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빛의 순간들 - 100개의 대표작으로 만나는 클로드 모네의 모든 것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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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요즘 조금씩 체감하게 된다. 그토록 어렵기만 했던 미술작품이 이제 조금씩 눈에 익다. 그리고 눈에 익은 만큼, 조금씩 더 알고 싶은 마음 또한 생긴다. 얼마 전에 읽었던 모더니즘 회화를 통해 그동안 읽었던 미술사조와 작품들이 정리가 되었다. 그러고 나니, 각 사조를 이끌어간 인물들의 작품을 조금 더 깊이 있고 다양하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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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만나게 된 첫 번째 화가는 인상 주의하면 떠오르는 클로드 모네다. 불명예스럽고, 비아냥대며 늘어놨던 비평가들의 인상주의라는 이름이 이제는 빛을 중시하는 모네를 비롯한 화가들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는 사실은 아마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크리스천이라는 말이나 청교도라는 말 역시 그런 비아냥대는 말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그런 단어를 먼저 사용한 사람이 훗날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민망해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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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 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몇 점 있다. 아내인 카미유와 아들 장을 그린 〈양산을 쓴 여인〉이나 인상주의 혹은 인상파라는 이름을 선사했던 그림 〈인상, 해돋이〉처럼 말이다. 이 책을 통해 모네의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고, 덕분에 모네 하면 떠오를 작품들이 여럿 더 생겨서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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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모네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뒤를 이어갈 상인이 되길 원했다고 한다. 하지만 모네의 그림을 본 화가 외젠 부댕의 설득으로 모네는 화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사실 모네가 화가로 처음 알려진 그림인 〈루엘 풍경〉은 모네의 인상주의적 느낌보다는 정말 사진처럼 잘 그린 그림처럼 보여서 다른 화가의 그림 같은 느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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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주의는 누구보다 빠른 스케치와 표현이 중요한데, 그 이유가 빛에 따라 그림의 색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상주의가 성장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한 가지로 튜브형 물감이 발명되었다는 말을 하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확실히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보관 및 이동이 용이한 물감이 필요한데, 그런 면에서 튜브형 물감은 현장의 색을 고스란히 반영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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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뿐만 아니라 빠르게 캐치를 해서 그림으로 옮겨야 했기에, 인상주의의 그림들은 정교하고 정밀하기 보다 딱 본 인상이 흐릿하게 담겨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모네의 다양한 그림을 통해 깨닫게 된다. 과거의 갇혀있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한 모네의 수고는 그림 이곳저곳에서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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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 모네가 빠르게 그림을 그렸던 이유 중에 하나는 물감의 값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의 그림은 물감을 덧칠하고 두껍게 표현했었는데, 모네는 적은 물감을 바로 캔버스에 칠하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덧칠하지 않았기에, 그림이 생동감이 있고 가볍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 그런 걸 보면, 인상주의는 빛을 중시하는 모네의 생각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림만은 포기할 수 없었던 모네의 상황이 겹쳐져서 만들어 낸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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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가 계속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주변의 후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네의 그림을 사주었던 화상 뒤랑뤼엘 뿐 아니라 동료 화가 구스타브 카유보트, 사업가 에르네스트 오슈데,  고디베르 등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반 고흐와 몬네의 접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앙티브에서 그렸던 그림을 전시했던 곳이 바로 고흐의 동생인 테오가 일하던 부소  에 발라동(구필 화랑)이었는데, 고흐 역시 모네의 전시 소식을 듣고 설레는 마음을 남긴 편지가 남아있다니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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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네 하면 떠오르던 수련은 참 많은 아픔 속에서 나온 작품이었다. 야외에서 빛을 중시하는 노화가 모네는 계속되는 강행군에 결국 시력을 잃을 정도의 백내장을 얻게 된다. 첫 번째 아내인 카미유가 죽고, 이후 모네를 지켰던 아내 알리스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리고 카미유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큰아들 장 역시 세상을 떠난다. 너무 사랑하고, 모네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가족들이 모네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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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그린 모네의 작품들을 보면서 소리를 잃은 베토벤이 떠올랐다. 음악가에게 가장 중요한 청력, 화가에게 가장 중요한 시력을 잃었음에도 그들은 자신의 작품을 포기하고 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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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기의 지금 다시 경제학
