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즈 ECHOES
아유미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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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만화의 제목이 어째서 에코즈일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슬램덩크나 리얼, 천방지축 덩크슛처럼 강렬하거나 코믹한 느낌이 아니라
뭔가 감성적인 느낌이 물씬 묻어나 스포츠 만화 같은 느낌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도 이 책은 어린 선수들의 농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나 승리에 대한 집념,
눈물 나는 부상 투혼과 천재의 눈부신 경이로움 등을 그린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신료쿠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 선수들의 감정적 대립을 전면에 내세워
이들이 화해하며 마음을 합쳐가는 과정을 더욱 자세히 그려놓고 있었는데요.
이미 어릴 적 자신에게는 남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음 깨닫고 당황하던 주인공 세이는
첫사랑의 그 아이를 거쳐 이제는 동료로 함께 하는 무뚝뚝한 아웃사이더
아스카에게 자꾸만 가슴이 두근댑니다.
처음에는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독하게 훈련하는 아스카를 쫓아가려던 것 뿐이었는데
까칠하고 재미없지만 성실한 그녀에게 어쩔 수 없이 끌리고 말죠.
그녀가 동성애자인건지 트랜스젠더인건지 단권의 만화에서는 구분할 수 없었지만
그 마음에 대한 어린 소녀의 혼란은 깊지 않았고 대신에 타인에 대한 경계로 곤두선
아스카에게 한걸음 또 한걸음 다가가는 세이가 예쁘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성은 없지만 성실하고 착한 나츠,  사나운 성격의 맹수 같은 가네코,
험한 분위기 속 휘발유를 끼얹는 것이 장기인 얄미운 하즈키,
재능있지만 동료와 협력하지 못하는 아스카,
그리고 성장기의 풋사랑과 동료들의 갈등 속에서도 제자리를 우뚝 지키고 서있는 세이가
부딪히고 깨지며 반향하는 메아리가 감동적입니다.

어린 시절에 느꼈던 많은 혼란들의 정체를 잊어가는 나이가 되었지만
청춘을 뜨겁게 아낌없이 내어주는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인 것 같아요.
에코즈의 큰 울림을 꼭 한번 만나보시길 바라며 이 만화가 대단해! 저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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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지먼트 - 복수를 집행하는 심판자들, 제33회 소설추리 신인상 수상작
고바야시 유카 지음, 이영미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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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복수법: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생명에는 생명으로

고바야시 유카가 만들어낸 일본 속 세상에 한 차례 파란이 인다. 아들을 죽인 깡패를, 어머니를 죽인 자신의 친딸을, 쇼핑거리에서 무작위로 행인을 살해한 사이코패스를, 아들을 죽인 아들 친구의 할머니를, 여동생을 죽인 의붓 아버지와 친어머니를 내가 내 손으로 보복하고 죽일 수 있는 동해봅수법이 제정된 것이다. 피해자의 가족이 원치 않을 시에는 기존의 법령으로 12년 정도의 구형을 받을 일도 피해자의 가족이 원할 경우에는 피해자가 죽은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복수하여 죽일 수가 있다. 내 소중한 가족이 죽었는데 누구는 10년만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에 나오게 된다! 정신병을 가졌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인 이가 어떤 처벌도 없이 치료 처분만을 받는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형이 감해진다! 이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양심적이지도 않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생명에는 생명으로 처분하겠다!는 다양한 피해 가족들의 사연과 선택을 작가는 보호감찰관 도리타니 아야노의 시선을 빌려 보여준다. 단, 형이 집행되는 복수실에 고문관은 없다. 사형감독관도 없다. 집행은 오로지 그 법을 선택한 자신의 손으로만 이루어진다. 피해자의 가족이 복수라는 미명 하에 다시 가해자로 돌아서는 순간이다. 그들은 사디스트도 아니고 사이코패스도 아닌데 삽을 들었고 야구배트를 들었으며 칼을 쥐었다가 그 스스로 옥상에서 떨어져 내리기도 한다. 이미 가족을 잃은 피해자인데 복수라는 목적 아래 다시금 고통 받는 그들의 모습이 슬펐다. 그렇다고 그 고통스런 행위를 달리 누군가에게 전가할 수도 없다. 전가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불티를 맞은 세상의 많은 이들은 할수만 있다면 나 대신 누군가가, 나라가, 법이, 집행관이 그 복수를 대신해 주기를 바랄 것이다. 가해자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지만 과연 내 손으로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복수를 위해 상대의 가슴에 칼을 찔러넣을 수 있을까.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복수를 완성할 수 있을까.   

