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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의 정체 -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
샬롯 카시라기.로베르 마조리 지음, 허보미 옮김 / 든 / 2019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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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자와 스승지간인 샬롯 카사라기와 로베르 마조리는 꾸준히 교류작업을 이어나가면서 그들의 관계를 돈독히했다. 이 둘은 무수히 많은 토론과 논의, 대화, 수다, 한담, 논쟁 등을 이어가면서 둘 사이의 우정을 풍요롭게 했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은 둘 사이의 대화 중 나온 얘기를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서평
이 책을 읽기에 앞서 정념의 의미를 찾아봤다. 개인적으로 정념이라는 단어를 잘 쓰지 않아 그 의미가 나에게 와닿지 않았다.
정념2 情念
감정에 따라 일어나는, 억누르기 어려운 생각.
국어사전에 나온 설명으로는 내가 이해하기 힘들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검색해보니 정념은 철학용어이고 고대에서의 의미와 근대에서의 의미가 달랐다. 근대에서는 데카르트에 의해 그 개념이 정립되었다고 한다.
근대에는 데카르트가 그의 이원론의 입장에서 신체와 정신을 대립시켜 물체인 신체로부터 정신에 작용하는 정신의 수동(受動)을 passion으로 표현하고, 사랑ㆍ증오ㆍ두려움ㆍ분노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출처 :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88621&cid=41978&categoryId=41985
이 책의 두 저자인 샬롯 카사라기와 로베르 마조리가 인간의 감정에 대해 얘기하면서 시작된 이 책은 수많은 감정이 언급된다. 각각의 감정들에 대한 얘기로 가득찬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사전적, 철학적 의미를 소개하며 다양한 책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고전이나 다양한 서적을 인용하여 각각의 감정의 의미를 소개하면서 요즘시대에는 어떤 의미로 바뀌어 쓰이는지, 어떤 의미가 적합한 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또 각각의 감정은 그 자체로의 의미를 지니지만 현실에서는 의미가 비슷해서 혼동해서 쓰기도 하고 잘못 쓰이기도 한다.
그 예로 우정, 동지애 같은 주제의 설명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우정이나 동지애의 개념은 친구 사이 또는 동료 사이의 관계를 뜻하는 용어 또는 또는 정치적으로도 관계를 표현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현재에는 사회관계망(SNS) 상의 팔로워, 이웃과의 관계도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다른 차원의 의미로 이해되기도 한다.
책 표지에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왜 군도라고 표현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유는 책 초반 여는 글을 통해 바로 알 수 있었다. 두 저자의 대화에서 샬롯이 처음 군도라는 표현을 썼고, 그렇게 쓴 이유는 우리 내부의 다양한 감정이 바다 위의 섬과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어려운 철학적 내용이 아닌 우리의 감정을 주제로 한 내용이기 때문에 쉽게 이해하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었고, 각 감정의 주제들을 설명하면서 각 주제의 프랑스어 또는 라틴어, 영어 등의 표현과 어원을 소개시켜줘서 그 주제가 훨씬 더 쉽게 이해가 되었다.
예를 들어 인내의 영어 표현은 patience이다.
라틴어 파티오르patior를 품고 있는 단어 인내patience는 시련을 겪어내는 능력뿐 아니라, 시련을 견뎌내는 능력에도 함꼐 기대고 있다.
위 인용처럼 라틴어 어원을 통해 의미를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 말미 닫는 글에는 초반(여는 글)과 마찬가지로 두 저자의 대화가 수록되어 있다.
책을 마무리지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고 그 아쉬움에 서로를 탓하는 농담, 자신의 생각이 확고해졌다는 다짐 그리고 또 다른 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예상을 해보면서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많고, 언급한 주제들도 다양해서 읽는데 꽤 시간이 걸렸지만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고, 우리의 감정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거나, 몰랐던 내용들을 새롭게 알게 되어 기뻤다.
이 책을 통해 내 인문학 소양이 좀 더 늘어난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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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