최진기 지음 / 스마트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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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코스피가 8000포인트를 넘었다. 연일 치솟는 주식시장 앞에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한가득인데, 과연 이 현상이 정상적인 상황인 건지, 버블인 건지조차 알 수 없어서 답답하다. 미국의 트럼프는 계속 관세를 올리고 있고, 달러 환율을 계속 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에는 과연 투자를 하는 게 맞을까?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물음들이 경제학 안에서 하나로 연결된다는 데 어떻게 가능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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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시절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분명 배웠던 개념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벌어지는 상황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 건지 낯설었다. 저자 역시 이 책의 도입부에서 현 상황을 경제학으로 풀어내려면 새로운 경제학 이론이 필요한 지에 대해 질문한다. 다행이라면 답이 없어 보이는 현실이 비정상적이고 일시적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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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국가의 경제규모를 측정하는 기준이라고 알고 있던 GDP가 현 상황에서는 제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은 꽤 충격적이었다. 저자는 GDP가 왜 무용지물이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미국의 연준이 실업률에 왜 목숨을 거는지에 대해 설명해 준다. 책 안에 등장하는 영국과 미국의 민영화가 만들어낸 문제점을 우리나라 혹은 주변에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설명하는데, 만약 우리가 이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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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 주식시장이 과연 버블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는데 이 또한 책 안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동산 시장은 버블이 생길 수 있어도 주식시장은 버블이 생기기 쉽지 않다고 한다. 왜냐하면 부동산 시장에 비해 주식시장이 실물 경제를 더 민감하게 반영하기 때문이란다. 그에 대해 저자는 좀 더 알 아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데, 당장 소득이 줄면 주식을 안 사도 되지만, 소득이 줄어도 집은 안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인은 어떨까? 현재 코인 가격은 버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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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책에서 가장 궁금했던 것이 바로 AI와 비트코인 그리고 트럼프의 행태에 관한 것이었다. 미국의 일론 머스크는 AI의 발전은 훗날 돈의 의미는 물론 노동도 선택사항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는데, 글쎄? 저자는 이 의견에 대해 신회가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이미 역사를 통해 산업혁명이 곧바로 풍요로움을 선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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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의 관세 조치와 미국 내에 다시 제조업을 키우겠다는 조치에 대해서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유명한 애덤 스미스의 경제 이론으로 해당 부분을 설명한다. 현대의 경제학이 아닌 과거의 경제학 이론으로 트럼프가 주장하는 경제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집어내는데, 솔직히 통쾌했다. 결국 트럼프가 하는 행동은 답이 정해져 있는 행동이다. 폭망!!! 불가!!! 오히려 관세에 대한 부담은 미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고,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기에는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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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답이 없어 보이고, 무엇도 연결되지 않아 보이는 경제 현상이 하나하나 설명되고 풀어지는 것이 흥미로웠다. 감도 잡히지 않았던 비트코인과 각종 버블에 대해서(어떤 버블이 가장 위험한지에 관해서도)도 이해되어서 속이 시원했다. 물가는 훨씬 더 오른 거 같은데, 정부 발표는 왜 저 정도일까? 늘 이상했던 그 이유도 책을 읽으며 해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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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메아리처럼
앤절라 미영 허 지음, 임슬애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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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페미니즘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어설프게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82년생, 김지영도 떠올랐다. 근데 이 작품은,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설화와 우리의 고전 작품들을 통해 펼쳐낸다. 오랜 과거와 엘사의 어린 시절 기억 그리고 현재의 이르기까지 그 모든 시대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이음매 속에서 그 안에 숨죽여있던 아픔들이 하나 둘 풀어진다.

너랑 나, 우리는 삶이 흔해 빠진 옛날이야기로 전락해 버린 여자들의 후손이야.

