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6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재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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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나온 니체의 시집...
제목이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이다.
여기서 '양'이 무엇인지 이 시집 안에선 찾을 수가 없다.

​1부 청년 시절의 시에서 5부 '디오니소스 송가'까지
왼쪽에는 독일어로 오른쪽에는 한글로 시가 적혀있다.

니체에 대한 추억 하나,
어느 날 도서관에서 여러 권의 책을 쌓아두고 책을 읽고 있었다.
내 앞에 앉은 여성분이 자꾸 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왜? 쌓아두었던 책 맨 위에 <신은 죽었다>란 책이 있었다.
순간... 나는 그분의 책을 보았다.
성경을 필사하고 계셨다. ㅠㅠㅠ
그다음부터는 <신은 죽었다>란 책은 꼬옥 뒤집어 놓는다. ~~^^


이 시집은 철학자답게 매우 난해하다.
대부분 시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이므로 부담은 적었다. ^^;
니체에 관심 있는 분들은 일독을 권한다.
시집으로 다가온 니체님께 감사드린다.
2019.12.5.목

*고독하게

​까마귀들이 울부짖다가
도시 쪽으로 훨훨 날아간다.
머지않아 눈이 오겠지 -
지금 고향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리라
(중략)
까마귀들이 울부짖다가
도시 쪽으로 훨훨 날아간다.
머지않아 눈이 오겠지 -
고향이 없는 사람은 불행하리라!
p.37-38

*세상의 지혜
평지에 머물지 마라!
너무 높이 오르지도 마라!
중간 높이에 있을 때
세상은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
P.73

*가장 부유한 자의 가난
십 년이 흘렀다 -,
물방울 하나 내게 닿지 않았다,
축축한 바람도, 사랑의 이슬도
- 비가 오지 않는 땅...
이제 나는 나의 지혜에게 부탁한다,
이런 사막에서 괜한 욕심부리지 않기를:
스스로 넘쳐흘러라, 스스로에게 이슬이 떨어지게 하라,
이런 황량한 황야에서 스스로 비가 되어라!
(중략)
사람들은 고통에 빠진 자들만을 사랑하고,
굶주린 자에게만 사랑을 주기 때문이다.
먼저 너 자신을 주어 버려라, 오, 자라투스트라여!
나는 너의 진리이다...
P.179-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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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9-12-06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록별님, 오늘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하고 좋은 주말 보내세요.^^

초록별 2019-12-06 2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 내일 방문해주시어 감사드려요~~^^ 따스한 글 덕분에 올겨울은 추위를 모르겠네요...포근한 추억되는 주말되세요~~
 
모든 사람은 혼자다 - 결혼한 독신녀 보부아르의 장편 에세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박정자 옮김 / 꾸리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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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북플 친구분 중에 시몬 드 보부아르의 <세상에 맞선 소녀>를 읽으신 분이 계셨다. 우선 읽고 싶은 목록에 넣어두었다. 어제 도서관 신간 코너에 가보니 <모든 사람은 혼자다>라는 책이 눈에 띄어 바로 대출...

​어젯밤 앞부분을 읽다가 "어? 이 책 멋있네?"하고 순간적으로 집중이 되었다. 아침을 해결하고 도서관 쾌적한? 자리를 잡아읽어 나갔다. 지금까지 생각한 보부아르가 아니었다. 148페이지 분량의 작은 책자가 너무 무겁게 다가왔다. 마치 막 만든 두부를 칼로 썰어낸 그 느낌?

누가 그랬던가? "세상은 넓고 할 일을 많다." 아니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을 넘쳐난다.~~^^"
짧은 시간에 이 책 내용을 소화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 무리다.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 보아야겠다. 요즈음 왠지 프랑스 작가들이 맘에 든다....

<모든 사람은 혼자다>라는 책을 통하여 '혼자'임을 일깨워준 시몬 드 보부아르님에게 감사를 드린다.
2019.12.5.목


그렇다면 도대체 인간의 척도는 무엇일까? 인간은 어떤 목적을 세울 수 있을까? 그리고 인간에게는 어떤 희망이 허용되는것일까? p.17

*캉디드의 뜰
사물과 나와의 관계는 미리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응결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 관계를 순간순간 재창조한다. (중략)그래서 기술은 점유하는 방식이 된다. 즉 하늘은 날 수 있는 사람의 것이며, 바다는 헤엄치고 항해할 수 있는 사람의 것이다.
p.26