"정말로 무서운 것은 언제나 자기 마음 속에 존재한다." (페이크 중)

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 제인 하퍼의 <드라이>, 고바야시 유카의 <저지먼트>. 8월에 만난 이 세 작품의 충격적인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작가의 데뷔 작품이라는 것이다. 쓸쓸하고 황량하고 서글프고 화가 나고 무엇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분별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을 가진 이 책들이 어느 누군가의 시작일 따름이라는 게 놀랍고도 감사하다. 특히나 천사의 나이프와 저지먼트는 너무나 상반되는 주제와 내용으로 작가들이 꼭 대련을 펼치는 것만 같은 느낌까지 주었는데 근간에 읽은 두 책이므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는 천사의 나이프를 읽을 때는 살인자에 관한 법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법과 인권이란 말이 가해자의 편에 서서 피해자와 가족을 농락한다는 느낌을 때때로 떨칠 수가 없었고 때문에 그들에 대한 처벌의 수위를 높이고 상대가 촉법소년인 경우 한계연령을 더욱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지먼트를 읽고 난 후에는 모르겠다. 머릿속에 내가 올바르다고 믿고 생각해왔던 이제까지의 가치관이 온통 뒤섞여서 어느 판단에 손을 들어야 할지 결정할 수가 없다. 피해자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형을 선고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의 위치까지 감안하면 생각은 더욱 복잡해진다. 시즈쿠이 슈스케는 <불티> 속 판사 가지마 이사오의 입을 빌어 재판관 입장에서 형을 언도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를 토로한 적이 있었다. "범죄자를 엄하게 벌하라고 말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사람을 심판하는 일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재판관은 양형을 1년 더하고 뺄 때도 끊임없이 번민을 거듭한다"/ "살인자든 누구든 더 이상 사람을 심판하는 일 따윌 할 수 없다. 나도 사람을 죽인 거다." 가지마 이사오는 범인에 대해 의문을 가지면서도 사형을 언도하고 싶지 않다는 부담감으로 무죄를 판결했고 언젠가 피고인에게 사형을 언도했던 그의 선배는 사람을 자신의 선고로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떨치지 못한 채 판사직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이 책 저지먼트의 보호감찰관 아야노 또한 결국 형을 집행하던 피해자의 선택을 막아선 대가로 옷을 벗게 된다. 불티를 읽을 때에 나는 그 판사들이 비겁하다고 생각했었다. 판사이기 이전에 사람이라는 것을 잊었다. 집행자라고 해서, 제 손에 직접 피를 묻히지 않는다고 해서, 제 입으로 언도한 타인의 죽음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을 리가 없는데 그들의 마음보다 가해자의 처벌에 더 큰 목적성을 두었다.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내가 짊어지지 않는 책임이라 하여 쉽게 재단하고 판단해서는 안되었음을 저지먼트로 깨닫는다. 그렇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반드시 그들은 처벌받아야만 하는 사람들인데 당한 사람은, 의도치 않게 약자가 된 사람은, 그런 판결과 처분조차 없다면 대체 무엇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그것조차 알 수가 없는데 그러나 처벌만이 또 능사라고 할 수 없다면 대체 무엇을 답으로 법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것일까. 애초에 악이라는 것이 없었다면, 정도 이상의 위법 따위, 폭력이나 살의 같은 건 없는 세상이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 그러나 그걸 강제하면 이번엔 또 이사카 코타로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의 세상이 복제될 판이니 사방으로 길이 없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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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석 2018-01-19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저지먼트를 읽은 다음에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를 읽게 됐는데 뭔가 반가운 느낌이 드네요. 글도 잘 읽었습니다.
 
