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온다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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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너무나 원하고 있음에도 아이를 가질 수 없었던 사토코와 월경이란 것을 시작도 하기 전에 임신부터 하게 된 어린 미혼모 히카리. 두 여성과의 만남으로 하여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와 행복을 느꼈던 책 <아침이 온다>를 소개하려 합니다.

딩크는 아니었지만 별스런 가족 계획없이 아이가 생기면 낳는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던 사토코 부부는 그러나 '서른넷, 여자가 자연 임신할 수 있는 나이는 서른넷이었다'는 친정 어머니의 전화에 떠밀려 산부인과를 방문하게 됩니다. 불임의 원인이 아내인 사토코가 아니라 남편의 무정자증이었음을 알게 된 후 고환을 절개하는 수술까지 받으며 시행한 어렵고 아프고 값비싼 시술 후에도 아기천사가 찾아오지 않음으로써 부부는 고통을 받게 되어요. 이 소설이 사랑과 전쟁과는 전혀 다른 류의 이야기를 담겠구나 하는 파악은 이 때 정확히 하게 되었습니다. 부부가 또 그들 부부의 부모와 겪는 갈등이 매우 점잖았거든요. 불임이 막장으로 치달아 바람을 피우는 일도 없었고, 친정 어머니의 한 차례 무례한 걱정은 있었지만 왜 아이를 안가지냐 아이를 낳아라 독촉하는 시어머니도 없었어요. 서로 탓을 하거나 좌절과 절망으로 비난하거나 누군가가 그들 부부의 절여진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일도 없이 부부는 자연스럽게 불임을 인정하고 아이 없는 삶을 받아들입니다. 아이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없다 한들 두 사람의 뜨겁지는 않아도 안온한 사랑은 변함없이 유지되었으리라. 아마도 세상의 많은 부부는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사토코 부부처럼 아침이 온다를 찍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 중학생인 히카리는 보통의 가정인 자신의 집과 가족에 대해 환멸과 불평불만을 가지게 되는데요. 지나치게 평범하여 특이성이 없고 답답한 교사 부모와 모범생 언니를 무시하며 연애를 하는 스스로를 특별하게 느끼는 착각 속에 빠지게 되지요. 히카리가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라 저도 그랬고 또 아마 대다수 사춘기 소녀가 가지는 보편적인 특이성일 거라 생각합니다. 난 달라, 내가 하는 사랑은 특별해, 스스로의 사랑을 순정만화처럼 포장하는 그런 일들이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소되는 류의 감정들이기 때문에 히카리에게도 어떤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면 또래의 다른 아이들과 다름없이 컸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연애할 수 없는 환경이었거나 그도 아니라면 좀 쑥맥같이 평범하고 착한 아이를 만났다면요. 문제는 처음 연애하게 된 남자아이의 질이 너무나 나빴다는 거에요. 히카리의 예민한 사춘기적 감수성과 낭만에 이미 여자 아이와의 성관계에 익숙한 남자아이의 행위가 얽히니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려요. 낙태가 불가능한 시기에 가서야 임신을 했다는 걸 알게 되는 겁니다. 학기 중간 출산하기 위해 병을 위장하고 히로시마로 떠나게 된 히카리는 미혼모의 아이와 불임부부를 연계해 입양을 돕는 베이베 배턴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사토코와 히카리. 그리고 두 엄마를 가지게 될 운명의 다정한 아이 아사토의 운명이 이어지게 되지요.

그 순간 생각했다.
일전에 들었던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과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사토코는 분명히 깨달았다.
아침이 왔다는 것을.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을 걸어, 빛 하나 없는 터널을 빠져나왔다.
영원히 밝아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지금 밝았다.
