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법률콘서트 - 다양한 법률이슈를 예리하게 담아낸
이임성 지음 / 미래와사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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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워싱턴, 킨키나투스 장군처럼 물러날 때 물러나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특권의 방패 뒤에 숨는 자, 권력과 자리에 연연하는 자,

위기에 도망가는 자, 잘못을 남한테 떠넘기는 자들은 사라져야 한다.

나라를 사리사욕 없이 이끌 지도자를 보고 싶다.

대학시절 전공필수 과목 중에 유난히 법이 많았다. 민법, 상법, 행정법... 한자투성이 전공서적을 풀어내는 것부터 일이었지만, 나름의 매력이 있었다. 이렇게 두꺼운 법전임에도 왜 이렇게 케바케가 많은 걸까? 법의 사각지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리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전직 검사이자,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이 책 안에 우리 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법 이야기를 담았다. 이슈가 된 법과 판결뿐 아니라, 여전히 필요한 법률 이야기, 알아두면 도움이 될만한 법률 이야기 등 법률콘서트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싶다. 법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딱딱하다는 것이다. 법률 조항도 일부러 어렵게 꼬아놨나 싶을 정도로 평소에 쓰지 않는 한자투성이다. 풀어내면 어렵지 않은 걸 용어로 꽁꽁 매놨다. 그러다 보니 법 이야기만 나오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들이 많다. 법조인들은 법이 안 어려울까? 대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국민들이 알기 쉽게 법을 풀어낼 필요가 있다는 데 생각을 같이한다.

책 안에는 구하라 법 이야기가 등장한다. 자식을 내팽개치고 부모의 도리를 하지 않은 사람들이 상속을 받아야 할 때면 제일 먼저 선수치며 나타난다. 그런 상황을 보면서 혀를 내두르는 게 한둘이 아니었는데, 다행히 상속권상실선고제도의 도입 법안이 제출되었다고 한다. 물론 구하라 법은 여전히 국회 문턱에 걸려있단다. 제발 좀 통과 좀 시키면 좋겠다.(혹시 국회의원 중에 부양의무를 안한 사람이 있어서 통과가 안 된 걸까?)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생긴 이유도 쇼킹했다. 세상에나...! 국회의원이 그런 대우를 받았을 적도 우리나라에 존재하다니...! 유행에 민감하지만 말고, 법률도 국민 정서와 시대상에도 민감해지면 좋겠다. 얼마 전 화성에서 큰 사고로 많은 직원들이 사망한 일이 있었다. 그와 연관된 중대재해 처벌법에 관한 내용도, 묻지 마 범죄와 보이스 피싱, 성폭행 무고, 학교폭력과 명예훼손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다. 시작이 낯설었을 뿐, 실제 뉴스에서 수시로 등장하고,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내용들이 가득 들어있다. 이 책의 강점이라면,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법률 상식을 좀 더 디테일하고 제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사례들이 예로 등장하기에, 법률의 배경지식을 좀 더 선명하게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날카롭게 상황을 판단하고, 관련 법률을 제시한다.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 잘못된 것, 변화의 필요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지적한다. 검사 출신의 냉철함이 책 속에 묻어있는 것 같다. 서두가 흥미롭고 낯익은 법 이야기라면,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조금씩 상향된다. 그렇다고 법적 지식이 없는 사람이 읽기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법이라도 기피하기에는 너무 우리 일상이 되어버린 각종 사건들이지만,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부분을 가감 없이 풀어내기에 한번 즈음 읽어볼 필요가 있다.


조지 워싱턴, 킨키나투스 장군처럼 물러날 때 물러나는 지도자를 만나고 싶다.

특권의 방패 뒤에 숨는 자, 권력과 자리에 연연하는 자,

위기에 도망가는 자, 잘못을 남한테 떠넘기는 자들은 사라져야 한다.

나라를 사리사욕 없이 이끌 지도자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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