우리는 메아리처럼 그들의 이야기를 반복하고 그들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 위대함은 닮지 못해.

어리석은 비극만 반복할 뿐이야.

우리는 그들의 삶에서 그것밖에 기억하지 못하니까.

 전쟁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엄마, 가정폭력을 아무렇지 않게 휘두르는 능력 없는 가장 아빠, 똑똑하지만 결국 스스로 포기하고 간질증을 앓으며 독실한 과 무능력함 사이를 걷고 있는 오빠. 이민 가정에서 자란 엘사는 그런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서 14살에 집을 떠나 유학에 오른다. 뛰어난 머리 덕분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 엘사는 그렇게 입자 물리학 박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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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가 준비한 연구에 문제가 생겼던 날, 오래도록 보이지 않았던 속치마만 입고 빨강 댕기를 한 그 친구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다. 유색인종이라고, 여자라고 대놓고 괴롭힘을 당했던 엘사와 놀던 유일한 친구. 하지만 그 친구와의 놀이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선녀와 나무꾼, 심청전, 바리데기 공주, 에밀레종... 이 소설들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바로 등장하는 여성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고통에 그대로 노출되고, 결국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희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들은 작품 속 주인공과 연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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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치 않는 결혼과 관계, 임신과 출산을 한 엄마. 오빠를 낳고, 뱃속에 딸을 가진 채로 무작정 한국으로 도망 친엄마는 딸을 잃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막내인 엘사를 낳는다. 유학을 떠나기 얼마 전, 목욕탕을 찾은 엄마는 꼭꼭 숨겨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 말이 엘사에게는 곧 다가올 자유를 빼앗으려는 울부짖음 같이 들려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엄마는 말을 잃고, 십수 년을 요양원에서 지낸다. 남들은 사고라고 생각했지만, 글쎄... 그게 사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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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이야기는 선녀와 나무꾼 속의 선녀를 닮아있다. 종이 소리가 나지 않아, 여자아이를 넣었다는 에밀레종 이야기도, 우리는 익숙하지만 책 속에는 색다르게 담겨있는 심청 이야기도... 모두가 누군가를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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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이 작품은 그렇게 여성은 고통받고, 희생을 강요당했다!로 끝나지 않는다. 스스로 그 문제들을 걷어내는 방법들을 조금씩 발견해간다. 그리고 당연히 사산되었다고 알았던, 엄마의 첫 번째 딸의 존재까지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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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조차도 깨닫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저자는 그 안에 담겨있는 여성사를 엘사라는 여성을 통해 드러낸다. 색다르고 신선했다.  단순하게 읽어나가기에 그 안에 담긴  묵직한 여운과 부채감이 너무 컸다. 고전소설과 이민자의 삶 그리고 과학이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가 한데 묶여 색다른 맛과 생각할 여지를 선사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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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82년생 김지영을 읽기 전까지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을 깨달은 것 처럼, 이번에도 그런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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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의 교양 : 야망은 큰데 왜 맨손인가 ㅣ 세계척학전집 5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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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계척학전집 다섯 번째 주제는 무려 싸움의 교양이다. 처음 제목을 들었을 때, 싸움? 할 일이 없으면 이 책은 필요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싸움은 치고받고 싸우는 싸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첫 장을 넘기면서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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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는 우리가 이곳저곳에서 만났던 각종 이론들과 저서들이 등장한다. 각 책에서 누군가와 승부를 겨뤄야 하는 이야기를 다 모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서 병법서인 손자병법도 등장하고, 경제학의 게임이론이나 마키아벨리의 군주론도 등장한다. 오래된 이론이 현실을 얼마나 반영할까? 고민한다면 책을 끝까지 읽어보자! 인텔의 앤디 그로브의 이야기나 나심 니컬러스의 저서 블랙 스완에서 주장했던 이야기도 등장한다. 세대를 아우르는 싸움의 기술들을 책 한 권에 모았다고 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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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이 내가 읽은 척학전집의 세 번째 책인데, 읽을 때마다 마음에 쏙쏙 들어오고, 고개가 끄덕여지는 내용들이 참 많다. 