아이는 우리에게 아침을 가져다 주었다. (p142)

아이를 입양 보내고 아이를 입양하고. 그리고 그 입양시킨 아이를 다시 찾아가고. 선정적으로 표출될 수 있는 갈등의 요소가 어마어마하게 많았을 텐데도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조용하고 안온하고 제목과 표지처럼 또 그렇게 따뜻한 아침의 모습입니다. 갈등이 크지 않은데도 물 흐르듯 지루하지 않게 공감가는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의 힘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도 막힘없이 수월했구요. 역자가 츠지무라 미즈키의 책을 접하게 된 계기는 '이번 달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당신에게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이 소설을 추천합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는군요. 저는 그 이유에 더하여 "온화한 공감"이라는 이유로 작가의 이 책 <아침이 온다>를 추천합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밤의 밑바닥 같은 좌절감까진 아니었지만 제게도 있었고 또다른 독자들에게도 있었을 그런 밤들에 작은 위안이 되어주는 책으로 와닿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더 깊은 밤, 더 짙은 밤, 더 긴 밤을 두고 위안 삼겠다느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풀어주는 차분한 해결과 이해를 눈으로 읽다 보면 지금의 이런 고민도 결국은 시간 앞에 무의미해질 어느 날이 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사토코와 히카리가 그랬듯 내일의 나에게도 틀림없이 맞이하게 될 아침은 있으리라고... 하필이면 지금이 일요일 밤이고 보니 조금 무디게 아침이 와도 좋을 느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책의 아침만큼은 무한정 좋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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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노블판)
스미노 요루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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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저에게 2017년에 접한 가장 충격적인 제목의 책은 뭐였냐고 묻는다면 저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라고 대답할 겁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평생에 걸쳐 가장 충격적인 제목의 책은 뭐였냐고 많이 확장해서 묻는대도 역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밖에 없다고 말할 거에요. 스미노 요루의 전작은 그만큼 기괴하고 망측하고 이상야릇한 제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의 농간이 아닌가 싶어 원제를 검색해 봤고 장르는 당연히 고어물이겠지 했다가 청춘물이라는 얘기에 믿을 수 없다며 경악했던 기억까지 생생합니다. 이 제목으로 하여 책을 읽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 작가는 관심종자다!! 하고 딱 분류를 해놓았는데요. 어라라, 이건 또 무슨 일인가요? 작가의 두 번째 작품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는 관심종자가 짓기에는 또 너무 평범한 제목이 되어버린 겁니다.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생각하면서도 어쩌다 보니 모셔둔 <너췌(라고 줄여 부른다고 합니다 ㅎㅎㅎ)> 보다 이 책 <같은 꿈>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책의 느낌은 어땠냐고요? 엄청엄청 "배가 부른" 느낌입니다! 기분 좋은 포만감이 목끝까지 차는 달달한 동화 같은 책이었어요. 이런 관심종자라면 대환영, 축환영, 그야말로 빵빠레를 울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인생이란 염소 같은 것이야."
"뭐냐, 그건?"
"멋진 소설을 읽으면 그런 생각이 들잖아. 나는 이 책을 먹으면서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라고."
"그게 가능하겠냐?"