​*순간
만일 내가 하잘것없는 하나의 육체라면, 그리하여 양지쪽에서 볕쬐기 할 만한 장소와 그저 숨 쉴만한 한순간밖에 가진 것이없다면, 그때의 나는 모든 후회, 모든 걱정, 모든 두려움에서 해방될 것이다. 이미 그 무엇도 나를 감동시키지 못하며, 그 무엇도 내게는 중요하지 않다. 이때 나는 나의 생명이 충족시키는 이 한순간에만 결부되어 있다. 요컨대 이 한순간만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획득물이며, 현존이다. 순간의 인상밖에는 없다. p.31

*신
만일 신이 실종한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초월성을 인도하기에는 너무 무력하다. 인간은 오직 다른 인간들로 이루어진 상황
속에 놓여 있을 뿐이다. 하늘 저 깊은 곳에 신이 있건 말건 인간에게는 아무 상관이 없다. p.59

*인간
그러므로 무한과 관계를 가지려는 인간의 노력은 그 어떤 것도 헛된 일이다. 그는 인류를 통해서, 그리고 인류 속에서만 신과 관계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소수의 사람에게만 영향을 미치고 팽창되기를 꿈꾼다면 그는 곧 자기 자신을 상실한다.
p.77

*상황
기투는 개별적이며, 따라서 한정적이라는 결론에 우리는 도달한다. (중략) 대상은 언제나 지속성을 가지고 있다. 존재의 충실성, 그것은 영원성이다. 언젠가 무너질 대상은 진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p.84

*헌신
이미 충만한 세계 속에서 또 하나의 무상적 충만성인 미래가 폭발한다. 사람들의 욕망은 타인을 위한 것도,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니다. 인간은 오로지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욕망한다. 이것이 바로 자유다. p.106

*소통
소통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우선 필요하지만 누구와 소통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소통할 것인지를 아는 일도 나에게는 여전히 중요하다. p.125

*행동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그는 자신을 초월함으로써만 존재한다. 그는 위험 속에서, 실패 속에서 행동한다. 당연히 그는위험을 책임진다. 즉 불확실한 미래에 몸을 던짐으로써 그는 자신의 현존을 확실하게 설립한다. 그러나 실패는 자신을 책임지지 않는다. p.148

🌲아무런 목적도 이유도 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무상적인 태도야 말로
인간 본연의 존재양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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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우리시대현대시조선 150 104
신현배 지음 / 고요아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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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님은 동시조를 쓰시는 분이다.
작년 모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 뵙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 도서관에서 만났는데 얼마 전 출판된 시조집을 챙겨 주시는 게 아닌가.
예전에 신현배 선생님의 시조집을 읽어보며 동심을 진하게 느꼈다.
이 책에 수록된 동시조 중 3편을 실어본다.

ㅡㅡㅡㅡㅡㅡ/

다도해

먼 옛날 거인들이
얼마나 심시했으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장기 한 판 뒀을까.

그 때 그
장기 알들이
그래로 놓여 있네.

ㅡㅡㅡㅡㅡㅡ/
선풍기

더운 바람 지겹다고
도리질하는 선풍기가
지리산 계곡 바람
솔솔 토해 낸다면
안방에 들어와 있던
더위가 놀랄 거야.

전기, 가스, 수돗물도
밖에서 끌어오는데
그까짓 바람쯤
안방으로 못 끌어올까.
집에서 지리산까지
'바람 파이프' 묻는다면.

ㅡㅡㅡㅡㅡ/

피아노

우리 집에 팔려온
피아노 저 녀석은
전 주인이 음대생,
연습 벌레였다지?
날마다 모차르트를
강물처럼 풀어 놓는.

그만큼 노래했으면
외우는 곡 많을 텐데
피아노는 어쩌면
저렇게 능청맞을까?
주인이 바뀌었다고
'산토끼'도 떠듬떠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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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인생 그림책 (리커버) Dear 그림책
하이케 팔러 지음, 발레리오 비달리 그림, 김서정 옮김 / 사계절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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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랜만에 ㅊㅅ도서관을 방문했다. 신간코너에서 제목을 읽어 가던 중 툭 튀어나온 책 한 권...'100 인생 그림책'
책을 펼치니 온통 그림이었다. 분명 아동용은 아닌데...
태어날 때부터 100세까지 살아가며 배운 지혜가 페이지마다 녹아들어 가 있다.
숫자를 보면 나는 그때 무얼 했지? 하며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요함을 느끼게 하는 글을 써주신 하이케 팔러씨와 예쁜 그림을 그려주신 발레리오 비달리님께 감사드린다.
이 책을 통해 하루하루를 더욱 진솔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2019.12.4.수


0세
난생처음 네가 웃었지.
널 보는 이도 마주 웃었고.
손 가까이 있는 건
뭐든 붙잡는구나.