소나기 - 한국인이 사랑하는 단편소설 24선 대한민국 스토리DNA 14
황순원 외 지음 / 새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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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을 위해 대충 읽고 지나쳤던 아름다운 단편들을 만날 수 있어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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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에프 모던 클래식
애니 프루 지음, 전하림 옮김 / F(에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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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가 113쪽을 넘어갈 때까지 나는 이것이 작가 애니  프루의 단편소설집인 줄을 몰랐다. 히스 레저(에니스), 제이크 질란헬(잭)의 뜨겁던 사랑, "난 동성애자가 아니야 / 나도 아니야" 하며 부정하던 두 사람의 대화, 끝이 분명한 미래에 돌아서던 두 사람의 발걸음,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는 아파트 문 앞에서 펼쳐진 욕망 어린 해후와 부정, 그 모습을 알고도 모르는 척 돌아서던 에니스의 아내와 일 년의 며칠을 견우와 직녀처럼 만나 몸으로 부딪히던 기나긴 세월과 엔딩 속 겹쳐져있던 두 사람의 셔츠. 무엇보다 눈을 푸르게도 시리게도 만들었던 여름과 겨울의 브로크백 마운틴의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찾아 읽기 시작한 책 속에서 단편 1. <가죽 벗긴 소>를 지나 단편 2.<진흙탕 인생>을 넘어 단편 3. <경력>에 이르렀을 때에야 나는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것이다. 다급히 페이지의 끝으로 가 번역가의 말을 읽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애초에 장편소설도 아니었을 뿐더러 다양한 수상 경력을 가진 11개의 단편 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것은 꼭 한 편 뿐이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았다. 그럼에도 이 책을 완독하는 것이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으며 오히려 브로크백 마운틴 보다 더 깊이 마음에 스민 이야기들이 많았음을 고백한다. 브로크백 마운틴이 별로였다는 것이 아니라 (고작해야 50에 가까운 페이지 속에 134분의 러닝타임이 모두 담겨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 그만큼 다른 단편들의 이야기가 환상적으로 좋았다. 폭설에 가로막힌 밤 가죽 벗긴 소의 저주를 깨닫게 되는 초로의 노인, 아버지에게 부정 당한 후 삶이 망가져버린 카우보이, 목장주와 카우보이와 창고지기의 직업을 거치고 거치다 아내가 죽은 뒤에야 요리의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되는 홀아비, 외로움에 허덕이며 타인의 전화를 도청하는 처녀, 아내의 외도 후 혜성의 힘이 담긴 박차(카우보이 신발에 달려있는 톱니바퀴 같은 것)에 홀려버린 남자, 성기가 거세 당한 청년, 인디언 보호구역의 소년과 소녀, 푸른수염, 다시 만나는 잭과 에니스의 허망한 사랑과 삶. 이 이야기들이  금세기 최고의 단편인 줄은 모르겠지만 까끌까끌 메마른 이야기들을 읽어내리는 불편한 마음이 좋았다.  아마 가을이 다가와서인가보다. 와이오밍의 황량하고 삭막하고 가난하고 피폐한 사람들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마음에 스미는 거 보면. 정말로 가을이 다 되었나 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버티는 힘이다. 바로 그거다. 오래 버티고 서 있다 보면 언젠가 앉을 때가 오는 법니다." (세상 끝자락의 레드월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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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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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코타로의 신작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의 무대는 일본의 센다이입니다. 전작 <종말의 바보>에서 3년 후의 혜성 충돌을 앞두고 있던 이 도시가 이번엔 일본의 시범 정책인 "평화경찰"의 감시대상이 되어 단두대에 오릅니다. 이 얼마나 불행한 지역인지!!