"하지만 나는 지금 배가 불러. 엄청 멋진 소설을 읽었으니까." (p77)

주인공 고야나기 나노카는 이른바 책따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도 책을 읽는 친구들이 많이 왕따를 당한다는데 그건 이웃나라 일본도 마찬가지인지 책을 많이 읽고 똑똑한 나노카는 재수없는 애로 분류되어 학교 내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대신에 학교 밖에는 이 아이의 동료가 참 많은데요. 꼬리가 반쯤 잘린 매력만점 악녀 고양이와 계절을 파는 상냥한 아가씨 아바즈레씨(이름의 뜻이 주역으로 달렸있는데 슬펐어요ㅠㅠ), 손목을 긋는 우울한 예비 소설가 미나미 언니, 그리고 맛있는 쿠키를 구워 주시고 어린왕자와 허클베리 핀을 추천해주는 다정한 할머니도 있습니다. 엄마아빠는 매일매일 일 때문에 늦고 학교 친구 따윈(이라고 말하기엔 정말 중요한 존재들이죠!!) 없지만 나노카는 외로울 틈이 없이 하루하루가 즐거운 초등학생입니다. 그녀의 동료들이 모두 그녀를 아주아주 좋아하고 아끼니까요. 물론 저두요!! 나노카 너무너무 귀요미에요~>.< 어쩜 이렇게 순수하고 착한 아이가 다 있는지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을 했습니다. 그러나 짝꿍인 키류의 아버지가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다 걸리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이 수줍은 많은 소년이 학교를 결석하면서 나노카의 일상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빗겨가기 시작하는데요. 나노카의 나는 네 편! 이라는 적극적인 외침에도 "나는 네가 제일 미워!!!" 소리치며 방문을 걸어잠궈 버린 키류의 마음의 문을 열 열쇠는 무엇이었을까요? 키류와 함께 의논해가던  히토미 선생님의 숙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나노카는 찾을 수 있었을까요? 나노카에게 상냥하지만 어쩐지 현실감이 없는 아바즈레씨와 악녀 고양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 미나미 언니와 매일매일 잠을 자는 할머니 그들이 언젠가 한결같이 말했던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는 또 어떤 의미였을까요? 보잘 것 없는 리뷰이지만 이 짧은 소개글로 이 문제의 답을 많이들 궁금해하시면 좋겠습니다. 작가 스미노 요루가 장미꽃 아래 활짝 펼쳐놓은 향기로운 비밀들로 저는 정말 행복했거든요. 다른 많은 독자님들도 저와 함께 즐거우시면 좋겠어요. 참고로 비밀의 답은 단연코 달콤합니다. 네 귀에 캔디~ ㅋㅋㅋ 췌장 보다는 아마 맛있을 거에요^^

그럼 저는 이만 췌장 맛을 찾으러 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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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 - 언더월드
정이안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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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은 꽤나 버르장머리 없는 아이들의 행태로 시작됩니다. 정차시간 20초의 지하철 문을 결승점으로 하여 문이 닫히기 직전 백미터 달리기를 하듯 뛰어 들어오는 남자 아이 단이. 그것을 찍어 아프리카 티비 같은 인터넷 방송에 올리며 진행하는 VJ 연아, 단이의 성공에 기뻐하는 또한명의 친구 지태. 