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단 하나 확실한 게 있지.
그건
고도가 오기를 우리는 기다리고 있다는 거야.

- 블라디미르, p.134-


■ 당신은 누구(무엇)를 기다리시나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매일 매시간 기다린다. 친구를 기다리고, 심지어는 택배도 기다린다. 기다림이란 떨림이다. 막상 만나거나 물건을 건네받으면 그 설렘은 화로 속의 눈처럼 금방 사라진다. 그래서 기다림이 더욱 매력적이지 않을까?

■ 사뮈엘 베케트(1906 - 1989)는?
소설가이며 극작가이다. 아일랜드에서 출생해 1938년 이후 프랑스에서 살았다. 1928년 내적 독백의 작가 제임스 조이스의 제자가 되고 프루스트에 대한 평론을 쓴다. 1939년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도 참가한다. <고도를 기다리며>(1952)는 다음 해 1월에 파리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되었고 이로써 베케트의 이름이 알려진다. 1969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즐겨 ‘한계 상황에 처한 인간‘을 다루었는데, 인간 경험의 본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마추었기 때문이다. <세계문학사 작은사전/ 절대지식 세계문학 중>

■ 등장인물과 줄거리

불라디미르:정신을 의미
에스트라공: 육체를 의미
포조와 럭키: 인간의 주종 관계를 의미
소년: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의미

‘고도를 기다리며‘ 는 1막과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골길, 한 그루의 나무가 서 있다‘로 시작된다. 저녁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만나 의견을 나누고 충돌하다가 서로가 의지한다.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고 인간의 상하관계를 표현한다. 포조와 럭키가 떠나가고 소년이 찾아와 ‘고도가 오늘은 오지 않는다‘라고 전한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고도‘가 오기를 막연히 기다린다. 블라디미르의 ˝그럼 갈까˝라는 제의에 에스트라공은 ˝가자˝라고 말하지만 둘은 음직이지 않는다.

■ 나의 단상...
2년 전인가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읽었다. 희곡 대본으로 되어 있고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갔다. 뭐지? 5명의 등장인물 중 주로 2명이 대화를 주고받는데 도무지 무슨 내용인지 파악도 안되고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기다리다‘라는 네 글자만 덩그러니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작년부터 소위 벽돌 책을 돌파했다는 자부심 하나로 다시 읽었다. 제임스 조이스의 제자답게 단순한 문장 속에 본질을 꽁꽁 숨겨두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외된 인간이나 계층의 고독, 불안, 공포 등을 이겨내고 살고자 하는 욕망으로 고도라는 사람 혹은 사물, 개념을 기다리며 희망을 쌓아가라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었다. 베케트가 말하는 고도는 자유일까요? 빵일까? 여러분은 누구 혹은 무엇을 기다리며 사시나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깨비 2020-06-2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읽고 싶었던 책을 주문해 놓고 온통 설레임으로 가득찼다가 며칠후에 책이 도착하면 별로 읽고 싶지 않고 그래요. ㅎㅎ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도 엄청 설레었다가 막상 도착하면 실망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을 즐기는데 집중합니다. 여행은 짧지만 준비는 아주 오랫동안 즐길 수 있잖아요? ㅎㅎ 기다림에 대한 내용인 줄 몰랐는데 (제목과 내용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서) 초록별님 리뷰읽고 너무 읽고 싶어졌어요! 👍 올해안에 꼭 읽을 예정입니다.

추풍오장원 2020-06-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고 싶은 멋진 독서입니다^^

바람돌이 2020-06-29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서노트가 작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