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우리시대현대시조선 150 104
신현배 지음 / 고요아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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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배 님은 동시조를 쓰시는 분이다.
작년 모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나 뵙고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오늘 도서관에서 만났는데 얼마 전 출판된 시조집을 챙겨 주시는 게 아닌가.
예전에 신현배 선생님의 시조집을 읽어보며 동심을 진하게 느꼈다.
이 책에 수록된 동시조 중 3편을 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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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먼 옛날 거인들이
얼마나 심시했으면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장기 한 판 뒀을까.

그 때 그
장기 알들이
그래로 놓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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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

더운 바람 지겹다고
도리질하는 선풍기가
지리산 계곡 바람
솔솔 토해 낸다면
안방에 들어와 있던
더위가 놀랄 거야.

전기, 가스, 수돗물도
밖에서 끌어오는데
그까짓 바람쯤
안방으로 못 끌어올까.
집에서 지리산까지
'바람 파이프'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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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우리 집에 팔려온
피아노 저 녀석은
전 주인이 음대생,
연습 벌레였다지?
날마다 모차르트를
강물처럼 풀어 놓는.

그만큼 노래했으면
외우는 곡 많을 텐데
피아노는 어쩌면
저렇게 능청맞을까?
주인이 바뀌었다고
'산토끼'도 떠듬떠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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