하하호호 야단스레 웃으며 떠들고 환호하는 이 위험한 아이들의 행태에 지하철의 어른들은 눈살이 찌푸려지는데요. (그 어른에는 저도 포함. 놀든 엇나가든 그거야 자기네들 맘이지만 그 위험은 누가 감당하나요?ㅡㅡ;;) 용기가 없는 저 같은 사람은 흰눈을 뜨고 외면하는 것으로 끝냈겠지만 용기 있는 한 어른이 나섰고 혼을 냈다가 오히려 아이들의 위협 속에 비웃음만 사고 말지요. 사실 이런 류의 치기 어린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책이 또는 영화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스프린터 언더월드의 시작에서 느끼는 저의 반감이 좀 컸더랬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래 청소년 범죄 뉴스가 많았던 탓인지 제가 오늘 하루 부쩍 나이를 먹은건지 도통 주인공 아이들에게 감정이입이 안되더라구요. 아이들의 불쌍한 사연이 소개되도 그러냐 싶고 아이들 셋에게 정이 안갔습니다. 긍정적인 활약이 두드러지는 한참 나중까지도 이런 마음이 계속되서 이게 다 시작 이야기에서 생긴 반감 탓이 아닌가, 이 시작의 이야기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지 않았나 작가님께 원망의 마음이 다 생길 지경, 아, 아닙니다;;;;; 하여튼 이건 중요한 건 아니니까요. 어쨌든 그 어른에게 하고 싶은 욕 다 하고 가운데 손가락까지 기세 좋게 날려주시고, 뭐라더라, 끈기 있게 자기들을 혼낸 어른도 없었댔나 하여튼 그런 비웃음을 흘리며 다른 차량으로 넘어간 아이들은(아, 나 왜 이렇게 뒤끝이;;;;;) 곧 위험에 부딪히게 됩니다. 안전하기로 소문난 서울의 지하철에서 테러가 발생한 까닭이지요. 지하 2층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한 테러는 지하 1층과 2층 사이의 출구를 모두 막으며 생존자들을 충격에 빠뜨렸고 더하여 어디서 나타났는지 근원도 알 수 없는 가고일과 같은 괴생물체로 인하여 사람들이 너나할 것 없이 죽기 시작합니다. 괴물들이 사람을 먹거든요. 우걱우걱. 단이와 연아, 지태는 괴물들을 피해 지상으로 탈출하려 애쓰지만 와중에 연락이 닿은 엄마가 노량진 역에서 부상을 입고 갇힌 것을 알게 되고 엄마를 구출하기 위해 다시 지하선로를 따라 움직여요. 일진 친구들과 지하철 노숙자 화니, 임신한 몸으로도 다친 사람들을 도와주는 누나, 민간인에게 거침없이 무기를 들이대는 군인들과의 만남으로 아이들은 성숙해지고 그런 모습을 통해서 살짝 맘이 떴던 저 같은 독자도 주인공들과 마음이 통하는 어떤 공감대 형성이..........., 에라, 그런 거 1도 없고 애들이 그냥 밉상밉상 짜증 제대로입니다. 아니 뭐 스토리가 너무 판타지틱 하니까 애들이라도 아주 현실적으로 전형적인 십대를 쓰자 하셨을 수도 있지만 아니 어차피 SF인데 애들 성격도 좀 SF 해주시지 너무 막, 어후, 하여튼 그래요.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 스토리의 매력에 비해 세 아이가 다 무매력이라....... 다급한 상황에 긴장감 대박으로 몰입했다가 단이가 입을 떼면 긴장감이 우수수 깨지는 반복ㅠㅠㅠㅠㅠㅠ 생존물은 막 주인공 A 꼭 살아야 해!! B 다치는 거 아니야 어떡해!! C 죽으면 안되는데 작가님 죽이지 말아요!! 죽이면 원망할거야!! 이런 긴장감, 두근거림으로 읽어야 하는데 살았으면 좋겠다 싶어 응원하게 되는 주인공이 진심 한 명도 없어서 슬펐어요. 그냥 다 죽어도 괜찮지 않나 싶어지는 이 마음을 어쩌면 좋을지. 아니면 단이 입이라도 누가 꼬매주면 좋겠다 하..ㅠㅠㅠㅠ 내용은 재밌는데 주인공들은 계~속 싫어지는 이런 괴이한 현상 끝에 페이지에 이는 바람에도 마음이 울렁울렁.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까 인내심을 잃지 않고 (칭찬합니다~) 계속 읽었더니 복이 내렸어요. 제 맘 속 진짜 주인공, 최강 보스, 그 아이가 등장하거든요.