평화경찰이라는 것은 일제시대의 특고와 같은 위치로 영장 없이 일반시민을 체포하거나 수색할 수 있고 자백만으로 즉결심판, 사형까지 언도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권력입니다. 사회에 특별한 해악을 끼치는 위험분자로 체포되었기로 피의자는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없고 재판도 받지 못합니다. 독립운동가들을 대상으로도 어쨌든 형식상의 요건을 갖추었던 일본의 사법체계가 얼마나 무자비한 형태로 진화하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이 디스토피아 세계의 방점인 것도 같습니다. 일제시대를 배우며 큰 한국독자의 입장에서는 여기 센다이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꼭 식민지 조선을 보는 듯이 익숙해서 말이죠. 그때의 특고나 센다이의 평화경찰이나 사이코패스 사디스트인 것은 꼭 같아서 변태 새끼들이 얼마나 사람을 농락하는지 고문의 페이지를 읽는 게 아주 지긋지긋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고문의 방법이 아니라 고문의 행사자가 일본인이라는 데서 오는 반감이 너무 커 (그 피해자가 한국인도 아닌데!!) 저 스스로도 좀 놀랐을 정도니까요. 어쨌든 피의자가 무죄로 풀려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심 됩니다.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도 죄는 죄니까!"(p49) 잡히면 그냥 죽는 것으로 끝. 곱게도 못 죽어서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시민들이 응집한 광장에서 단두대에 올려 공개처형을 시켜버리죠. 물론 효과는 있습니다. 시민들은 겁을 먹고 위축되어 누구나가 실감할 정도로 범죄의 수치가 줄어듭니다. 또 어떤 이들은 그런 가학적인 장면을 보며 검투사의 경기를 본 로만인들처럼 흥분하여 더 자주 더 많이 사형이 집행되길 바라기도 하지요. 무슨 연유로든 "정의로운 결과는 나타나고 있다!"라는 것이 평화경찰을 지지하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 책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는 이 단어 "정의로운 결과"에서부터 주제 의식을 드러냅니다. 정의 또는 도덕까지도 과정과는 무관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경제효용적 수치 하나로 목표하고 판단할 때 나올 수 있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거든요. 마녀재판, 무고, 의심, 감시, 그리고 공인된 폭력. 그렇게 수치적으로 줄어드는 범죄의 건너편에서 높아지는 공권력의 부패가 만연하는 속 난데없이 등장한 남자가 있습니다. 영웅 각시탈!!은 아니고 베트맨 같기도 하고 가면라이더 같기도 한 의문의 스키마스크의 남자. 부릉부릉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나 폭탄도 아닌 희한한 구슬을 경찰들에게 집어던지고서 목검 하나로 악인과 평화경찰을 무찌르지요. 이 남자를 잡기 위해 중앙 경찰에서 파견된 곤충 애호가 홈즈 같은 조사관 마카베 고이치로와 마카베를 보좌하는 왓슨 역할의 센다이 지역 경찰관 니헤이가 "정의의 편"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과 결과가 아주 기가 막힌 작품입니다. 이사카 코타로의 전작들처럼 기대했던 인물이 기대 이상의 역량까지 발휘해주어 더할 나위없이 만족스럽기도 했구요. 아래는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몇 가지 문구입니다. 어쩌다 보니 다 결말 속에 등장한 말들이군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세상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니까. 그게 싫으면 화성에라도 가서 사는 수 밖에 없지." (p482)

"뭐가 어떻게 변하든 세상이 올바른 상태가 된다고는 할 수 없지. 추가 흔들리듯이 언제든 이전 시대의 반동이 일어나 이리로 갔다가 저리로 갔다가 하니까. 중요한 것은 오가는 균형이라고. (p481)

"정의란 어디에도 없어. 속도가 너무 빨라지면 브레이크를 밟아 조금 천천히 가는 정도지." (p481)

시민들이 다함께 우리 사회의 브레이크를 밟았고 급정거는 힘들지라도 조금씩 정의롭지 못한 것들의 속도가 줄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설령 그것이 잠시간의 환상이나 착각일지라도 어쨌든 내가 속한 사회가 어제보단 낫다고 생각하며 살게 되니 참 만족스럽고 좋아요. 평범한 소시민인 제가 이 땅을 벗어나 화성에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 한국을 뜨고 싶게 만드는 절망스런 일들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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