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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종말 탈출기
김은정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7월
평점 :
서평] 최씨네 종말 탈출기/김은정 장편소설
신나게 웃으면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최씨네 종말 탈출기]를 마주하면서 미스터리, 범죄, 컬트, 코믹, 어드벤처라는 소개에 다른 건 다 모르겠고 코믹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딱 나에게 지금 필요한 장르이기에.
[최씨네 종말 탈출기]는 김은정 작가의 첫장편소설로 최씨일가의 가족구성원의 면면을 살피면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거기에 종말론이라는 소재를 통해 가족구성원들이 가족이라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알게 한다. 사회전반을 흔들었던 지구종말의 예언과 종말론의 신봉자들, 그리고 무당이라는 독톡한 세계의 다양성을 만날 수 있다. 최씨네 가족의 구성원들은 외할아버지를 최씨라 부르기 시작하고, 주인공 한라가 사용하는 말투들과 호기심들이 재미를 일으킨다. 앞으로 100일. 지구종말앞에서 그들이 살고 있는 집. 그것도 개집 아래에 탈출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를 안내하는 것등등 조금은 유치하면서도 그들의 다음이 어떨지에 대한 기대감을 놓을 수가 없다. 최씨네 가족 구성원들 각자가 가진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공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저 왜 좀더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가벼움 보다는 그들이 왜 왜 그런 입장에 처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음도 생각하게 된다.
[최씨네 종말 탈출기]를 읽어나가면서 종말이라는 것이 가족의 해체를 의미하기도 하고, 가족의 해체에서 다른 사고와 지혜가 필요하고, 여덟살 주인공 한라의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우리가 놓치고 있던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최씨네 가족의 에피소드과정에서 신문지 위에서 함께 식사하는 이야기에서 가족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주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덥고 지치는 시기에 [최씨네 종말탈출기] 한권들고 시원한 차한잔 옆에두고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 하다. 최씨네 가족이 종말을 어떻게 탈출하게 되는지를 엿보는 것도 재미있다. 다 읽고 나면 앞뒤표지의 그림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알게 되는 즐거움도 있다.
<줄거리 일부>
피못할 사정으로 최씨네(외할아버지)로 엄마와 들어와 살게된주인공 한라. 학교에서 가족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 한라가 그린 그림의 제목은 콩가루. 이집에는 외출하면서 문을 잠그는 최씨를 중심으로 이혼한 한라의 엄마와 주인공인 한라. 삼촌이었다가 이모가 된 히메. 외할머니의 남동생 뚜러정, 엄마의 동생인 척척이 한집에 살게 되었다. 몇 달만 살겠다고 들어온 엄마는 집안일을 도맡아 하게 되면서 대책없이 머무르게 되었다. 어느날 이들 가족에게 종말론을 이야기 하는 종교단체가 찾아온다. 그리고 먼친척인 무당할머니가 찾아와 종말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개집아래 피난처를 만들어야만 종말을 피할 수 있을 거라는 말을 전해주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49.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어쩐지 알 것도 같았다. 혼자만 유일하다는 것. 그래서 평범함을 빗겨가는 것, 편이 없다는 것이 안좋게 느껴질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p134. 어차피 유령처럼 나만 떠들던 집이니까. 가족? 얼씨구!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언제부터 우리가 가족이야! 난 어차피 살 만큼 살았으니, 니들 살길 찾아서 가! 그래서 죽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p344. 어쨌건 우리는 어디선가 신문지 넉장을 구해와 아쉬운 대로 그 위에 앉아 식사를 했다. 집은 황폐해 졌고 흙먼지가 폴폴 날렸으며 신문지 위는 개미집보다, 유치장보다, 또 차보다 좁아서 서로 몸이 부대꼈지만 이상하게 그 때 먹은 짜자연 맛은 지금까지고 잊을 수가 없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