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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의 일기 : 영원한 여름편 - 일상을 관찰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가는 법 ㅣ 소로의 일기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윤규상 옮김 / 갈라파고스 / 2024년 6월
평점 :
서평]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 /헨리 데이비드 소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자연을 바라보며 철학적인 사고를 하는 작가. 내가 알고 있는 소로의 전반적인 느낌이다. [소로의 일기]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일상을 관찰하며 단단한 삶을 꾸려가는 법을 담아낸 소로의 일기다.
[소로의 일기]를 읽어 가면서 일기가 주는 의미을 다시 생각해 본다. 저자는 일기를 쓸 때 날씨를 기록하는 것에 대해 짚어준다. 공기와 눈밭에 부드러운 기운이 어린다. 하늘에는 구름 몇장만 둥둥 떠다닐 뿐 활짝 개고 바람이 솔솔 부는 따스하고 쾌적한 날이다. 간밤에 집이 흔들릴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내리면서 나뭇잎이 수없이 많이 졌다..등등 날씨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는 소로의 이야기에서 많은 순간들을 의미없이 스치듯 지나쳤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나에게 오늘은 어떤 날씨였는지, 하늘은 어땠는지, 오늘 만나는 사람들은 어땠는지 하며 조금 진지하게 하루를 돌아보게 된다.
p135-136. 일기는 좋았던 일이나 그럴 듯한 말을 담는 그릇이 아니라 경험과 성장을 적는 그릇이다. 일기의 매력은 신선하기는 하나 아직 숙성되지 않아 얼마쯤 초록이라는 점이다. 일기를 쓸 때 내 때를 털어내면서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떠올릴 만큼 여유가 없다. 그저 내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지 떠올릴 따름이다.
소로가 일기를 어떤 의미를 가지고 써 내려가는지, 일기가 그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일기를 통해 성장해 가는 것까지를 담아내야 함을 전하고 있다.
20대에 호숫가에 혼자 오두막을 짓고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을 바라보고, 그 자연에서 스스로의 내면을 성찰해 가는 과정을 기록한 일기를 통해 우리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을, 인간관계에서 주어지는 수많은 관계에 대한 고민들을, 나아가 우주를 바라보는 시선의 장을 넓히게 되는 계기가 된다.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은 봄과 가을, 겨울이라는 계절의 한가운데에 있는 여름에 이르기 까지 소로가 경험하는 일상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우리의 삶 자체에 있어서의 과정들을 뒤돌아보게 한다. 많이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되어가는 사회의 모습속에서 조금 천천히, 그리고 시골스러움이라고도 할 수 있는 소박함이 주는 편안함을 생각하게 한다.
[소로의 일기] 영원한 여름편은 소로의 글솜씨가 최고조에 올랐지만 건강을 많이 잃고 우정에 위기를 겪은 855년~1857년 사이에 쓰였다. 그래서 인지 조금은 우울한 면을 많이 볼 수 있다. 소로는 겨울속에도 영원한 여름이 있다는 철학적인 언어로 자신의 글을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소로라는 인물이 평범하지는 않다는 생각과 동시에 우리의 삶 자체도 그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이른다. 그러면서 마음에 복잡함이나 분주함을 조금 내려놓게 되기도 하고, 소로의 산책길을 동행하게 되기도 한다.
여름의 활력, 그리고 여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 그 시선들 속에 나의 여름은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올지. 그리고 여름의 앞뒤에 자리하는 계절들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기회가 된다.
<도서내용 중>
p23. 각시석남이 자라난 자그마한 둔덕과 연한 물이끼는 하나로 묶인 싱싱한 꽃다발처럼 무척 아름다운 광경을 이루고 있다. 여기가 바로 자연의 응접실로, 자연의 일상어를 알고 있다면 그녀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이 그녀의 아담한 거실이자 휴게실이자 보관실이다.
p103. 오래된 나무들은 우리의 부모이고, 부모의 부모들이다. 자연의 비밀을 아는 이라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자연에 더 인정을 베풀어야 한다.
p193. 우리는 지구 아닌 다른 행성, 즉 땅이 아닌 하늘에서 떨어진 돌은 떠받들면서 이 지구에 속한 돌은 떠받들지 않는다. 농부가 집 울타리로 쌓은 돌 또한 메카의 운석 못지 않게 좋은 것이고, 뒷문 주춧돌 또한 천국의 어떤 초석 못지 않게 훌륭한 것이 아니겠는가.
p272. 각 계절이란 아주 자그마한 하나의 점과 같다. 왔다가는 금방 가버리기에 이어지지 않는다. 계절은 나의 생각 속에 어떤 음조와 색조만 남겨놓고 가버린다. 사계절의 현상이란 추억이자 격려이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물림 기어 두 개가 맞물려 돌아가듯이 계절의 순환에 반응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