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의 원근법>을 리뷰해주세요
고뇌의 원근법 - 서경식의 서양근대미술 기행
서경식 지음, 박소현 옮김 / 돌베개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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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만이 담긴 미의식에서 벗어나다]  

 

평범하게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의 주입식 교육을 별 거부없이 고스란히 받고 자란 지극히 평범한 한 사람으로 이 책은 내게 미의식은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 준 미술서이다. 미술에 원체 문외한이기도 했지만 고작 해봤자 한국에 전시되는 유명한 박물관 작품이나 혹은 작가전을 할 때 그와 연관되는 책을 읽는 것이 다였다. 일상과 미술이 그다지 연관을 갖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보여지는 것만을 받아들이는게 다였기에 더욱 한정적인 책들만 보게되었나 보다. 

처음 만나게 된 서경식 저자의 서양근대미술 기행-고뇌의 원근법. 사실 책을 읽기도 전에 책표지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너무 어둡다는 느낌을 받았다. 휘리릭 책장 속에서 만난 그림 역시 일반적으로 내가 아이와 봐왔던 그림들하고는 너무나 차이가 났다. 과연 그가 말하고자 하는 서양미술사 속의 고뇌의 원근법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해하기 힘든 전문적인 해설서같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미의식'이란 '예쁜 것을 좋아한느 의식'이 아니다. '무엇을 미라고 하고 무엇을 추라고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의식이다. 자신의 '미의식'을 재검토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언가를 '예쁘다'고 느꼈을 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느끼는지 ,그렇게 느껴도 좋은 건지 되물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미의식이 실은 역사적.사회적으로 만들어져온 것임을 깨닫게 된다   -책을 펴내며 중- 

문제의식 없이 아름다운 것이 미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에게 과연 미가 무엇인가? 작가는 그 미에 대한 질문부터 하게 만든다. 이것은 미술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예술과 문학 전반에 거쳐 나의 미의식, 우리 사회의 미의식은 과연 무엇인가 고민하게 만든다. 그동안 익숙하게 봐왔던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에만 너무 갇혀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런 것들은 내가 찾기도 전에 이미 주어진 배경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서경식과 함께 한 서양미술 기행은 내게는 너무도 낯선 여행이었다. 들어보지도 못한 미술가가 수두룩했고 한번도 보지 못한 그림도 수두룩했다. 독일 표현주의 운동의 핵을 형성했다고 하는 에밀 놀데의 작은 고향 제뷜 미술관부터 그가 찾아가는 곳은 대형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닌 현실 속에 자리잡고 있는 미술가들이었다. 현실을 외면하고 아름다움만을 담으려고 한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역사와 현실을 담고자 했던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새로운 미적 체험을 경험했던 것 같다. 

나치의 통제 하에서 살아야 했던 유대인으로 오토 딕스가 그린 그림들도 인상적이었다.  그림 속에 그려진 자화상에서는 두려움이 느껴지고, 기독교 제단화 형식을 빌은 그림에서 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전쟁의 상징들이 가득했다. 오토 딕스 뿐 아니라 이 책에 소개된 미술가들의 작품은 모두 역사의 어두운 이면을 반영했기에 밝음 보다는 고뇌하는 어두움이 가득 담겨있다. 이들이 구지 하지 않아도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은 도처에 널렸기 때문일까? 분명한 것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을 수록 현실의 이면에 숨어있는 고통을 더 작품에 담게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 미술 작품에는 얼마나 현실을 담은 작품들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쌓인 미의식은 과연 어떤 것일까? 아름다움이 미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부터 되돌아보면서 현실과 미의식 사이에서 새로운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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