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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 탄생
박수현 지음 / SISO / 2026년 3월
평점 :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미슐랭(또는 미쉐린)가이드는 프랑스의 타이어 제조사 미슐랭 형제가 1900년에 운전자에게 정보(정비소, 식당 등)를 제공해 자동차 여행을 장려, 타이어 판매를 늘리려는 목적으로 시작된 무료 여행 안내서로 시작했다. 이 가이드는 점점 발전하여 1926년 식당 평가를 도입하고 1933년 현재의 3스타 체계를 완성하며 세계적 미식 기준이 되었다고 한다. (https://guide.michelin.com/kr/ko/article/features/771)
개인적인 생각으로 미식이라는 기준이 널리 퍼진 것은 이 미슐랭 가이드의 역할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개인적으로 미식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 먹는 것이라면 잘 차려지고 맛이 좋은 것을 먹고 싶은 건 사람의 기본 심리가 아닐까? 미슐랭 가이드가 프랑스 타이어 제조사에서 시작된 것을 보면 프랑스 사람들의 미식 추구는 상당히 대단한 것 같다.

이번에 읽은 ‘미식의 탄생’도 그 어느 나라도 아닌 프랑스의 미식의 역사이다. 책은 프랑스가 왜 미식의 나라로 인식하게 되었는지, 그 개념이 만들어진 배경과 역사적 과정, 문화적 정체성으로 자리잡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준다.
이 책의 저자 박수현님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언어학, 프랑스 여행과 문화, 그리고 대중문화의 기호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음식과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또 그것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를 살며시 들춰 보는 일을 좋아한다고 하니 그런 관심을 통해 이 책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책의 첫 시작은 지금 프랑스 지역에 있었던 고대 갈리아 시대부터 시작한다. 얼마나 역사가 깊기에 갈리아 시대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로마의 지배를 받기 전 갈리아 지역 사람들은 빵과 치즈, 돼지고기와 양고기를 실컷 먹고, 세르부아즈를 들이켰지만, 로마의 지배가 식탁과 문화를 바꾸었고, 프랑크 왕국 시대에 종교에 의한 절제가 식문화를 바꾸었다고 한다.

이후 중세로 넘어오면, 중세에도 교회의 지배하에 있으면서 과거와는 다른 음식 문화를 겪게 되었고, 음식에도 계층이 생기게 되는 불평등의 사회가 되었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프랑스 요리의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아름다움과 조화를 중시한 프랑스식 상차림은 절대 왕정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겉으로는 화려해져가고 왕족과 귀족들의 식사는 풍족해졌지만, 농민들의 식생활은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결국 빵의 평등화를 외치게 되었다. 빵은 프랑스인들에게 주식이고, 기쁨이자 고통인데, 더 희고 고운 밀가루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흰 빵은 욕망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대혁명 이후 19세기에 접어들면서 프랑스 요리는 모두의 미식이 되었고, 20세기에는 프랑스 미식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되었다. 프랑스 미식의 역사는 프랑스의 역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미식에 대한 자부심 또한 대단하기에 미식이란 것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근사한 프랑스 레스토랑에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식의탄생 #프랑스음식 #박수현 #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