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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김수미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12월
평점 :
서평]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일용이 엄마 김수미 일기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어느날 김수미 사망이라는 뉴스 제목을 보면서 약간의 놀라움이 함께했다. 그녀의 생전의 모습을 조금 알기에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으니 그녀가 이제는 조금 편안해져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졌다.
TV에서 일용엄마로 알게된 김수미는 연기를 맛깔나게 하고, 요리 잘하는 손큰 배우. 간혹 그녀 개인적인 이야기를 통해 알게된 공황장애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 사업을 하면서 배우게 되는 과정을 통해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알게 되기도 한다.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는 배우 김수미씨가 생전에 썼던 일기를 모아놓은 책이다. 생전에 쓴 일기장을 교정은 최소한으로, 그녀의 의 읽기 그대로를 담아냈다. 일기는 그날그날 그녀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녀의 시간속에서 함께 했던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가족에 대한 사랑과 원망, 사업과 지인들과의 관계,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에 까지 그녀의 지나온 삶에 묻어나는 절절함이 담겨있다.
화려한 조명속에 담겨진 그녀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조금은 어둠을 가진 그녀의 조명밖 모습을 보게 된다. 김수미라는 이름으로 화려함과 당당함으로 보여졌다. 그러나 인간 김영옥은 공허함과 외로움과, 자신의 삶에 무게로 인해 많이도 힘들어 했다. 살인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고, 공황장애로 인해 술과 담배에 의존하기도 했고, 그러한 김영옥이라는 여자의 힘든 감정들은 김수미라는 배우의 화려함 뒤에 감춰져 있었다. 그녀의 바램은 마당에서 화초를 키워 올리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글쓰기를 하는, 조금은 배우 김수미를 벗어난 김영옥의 시간이었다.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에 담긴 김수미. 참 외로운 사람이다. 그래서 외로움을 벗어나고 싶어 사람들 속에서 웃고, 떠들고, 목소리 키워 자신을 드러내 보이는 모습이 안쓰럽다. 밥과 김치 한가득 담아내 동료들과 나누며 웃는 것도 자신의 외로움 때문이었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우리도 그러지 않는가. 스스로 외롭다 느껴질 때 하다못해 차한잔 손에 들고 친구 찾아가 조금은 시끄럽다 생각할 만큼 밖에서 웃고 떠들기도 하니. 자신의 절망에서 술과 담배를 친구 삼았지만 이것에서 벗어 나고자 결심하고, 기도하고. 그러다 포기하고마는 그마음을 알기에. 그녀 역시 한없이 여린 인간임을.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에는 그녀의 자필 일기와 칼럼원고들, 단편글들도 함께 구성되어 있고, 세상을 떠나기전 작성한 자필 탄원서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 탄원이라는 단어는 사정을 하소연하여 도와주기를 간절히 바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일기중 ‘그러나 나는 살고 싶다’라는 한문장이 콱 박힌다. 그녀의 시간을 통해 나의 시간은 어떠한지 잠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도서내용 중>
p96. 사람은 크게 상처를 입으면 누구는 반쯤 죽었다 생각하고, 누구는 반쯤 살았다 생각한다고 한다. 반쯤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말로 죽어가고 있을 것이고, 반쯤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제 살아날 것이다. 도리에 맞는 삶을 살자. 창조적인 삶을 살자.

p266. 어제 TV에서 헐리웃 스타들의 인터뷰를 봤는데 성공한 스타들 대부분이 과거 힘들고 비루했던 때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는 거다. 많이 생각한다. 일없어서 공황상태까지 겪고 우울증에 고통 받던 날들,그때를 잊지 않으려고 하지만, 일이 겁이 난다. 쉬고 싶은데...

p400. 한 사람을 아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아는 것이라 했다. -주님. 혜자 언니가 눈 뜨고도 감고도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주님 하라고 했다. 원인은 알지만, 보석을 돌맹이로 만들지 말자.
p412. 배고픈 건 무엇으로든 채우면 해결되지만, 사랑 밥이 고픈 건 정신적으로 공허하고 쓸쓸하다. 사랑은 큰 산도 옮겨놓을 수 있는 파워다. 사랑은 삶의 질을 올리고 윤기를 흐르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