신야...... 그래, 정이안 작가님은 나로 하여금 신야에게 감정 몰빵하라고 단이, 연아, 지태를 그렇게 무매력으로 그려놓으셨던 거구나.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깨달음이 오더군요. 대한민국 50년 프로젝트 노아에 의해 탄생한 제3의 인류. 태어나는 순간 저를 낳은 부모들이 호모 사피엔스에게 죽임 당하는 모습을 보아야 했고 자신과 같이 개조된 유니언들이 생체실험을 당하고 에너지를 뺏기는 장면을 목격해야만 했던 소년. 지금 당장 자신이 죽는대도 여한이 없는 그러나 실험으로 괴로워하는 동족들과 함께 지하왕국을 건설하려는 목적으로 테러를 일으킨 스프린터 언더월드의 진정한 히어로. 지하철의 피해자들에게 있어선 악의 축. 신야의 등장부터 저는 덜덜 떨면서 봤습니다. 애기야 죽지마!! 신야 잡혀가면 안되는데 이거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려는 거야!! 설마 자폭?!!!!! 최종 보스는 마지막에 등장해야 구색이 맞는거라지만 남은 페이지를 확인하니 이십쪽도 안되서 작가님 진짜 미친 거 아니냐!!!!!며 울화통이 터질 뻔 했는데 알고 보니 시리즈물이었어요. 2부와 3부를 기다려도 되는 상황이었던 거 ㅋㅋㅋㅋ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별무신통한 애들로 자칫 별 세개반쯤으로 끝날 뻔 했지만 다 읽고 난 지금은 별 네 개반 ★★★★☆ 다음 권까지 확실하게 기대하게 됩니다. 신야와 아이들이 넘어가는 통로 너머의 또 다른 세상 속에선 최종보스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기를 바라마지 않아요. 작가님 화이팅!! 신야 화이팅!!! 그리고 가능하다면 trainking74 철도 덕후분은 또 나와줘도 좋을 것 같아요. 아주 호감가는 네티즌이셨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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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 지음, 권민정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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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 젊은 여성들과 젊은 남성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어떻게든 더 나은 이성과 결혼하려는 노력의 여정. 더하여 연금 있고 집 있고 재산 좀 있는 양반들이 심심하고 할 일 없으니 심심풀이로 젊은 애들 엮으며 노는 19세기 풍속도.  두번째로 읽은 제인 오스틴의 작품 <이성과 감성>이 내게 안긴 느낌이었다.

헨리 대시우드 사후 대시우드 가의 재산 대부분이 첫째 아들인 존에게로 넘어간다. 안주인이었던 대시우드 부인과 존이 친모자 관계가 아니었던 탓에 부인과 세 딸 엘리너와,메리앤, 마거릿은 가난한 상속자가 될 수 밖에 없었고 친척인 존 미들턴 경의 도움으로 버턴 파크에 있는 코티지(영화 오만과 편견 속 베넷가 정도?)로 이주하여 자리를 잡게 된다. 마거릿과 메리앤이 산책을 나간 어느 날 영국의 예측불허한 날씨가 메리앤의 발목으로 큐피트의 화살을 날린다. 쏟아지는 소나기 속에서 사랑이란 운명을 코앞에 두고 발목을 삔 메리앤. 그녀 곁을 스쳐가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청년 윌러비. 발목의 통증까지 잊게 만들 정도의 미남인데다가 취향도 고급스럽고 돈도 많고 젊고 말도 잘 하는 윌러비의 매력이 메리앤의 심장을 저격해 버린다. 두 사람은 가족의 무한응원과 이웃들의 무한관심과 윌러비의 적극적인 방문 덕택으로 버턴 파크 일대에 소문이 자자해질 정도로 깨가 쏟아지는 연애를 시작한다. 초반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운 메리앤의 나날들과 달리 언니 엘리너의 사랑은 녹록치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가 새언니 존 대시우드 부인의 첫째 동생 에드워드인 까닭이다. (우리로 치면 사돈총각;;) 일찌기 시아버지 재산에 상당한 욕심을 보였던 이 누님과는 달리 수줍음 많고 착하고 물려받을 재산도 많은 사돈총각은 내가 봤을 때에도 남편감으로 탁월했지만 문제는 현 새언니 미래 시누이 될 대시우드 부인과 그 어머니가 가난뱅이 엘리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쩐 일이지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사돈총각의 태도도 미심쩍다. 뭔지 모르게 뒤가 구린 듯한 에드워드를 일찌감치 포기하리라 마음 먹은 엘리너에겐 마땅한 혼사가 없는데 예쁘기로 소문난 메리앤의 인생엔 또다른 남자까지 등장하니 내 사랑 돌려받지 못해도 좋소, 먼발치에서나마 그대를 응원하리라~~ 애타게 목매달다 비웃음만 잔뜩 사는 브랜던 대령이시다. 