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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스님 나의 음식 (백양사 고불매 리커버 양장 에디션)
정관 지음, 후남 셀만 글, 양혜영 옮김, 베로니크 회거 사진 / 윌북 / 2026년 3월
평점 :
서평] 정관스님 나의음식/사찰음식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가는 시대라고 한다. 역시 궁금한 영역이다. 간혹 방송에서 비춰지는 영상은 소란스럽지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끌리는 묘한 매력이 있다.
[정관스님 나의음식]은 전남 장성에 있는 백양사 천진암의 주지이시고, 사찰음식의 명장이신 정관스님의 음식을 대하는 철학에 대한 이야기로 정관스님을 인터뷰 한 후남 셀만의 글과 스위스 사진작가인 베로니크 회거가 정관스님과 세계절을 보내며 담아낸 사진을 더해 탄생했다.
스님은 요리할 때 각 재료와 양념이 어울러지며,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을 생각한다고 하신다. 음식을 만들어 내는 사람의 에너지가 음식자체에 흘러들어간다고 하는 이야기는 음식을 대하는 마음을 생각하게 한다. 거기에 우리가 음식을 접할 때 세상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을 다시 짚어보게 하신다.
방송에서 보는 스님의 요리는 툭툭! 거칠 것이 없이 편안하다. 그렇다고 내가 그걸 따라해 보지 못하는 것은 결코 그 안에 담긴 깊음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찰음식이라는 영역에 대한 쉽지 않은 마음이다. 사찰음식은 비건이라는 이름으로 관심이 높아졌다. 비건이라는 부분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나름 깊은 생각으로 이어진다. 어느것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우리의 사고를 좀더 진중하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시대라고 말하는 듯 하다.
[정관스님 나의음식]에 담긴 스님이 재료와 음식을 대하는 철학에는 단순히 한끼 식사, 맛깔스러운 음식, 혹은 집밥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나와 우리 그리고 우리가 머물고 있는 지구에 대한 환경문제까지 그 사고의 폭을 넓히게 된다.
도서를 넘겨가면서 스님이 하시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되고, 백양사의 모습에 한숨 푹 쉬며 머물게 된다. 여기에 스님이 직접 정리해주신 사찰음식들의 맛과 멋을 보게 된다. 도서 뒷부분에 각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에도 한숨쉬어간다.
요리레시피가 궁금해서 선택한 도서였는데, 어쩐지 나를 쉬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스님의 음식 사진이 그러하고, 쑥쓰러워 하는 스님의 귀여운 모습이 그러하다. 단순한 접근이었으나 [정관스님 나의음식]은 조금 천천히, 조금 느리게 가도, 조금 쉬엄쉬엄, 내마음을 다독다독 다독여 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뭔가 바쁘게, 복잡하게 해야할 일이 한가득이었는데 잠시 숨고를 시간을 선물받은 느낌으로 책을 덮는다.
<도서내용 중>
p30. 스님은 요리할 때 그 음식을 먹을 사람을 생각한다고 했다-내가 가진 에너지가 재료로 흘러들어가 음식이 되는 셈입니다.
p56. 손에는 섬세한 힘과 아름다움이 있으며, 우리가 세상과 관계맺고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제가 오이가 되고 오이가 저 자신이 되지요. 음식으로 나의 에너지와 자연의 에너지가 만나 하나가 된다. 이것이 바로 손이 지어내는 마법이다.

p221. 사실 나는 레시피 없이 요리한다. 철마다 달라지는 식재료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조리법도 양념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레시피를 하나하나 정리한 것은 꼭 수행자가 아니어도 음식으로 자기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다. 누구나 자연의 시절 인연에 따라 자연식을 먹고, 자신을 스스로 돌보며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p363. 이 채소가 어디서나고, 어떻게 내게 왔는지 그 여정을 알아야 제대로 음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정관스님은 음식의 시작이 식재료를 잘 알고 친근감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