책에서 특히 와닿았던 부분은 첫 번째 장이었는데, 딱 내가 고민하던 내용들을 짚어줘서 그랬다.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로 일하고 있는데, 요즘 들어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해야 할까?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느낌이 많이 든다. 자리가 자리인지라, 대표의 겉핥기 같은 이야기를 알아듣고 그에 대한 분석과 방법을 들고 오길 바라지만 내 입장에서는 "아"가 아닌 "ㅏ"만 써놓고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보는 상황이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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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상황인지라, 간파를 읽으며 약간의 사이다를 맛본 기분이다. 누가 이 자리에 들어와도 계속 똑같은 곳에서 무너진다면, 그건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 구조가 나쁘면 결과가 나쁠 수밖에 없다는 점이 꽤 큰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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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지라, 뭔가 문제가 생기면 늘 스스로를 잡는 편이다. 내가 이 자리에 없었다면, 이 자리를 다른 사람이 했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가 피드백 전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었다. 그런 면에서 책을 읽으며 무턱대고 스스로를 잡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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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싸움은 이겨야 진짜 승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책에는 여러 번에 걸쳐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싸우지 않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이게 무슨 언어도단인가?  싸우지 않는 게 이기는 것이라고?  싸움은 최후의 선택이다. 그래서 책 안에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다양한 방법들이 등장한다. 타인의 교묘한 도발에 절대 감정을 섞지 말자. 감정적인 도발을 하는 것은, 상대가 나를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에 감정을 건드려 이성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예로 삼국지의 제갈량과 사마의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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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과 각족 이론의 이야기가 주된 뼈대이지만, 그에 대한 예는 지극히 우리의 상황을 닮았다. 칼퇴 하지 못하는 직장인, 가격 경쟁을 하는 가게처럼 우리 주변에서 피부로 접하는 예가 등장한다. 덕분에 이해가 한층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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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요즘 매일 하는 언어 공부 앱이 있다. 무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계속 공부를 하려면 캐시가 필요하다. 그 캐시를 무료로 얻기 위해서는 광고를 주기적으로 봐야 한다. 얼마 전에 3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다. 그리고 그 혜택이 3일 후 종료되었다. 근데 유료를 써야 하나가 고민된다. 3일간 너무 편하게 공부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공부하다 광고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나니, 편한 게 몸에 배어버렸다. 다행히 오늘은 광고 없이 분량을 끝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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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바로 이 무료 3일 제공에 대한 이야기 또한 책을 통해 만날 수 있었다. 바로 보유 효과라는 이름의 이론이다. 하하하! 만약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바로 유료 결제를 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보유 효과에 대해 알았으니, 좀 더 버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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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매번 나는 같은 곳에서 무너질까?를 고민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3일 후 다시 무너진다고 해도, 3일은 버티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위로해 보자. 다양한 싸움의 기술들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재독이 필요할 것도 같다. 하지만 이길 수 있다면! 재독쯤이야 대수겠는가? 싸움의 교양을 통해 이기는 방법을 충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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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한다는 착각 - 멸종에서 살아남은 일곱 동물의 반격