다아시의 모태가 되었을지도 모를, 제인 에어 속 로체스터씨의 성격에서 카리스마라는 것을 쫙 빼고나면 그 사연과 사랑하는 모습과 태도와 나이에서 매우 유사점이 많게 느껴지는 브랜던 대령까지 더하여 다섯 남녀가 가파른 애정사를 보글보글 끓이며 얽히고 섥히고 부딪히고 싸우고 좌절하고 슬퍼하고 울고 불고 죽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사랑 이야기가 펼쳐져야 맞을 것 같은데 실상 이성과 감성 속에서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어딘지 부수적이다. 제인 오스틴의 첫작품이기 때문일까. 그도 아니면 애시당초 그녀의 관심사에 로맨스적인 서사가 그리  중요치 않았던 것일까. 연애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남주들 분량도 지나치게 적고 남주들 역할도 그리 많지 않다. 엘리너와 메리앤의 이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도화선 정도?? 그리고 그렇게 적은 분량임에도 그 점이 별로 아쉽지도 않다는 것이 뽀인트다. 

이성적이고 예의 바르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대시우드 집안의 첫째 딸 엘리너와 마의 16세로 사춘기 감성의 절정에 오른 둘째 딸 메리앤의 자매애가 넘치게 사랑스러운데다 오롯이 흥미로운 것은 빅토리아 시절 부유한 중산층 및 귀족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일이라는 걸 해본 적이나 있을까 싶은 사람들. 물려받은 유산과 이자, 연금만으로도 근사한 생활이 가능했던 한량들의 생활상이 오만과 편견보다 훨씬 더 적나라하게 훨씬 더 많은 비꼼과 유머로 펼쳐진다.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의 생각과 말과 행동과 돈!돈!돈!돈! 하는 가치관이 요즘과 너무 비슷하다 못해 아주 똑같아서 이 책이 19세기의 사람이 쓴 책인지 21세기의 사람이 쓴 책인지 헷갈릴 정도로 생생했다.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닌데;; 지나치게 속물적이고 이해타산적인 존 대시우드 부부나 역시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닌데;; 지나치게 말이 많고 소문을 좋아하고 잘 내는 제닝스 부인, 사람이 나쁜 것은 아닌데 이렇고 저렇고 한 각종 조연들까지 더해져 그 시절의 미풍양속이 은연중에 설명되어 질 때면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생각 밖에 안든다. 내용이 더해갈수록 대놓고 막장이라 흥미진진 했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는 매력 요소! 요즘으로 치면 건물주 같은 귀족들의 삶이 쬐끔~ (마니마니) 부럽기도 했고 말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제인 오스틴 작품이란 것이 주인공 이름과 배경의 지역명만 바꿔놓은 다 똑같은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냐 생각하실 수도 있다. 이성과 감성 초반부에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터라;;; 근데 읽다 보면 비슷한 내용이라도 다시 읽는 재미가 톡톡하다. 비슷한 인물들, 비슷한 조연들, 배슷한 배경을 썼는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고 또 재밌고 또 재미있어 다른 작품들을 궁금하게 만든다는 것이 제인 오스틴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그냥 네 취향의 수준이 거기까지인거 아니냐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내 기준에선 너무너무 유쾌하고 에너지 넘치고 수다스럽고 흥미진진했던 책이라 강력하게 추천한다. 참고로 제인 오스틴의 다음 예약 작품은 설득!! 읽으셨던 분은 또 읽고 안읽으신 분은 같이 읽어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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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적게 자도 피곤하지 않은 90분 숙면의 기적
니시노 세이지 지음, 조해선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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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 있어 수면장애는 위염이나 식도염처럼 일상적인 일이 된 것 같아요.
숙면에 대한 올바른 방향이 제시된 책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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