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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의 작은 정원들 -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골목 정원 이야기
최윤선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10월
평점 :

길을 걸을 때 무엇을 보나요? 라고 물어본다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앞만 본다거나, 스마트폰을 본다고 대답할 것이다. 물론 새로운 곳을 방문한다면 두리번두리번 하면서 이곳 저곳을 살펴볼 수도 있을텐데,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보기보다 대체로 스마트폰만 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계절도 가을의 끝자락이어서 길 위에 낙엽이 많이 떨어지고, 날씨도 쌀쌀해졌다. 봄과 여름 사이에 열심히 초록색을 보여줬던 식물들이 겨울이 점점 다가오면서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것 같다. 가끔 길을 가다 식물들을 보면 그 식물들의 이름이 궁금해지곤 하는데, 스마트폰 앱의 기능으로 알아볼 순 있지만 큰 관심이 없다보니 굳이 알려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우리 주변의 식물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서울 북촌 주변에 살고 있는 식물들을 소개하는 책을 만나 식물의 이름도 알고 식물들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책 제목은 ‘북촌의 작은 정원들’로 이 책의 저자 최윤선님은 서울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과 응급실에서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간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어느날 자신의 삶이 무너져 있음을 꺠닫고, 40대 중반 임상간호사에서 산림치유지도사이자 숲해설가로 자신의 삶을 바꿨다고 한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지친 마음에 건내는 작은 초록색 처방전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자신의 바람을 표현했다.
이 책은 북촌의 골목과 궁궐, 공원 곳곳에서 건강하게 꿋꿋이 자라고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 속에 소개된 식물들은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보면 이 식물의 이름은 무엇인지, 왜 차가운 도시 속에서 홀로 이렇게 자라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5개의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 1정원은 비움의 길로 경복궁 주변, 국립현대미술관과 윤보선길을 따라 거니는 배경이다.
제 2정원은 인내의 시간으로 종묘, 창덕궁, 창경궁 주변의 식물들을 둘러본다.
제 3정원은 다정함의 발견을 주제로 책 속에 있는 지도상으로 계동길을 중심으로 북촌한옥마을의 오른쪽 편을 둘러본다.
제 4정원은 회복의 숨결로 삼청공원 주변의 식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제 5정원은 시선의 조화라는 주제로 정독도서관, 국립민속박물관 주변의 식물들을 살펴본다.
한번 쯤 가본 북촌한옥마을이고, 삼청동길, 경복궁 일대도 가본 적이 있지만, 주의 깊게 바라보지 않았을 식물들을 보니 그래 '저기엔 저 나무가 있었어. 여기엔 이런 식물이 있었네'하면서 페이지를 한장한장 넘기게 된다. 물론 안가본 곳의 모습과 식물들은 책을 보는 내내 신기하고 이런 식물도 있었구나 하고 감탄을 하게 된다.

실제로 책 속의 식물들은 아는 식물도 있었지만 이름은 처음 들어본 것들이 많았다. 눈에 익은 식물이지만 미안하게도 이름을 모르고 살아온 식물들도 많았다.
안국역 주차장에서 누가 심은 것도 아닌데 우뚝 솟은 오동나무와 틈새를 비집고 나오고 있는 오동나무 새싹도 신기했다. 그리고 종친부 옥첩당의 미선나무는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나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고, 창경궁 안의 이름모를 꽃나무가 병꽃나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원서동 건물 사이에 뿌리내린 쉬나무는 원래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라고 하는데, 건물과 건물 사이 그늘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 신기했고, 정독도서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우뚝 솟은 나무가 측백나무라는 것도 알게되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이제는 길을 가다가 저 식물은 뭐였더라 하고 유심히 쳐다볼 것 같다. 그리고 겨울이 오기 전에 북촌에 방문해서 책 속의 식물들도 만나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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