프랑크 베스테르만 지음, 정신재 옮김 / 다산초당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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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의 뜻이 궁금했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북극곰들이 서식지를 잃고 멸종되어 간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에 바로 그 북극곰도 등장한다. 과연 현재 북극곰의 생태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책을 읽으며 해소되긴 했지만, 글쎄...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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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안에는 총 7종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일각돌고래, 노르웨이레밍, 유럽 뱀장어, 흑기러기, 북극곰, 순록 그리고 왕게. 이 동물들의 공통점이라면,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극해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는 것과 빙하의 콜럼버스라 불리는 탐험가 빌럼 바렌츠가 노바야제믈랴 제도에서 죽기 일주일 전에 남긴 항해일지에 등장한 동물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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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로 빌럼 바렌츠는 네덜란드 탐험가였는데, 이 책의 저자인 프랑크 베르테르만 역시 네덜란드 인이어서 그런지 그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자주 등장한다.(애초에 그가 꼽은 7종의 동물 역시 바렌츠의 일지 속에 등장하는 것부터 그렇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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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책의 논조가 헷갈렸다. 도대체 이 동물들이 인간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아님 인간들이 벌인 피해에 대해 말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가 첫 장에 등장하는 일각돌고래 뿔로 인한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생태에 대한 책이라 생각했는데, 때론 추리소설 같은 느낌도 물씬 풍겨서 장르가 헷갈리기도 했다. 어떻게 사람을 찌르고도 멀쩡하기만 한, 아주 튼튼한 일각돌고래의 뿔이 영국 런던 피시몽거스홀에 소장되어 있었던 걸까?를 찾기 위한 여정은 추리소설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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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밍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레밍 하면 떠오르는 것은 집단자살이다. 근데, 정말 레밍은 집단자살을 한 걸까? 왜 레밍은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는 레밍의 개체 수와 관련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인구 조사로 유명한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과 함께 현 인류의 과잉에 대한 내용도 등장한다. 근데, 우리나라만 해도 인구가 줄어가는 문제로 고민을 하는 중인데, 과연 맬서스의 이론이 과연 현재도 통한다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 또한 해본다. 인구가 증가하는 것보다, 기술의 발전으로 식량 생산의 문제는 이미 해소되지 않은 것 아닐까?(너무 내가 지극히 우리나라 위주로의 생각을 하는 걸까?) 레밍의 자살이라 보이는 문제에는, 다분히 먹고사는 문제의 이동의 문제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는 의견이 꽤 신선하게 느껴졌다. 또한 레밍이 뿌린 질병(레밍은 설치류라서 그런지, 흑사병과 연관되는 내용도 등장한다.) 들과 워낙 많은 개체 수 덕분에 북극권에서는 모든 동물들이 레밍 덕분에 먹고살 수 있다는 사실이 등장하는데, 놀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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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북극곰의 등장이다. 10년에 한 명씩 북극곰에 의해 인간이 희생된다. 북극곰에게 인간은 물개를 대체할 수 있는 먹이 정도에 불과하다는 말에 기가 찼다. 처음에 등장했던 바렌츠의 항해에도 북극곰에 의해 희생당한 선원의 이야기가 등장하고, 몇 년 전에도 야영을 하는 텐트를 덮친 북극곰에 의해 희생된 요프 코터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이것은 지극히 인간의 입장에서의 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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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가 누구의 서식지를 침범하고 있는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빙하가 녹아서 북극곰이 살기가 팍팍해진 것은 맞지만, 북극곰 역시 그 환경에 적응하여 살게 되었다고 한다. 300km를 수영하는 암컷 북극곰이 확인되기도 하고, 다양한 동물들을 사냥(순록까지도) 해서 먹는 북극곰들도 생겨났다고 한다. 이런 곰들을 책에서는 정착형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이렇게 정착형이 된 북극곰들은 먹이를 찾아 인간들이 만든 주거지들을 쉽게 침범(?)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 북극곰들이 문제를 일으킨 걸까? 북극곰들이 일방적으로 인간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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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 종이나 생태계 파괴 종이라고 평가를 내리는 기준은 무엇인가? 지극히 인간 중심적으로 내리는 평가가 아닐까? 책에 등장하는 동물들에게 발언권이 있다면, 동물들은 인간을 지극히 난잡하고 문제가 심각한 완벽한 유해 종이라고 판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저 아래에서부터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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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동물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언어 그 자체에 이미 인간 중심적 해석이 배어 있는 건 아닐까.

과연 우리가 인간의 시선을 벗어날 순 있을까.

어쩌면 동물에 관해 표현하고 이야기하는 모든 게 마치 우화처럼 

결국 인간에 관한 이야기로 귀결되고 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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