에 빠져서 책읽는 재미에 빠져들 것이다. 주말에 만나기로 한 중학생 조카를 위해서 벌써부터 이 책을 챙겨두었다. 분명 조카녀석도 읽으면서 무척 좋아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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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에 목숨을 건 조선의 아웃사이더
노대환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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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외면되는 비주류의 소신있는 삶을 엿보다]

 

역사에서 주류로 다루어지는 인물들은 분명 역사의 한 줄기를 흐름을 타고 있는 사람들이다. 같은 길을 걷고 있든 다른 길을 걷고 있는 큰 획을 긋는 인물들에 대한 평가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의 역사적 흐름이다. 이 책은 그 흐름에서 제외됨직한 비주류 사람들의 소신있는 삶을 엿본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인다.

주류와 비주류의 차이는 남겨진 자료와 평가를 틍해서도 알 수 있다. 소개되는 인물을 보면 익숙하기보다는 낯선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역사의 저편에 위치한 사람들이되 이런 인물들을 구지 다룬 작가의 취지를 살피면 역시 이 인물들에게서 나름의 줏대있는 삶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조라고 하면 조선사에서 세종과 견주어 비교되는 성군이다 .정조의 여러 정책 중에서 문체반정에 대해 반기를 든 사람이 있다고 하니 발 이옥이라는 인물이다. 문제반정이라 하면 일종의 정갈한 형식의 문장을 최고로 치는 것으로 정조는 새로운 사상과 문물을 받아들이는 혁신적인 왕이었음에도 문체에 있어서는 고지식한 면을 유지했던 것 같다. 당대 최고의 문인으로 손꼽히는 연암 박지원의 문체도 비속하다고 여겼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과거시험을 통해서 문체가 비속하다는 수치를 당한 이옥은 문체를 바꾸는 대신 자신의 문장을 지속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그것은 정조의 문체반정에 대한 반기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문체에 대한 소신을 가지고 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문체를 평한다는 것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알기에 문체의 비속함으로 낙인 찍혀 출세는 커녕 순탄하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는 점이 씁쓸하다.

소개되는 12명의 인물 가운데 도특한 인물이 여럿있다. 유교를 내세운 조선에서는 충효는 물론 남녀간의 구분도 명확했다. 그 가운데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글을 쓰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심노승이라는 인물이다. 그의 글은 당시의 시대상에서는 납득되기 어려운 것이었다. 남자가 죽은 부인을 그리워하고 쓰는 글마다 그런 그리움만 담겼다면 포부없는 대장부라 여겨졌음은 너무도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가 과연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일까? 부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은 남들의 눈도 성리학에도 구속되지 않았는가 보다. 유일무이한 작품군을 형성한 인물이라고도 하겠다.

또 한 명의 특이한 인물이 있으니 손자를 육아하면서 그 과정을 세밀하게 기술한 이문건이라는 인물이다. 어머니도 아니고 아버지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면서 커가는 과정과 키우면서의 어려움과 서운함까지 모두 담고 있다니..자식을 키울때는 바삐 일하면서 그 소중함을 모르다가 느즈막히 나이가 들어 손자를 얻게 되면 그제야 어린 아이가 크는 즐거움과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부모님에게 첫손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말은 들었다. 이문건에게도 그랬을까 ?그래도 그런 손자 육아책을 써낼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기에 참으로 독특한 인물로 여겨진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의 소신으로 일관했던 사람을 보면 천주교가 조선에 유입되는 것을 결단코 막고자 혼혈을 기울였던 김치진, 의리 하나만을 가지고 남인의 중심으로 온갖 비난을 받고 광해군의 모든 책임을 짊어졌던 정인홍이라는 인물도 인상적이다. 이 둘의 행동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철새처럼 이리저리 날아다니면서 자리를 옮기는 정치인들에게는 소신있게 사는 삶으로는 자극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외에도 절친한 친구의 죽음 때문에 평생 벼슬을 멀리한 연암 박지원, 어머니를 위해서 유배지에서도 어머니를 위로하는 글을 쓴 효심의 사나이 김만중, 스승의 죽음때문에 벼슬에서 물러서 소쇄원을 짓고 평생 은둔하면서 살았던 양산보, 개화도 척사도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쳤던 이건창, 경세만을 위해서 살았던 김병욱...모두 역사의 주류는 아니었지만 소신있게 자신의 삶을 살다간 인물들임에는 틀림없다.

소신과 의리가 부재하는 현실에서 이런 인물들의 삶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역사는 항상 승리자와 강자의 입장에서 기술되지만 그 이면에는 그러한 역사의 흐름이 형성 지속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있었음을 말이다. 자신의 이익을 쫓아 너무도 쉽게 변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은 비주류이더라도 이렇게 소신있게 사는 사람들을 너무도 필요로 하는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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