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의 들꽃 - 삶이 그러하여도 잠시 아늑하여라
김태석 지음 / 좋은땅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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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발밑의 들꽃 /김태석

 

작년과 달리 유난히 하늘색이 예쁘다. 나만 그런가 하고 물어보면 다른 이들도 오랜만에 마주하게 되는 말그대로 쾌청한 하늘색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예쁜 하늘을 마주한게 얼마만이가 싶기도 하고, 어쩐지 반가운 마음한켠에는 조심스러움도 함께 한다. 햇살의 따가움. 그 강도가 매년 심해진다. 햇빛 알러지 있는 나에게는 조금씩 더 치명적이니. 맨살로 햇빛 아래 서있는 사람이 부러울 따름이다. 아주 사소한 일상을 우린 그저 흘려보낸다.

 

김태석 작가의 [발밑의 들꽃]을 받아 들면서 책을 넘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책표지의 그림이 내 예전의 한 장면이 떠올라 한참을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종종 아주 사소하다 생각하는 것들에서 멀어지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것들에 또다시 생각이 머물게 된다. [발밑의 들꽃]의 시집을 펼치고 작가의 이 책을 읽는 동안 여러분의 시선은 밝고 맑은 하늘을 향했으면 좋겠습니다의 말에서 하늘을 한번 바라보게 된다. 종종 하늘보다 땅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음을 깨달으면서.

 

[발밑의 들꽃]은 우리 주변에 있는 다양한 것들을 사진과 시에 담아냈다. 하늘, 들판, 개표소, 이끼, 지렁이 등등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얼마나 바쁘게 삶을 살아가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발밑의 들꽃]에 중간중간 사진에서 우리 일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 사진속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나만그런가? 내가 여유가 필요한가 싶어지는 순간이다.

 

[발밑의 들꽃]에는 길지도 어렵지도 않다. 그러나 나의 시선을, 나의 마음을 머물게 하는 시간이 상당히 길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넘겨지는 시간이 오래걸린다. 내 감수성을 건드리기도 하고, 고개를 갸윳거리게 만들기도 하고, 내마음을 어루만져주기도 하고. 많은 감정들을 경험하게 하고, 그 경험들을 거쳐가면서 스스로 위로를 받게 된다.

 

지금 나에게는 내 발밑에서 나를 보며 말을 거는 것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여유가 필요하다.

 

<도서내용 중>

 

p38. 고산병이겠지. 그래서 잘하던 것도 안 되고 숨이 가쁜 걸 거야.

 

p114. 하루빨리 이 시간이 흘러갔으면 하고 버티고 있을 사람아 부디 그대의 꽃다운 나이마저 떠나보내지 말기를

 

p154. 계절이 바뀌고 떠나갈 때는 다시 올 것처럼 그러니 안녕히라고 말하며 정든 것들에 헤어짐을 고하는 꽃처럼 안녕이라는 인사를 건네렴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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