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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 단편선 ㅣ 소담 클래식 6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임병윤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리소설, 탐정소설의 원조! 하면 그동안은 셜록 홈스의 아서 코난 도일이나 모리스 르블랑의 아르센 뤼팽을 떠올렸다. 근데, 그들보다 먼저 추리소설을 쓴! 천재 탐정이 있었다는 사실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바로 에드거 앨런 포다. 애드거 앨런 포가 창조한 탐정은 뤼팽과 비슷한 이름의 오귀스트 뒤팽이다.
꾸준히 읽어오는 소담출판사의 소담 클래식 시리즈의 6번째 책은 포 단편선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소설 7편이 담겨있는데, 이 시리즈에 등장하지 않았다면! 또한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글이 없었다면! 정말 모르고 지나갔을 내용이다. (내용을 다 읽고, 뒷부분에 나온 걸 읽고 나니 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 부분에는 공포소설 틱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뒷부분에는 탐정 뒤팽의 활약기가 등장한다. 둘 다 좋아한다면 아마 무척 만족스러울지도 모르겠다. 공포소설 특유의 어둡고, 음습한 이야기들이 앞 면을 장식한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처음 만났는데, 그래서인지 책의 처음으로 등장한 검은 고양이는 꽤 진한 인상을 남겼다.
사실 (멀쩡해 보였던) 한 남자의 자신이 경험한 기묘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느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사이코패스 같은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지막에는 경악하며 마쳤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지금은 아니지만, 과거에는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기억인데, 당시는 장례식을 집에서 했었다. 동네에 초상이 나면, 전봇대 등에 장례를 알리는 발자국 같은 종이가 붙기도 하고 노란색 등으로 장례를 알리기도 했다. 골목을 사이에 두고 앞 집에서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친하게 지내는 동생의 할아버지였는데, 아직도 기억에 나는 게 굴뚝(?) 같은 곳을 막았다. 고양이가 굴뚝으로 들어오게 되면 죽은 사람이 일어날 수 있다는 미신(?) 같은 게 있었던 것 같다. 그만큼 고양이에 대한 뭔가 기묘한 느낌은 우리나라의 과거에도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을 따르는 길 고양이를 데리고 온 나(주인공)는 검은 고양이에게 플루토(염라대왕)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몇 년간 친하게 지냈다. 폭음에 빠져서 지내던 어느 날, 그날도 술에 취해 들어온 나를 보고 슬금슬금 피하는 플루토를 보고 화가 난 나는 플루토를 꽉 잡았고, 놀란 플루토는 내 손을 문다. 갑자기 분노가 폭발한 나는 술기운에 고양이의 한쪽 눈을 파낸다. (이때 알아봤어야 했는데!) 다음날 자신이 저지른 일을 깨닫게 된 나는 후회를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나를 피하는 플루토에게 악감정이 계속 생긴다. 결국 플루토를 목매달아 죽이고 만다. 얼마 후 화재가 나서 집이 다 불타고 마는데, 유일하게 남은 한쪽 벽에서 고양이의 형상을 보게 된 나는 고양이 형상의 목에 밧줄이 매여있는 걸 보고 놀란다. 그 이후 다시 비슷한 고양이를 만나는데, 플루토와는 달리 가슴에 흰 털이 나 있었다. 자신을 따르는 고양이를 귀여워하고 데리고 오지만, 또 특유의 변덕이 올라오면서 이번에도 고양이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다. 그날도 도끼를 들고 고양이를 해치러 가는데 아내의 제지를 받게 된다.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인공은 결국 아내에게 도끼를 휘둘러 아내를 죽이고 만다. 아내의 시신을 벽에 넣고 발라버리며 살인을 감추고 말지만 그 이후 드러난 사실은 몹시 기묘하기만 한데...
탐정 C. 오귀스트 뒤팽의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데, 오래 알고 지냈던 파리 경찰국장 G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건이 드러난다. 최고위급 인사로부터 중요한 문서가 왕실 저택 안에서 도둑맞았다는 이야기였는데, 유력한 범인으로 꼽는 D 장관의 사무실을 7일 동안 수색했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 사이 보상금은 두 배 이상 오른 상황이다. 국장의 이야기를 들은 뒤팽은 국장이 그 편지를 찾을 수 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5만 프랑의 개인 수표를 끊어주겠다는 말을 한다. 뒤팽은 지금 바로 그 수표를 적어준다면, 바로 편지를 찾아주겠다고 말한다. 5만 프랑의 수표를 받은 뒤팽은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서 국장에게 건네는데...
포 단편선 안에 담긴 작품들은 현재의 눈으로 볼 때는 특별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이미 비슷한 기묘한 사건이나 예상치 못한 복잡한 트릭이 담긴 작품들을 접했던 독자들에게는 뻔해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시의 눈으로 본다면, 얼마나 획기적이고 놀라운 작품이었을까? 포의 작품 안에는 죽음과 음습한 분위기들이 곳곳에 담겨있다. 대놓고 귀신이나 공포의 분위기를 드러내기보다는 주변의 묘사를 통해 점점 공포의 분위기가 다가오는 느낌을 받으며 오히려 더한 공포를 느낄 수 있게 구성한 것도 놀랍다. 탐정물의 경우도, 전혀 보이지 않는 사건의 해결을 하나하나 풀어내는 것도 현재의 추리소설들이 여전히 사용하는 기법이라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그의 작품은 여전히 진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