8세
너 자신을 점점 더 믿게 되겠지.
세상일을 모두 다 믿지도 않게 되고.

17세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거야. 네가 사랑에 빠지는 일이.

30세
행복이란 상대적이라는 걸 배웠지?

41세
산다는 건 정말 스트레스 넘치는 일이지.

55세
큰 것들을 제대로 알아보려면
새로운 각도에서 보아야 해.

75세
이제는 놓는 법도 배워야 해.
아직 공중제비를 넘을 수 있니?

80세
마침내 때가 되었다는 걸 느끼는 순간,
너는 지금 이 순간을 훨씬 충실히 살 수 있어.

86세
눈 잠깐 돌린 사이에 모든 것이 달라져 있어.

92세
죽음? 그래! 오고 있어.

97세
사람들이 온갖 질문을 퍼붓지.
인생이 네게 무엇을 가르쳐주었냐는 거야.

98세
그러면 종종 예전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거야.

99세
살면서 무엇을 배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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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실로 가다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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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서토론 마지막 책이다.
200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도리스 레싱의 <19호실로 가다>.
11개의 단편소설 중에서 <19호실로 가다>를 읽고 내일 독서토론을 한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하나의 글을 읽고 토론을하다 보면 눈앞에 스펙트럼이 환하게 보인다. 역시 토론은 멋지다.

​책표지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방안에 혼자 앉아 있는 여성.
1960년대 영국의 모습이라는데 현재에도 비슷한 면이 많이 있다.
직장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
남편의 외도...
불안감으로 생을 마감...

​내용이 편하게 전개되어 읽기에 편하다.
다만, 중간중간 굵직한 글들이 눈에 띈다.
마침 오늘 ‘시인 김용택 님의 북 콘서트‘에 다녀왔다.
기억에 남는 말씀 중에서 ‘아내에게 잘해라‘였다.

​내용 중 남편 매슈는 아내 수전에 대해 점점 무관심해지고
외도를 하여 수전은 깊은 불안에 빠지게 되고 ‘자기만의 공간‘을 1년 동안 찾아다니다 마침내 생을 스스로 마감하게 된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도 아내에게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 하고 반성도 해보았다. 남성들이 꼭 읽어 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94세라는 나이까지 활발히 저술활동을 하신 도리스 레싱님의 열정과노력에 깊이 감사드린다.
2019.12.3.화


두 사람의 훌륭한 인생은 분명 사랑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인생은 확실히 훌륭했다. (중략) 대단한 일이었다. 그러니 사랑이 바로 삶의 중심이자 원천이었다.
P.281

수전은 자신이 두 가지 상반된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이해했다. 첫째, 집에 아이들이 없는 시간 동안, 그녀는 아이들이 항사옆에 있을 때보다 더욱더 바쁘게 지냈다는 사실에 남몰래 경악하며 당황했다. 둘째, 이제 앞으로 5주 동안 집에 아이들이 가득할 테니 그녀가 혼자 있을 수 없게 됐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었다.
p.290

˝미스 타운센드, 저는 몇 시간 동안 혼자 있고 싶어서 이 호텔을 찾아왔어요. 내가 있는 곳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완전히 혼자 있고 싶어서요. (중략) 수전은 숙박비를 치른 뒤 좌절감을 느끼며 호텔을 나섰다.
P.305-306

‘음....‘ 수전은 작별의 눈물을 참으려고 눈을 깜박거리며, 조용히 집 안으로 들어가 침실로 올라갔다. 그리고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강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평화로웠다. (중략) 그녀는 벌써 이곳에 속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P.326-327

매슈는 밤새 생각을 정리했는지 이렇게 말했다. ˝수전, 우리 더블데이트를 하는 게 어때?˝ 그렇지, 매슈는 저런 말을 할 사람이지. (중략) 하지만 속으로는 남편과 자신 두 사람 모두에 대한 경악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둘 다 정직한 감정에서 얼마나 바닥까지 떨어져 버린 건지.
P.330-331

초록색 새틴 이블 위에 똑바로 누워 있다 보니 다리가 싸늘해졌다. (중략) 그녀는 어두운 강물로 떠갔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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