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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기억해 -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시원북스 / 2022년 5월
평점 :
서평] 아버지를 기억해/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일단 도서명 [아버지를 기억해]는 부제로 곁에 있어줘서 고마운 당신에게. 치매진단을 받은 아버지를 돌보던 시기에 쓴 책이라는 소개에 가슴에 그립다라는 단어와 뻐근함이 함께 느껴졌다.
[아버지를 기억해]는 미움받을 용기로 라는 도서로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가 쓴 돌봄에 관한 이야기다.
나이든 부모를 돌보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그러면서 아이를 돌보는 과정과는 전혀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치매가 되었든 질환으로 인한 것이든 자녀라는 위치에서 감당해야 하는 것은 어떤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혼자 그 무게를 감당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함께 해줄 누군가가 있다면 도움을 청하면 되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기관에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이를 불편해 하거나 부담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한다.
도서의 배경은 일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다를 것이 없다. 나이든 부모의 돌봄으로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시대가 변해가면서 국가에서는 노인돌봄에 관해 정책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고, 다양한 기관에서 노인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간돌봄센터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고, 요양원이나 병원도 있다. 간혹 요양원에 모시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있지만 어르신들을 정성껏 모시는 좋은 요양원도 있다. 나역시 그 부분에 대해서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부모가 되고 아이를 돌보고, 아이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다 나이들어 이제는 그 아이의 보살핌이 필요한 부모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서 아이 어릴 때 우리는 참 많은 것들을 기다려주고, 사랑스런 눈길로 지켜주었다. 그러면서 내 부모가 보살핌이 필요한 시간에는 기다려주지 못하고, 사랑스런 눈길로 주켜봐 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치매든, 다른 어떤 원인으로 인한 것이든 돌봄이 필요한 부모에게는 다그침도 조급함도 필요없다. 그저 가만가만 말을 들어주고 함께 산책을 하고, 함께 무언가를 하는 그런 시간이면 충분하지 않나.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그러한 것들을 불편해 한다.
나는 가끔 길을 가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보게 되면 저곳에 내 엄마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존재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할 거 같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하기도 한다.
[아버지를 기억해]에서 저자가 전하는 부모는 살아있는 것 만으로 가족에게 공헌하고 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기에 목이메인다.
도서 [아버지를 기억해]는 부모를 돌보고 있거나 그러한 시간에 마주한 사람들에게 지금 시간을 어떻게 지혜롭게 잘 해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지침같은 책이다.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돌봄이라는 시간에 방향을 잡아 주게 될 것이다.
누군가 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쉽게 하는거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할 수 있다면 사랑한다는 말도 많이 하고, 안아주는 것도 많이 하라고 한다. 할 수 없게 되는 시간이 오면 사랑한다고 한번 더 말할걸, 한번 더 안아줄걸 하면서 미안해 하게 될테니.
책장을 덮으면서 내 그리움속의 엄마가 너무 보고싶어져 버렸다.
“엄마!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서 고맙고, 매번 나를 안아줘서 고마웠어요.”
<도서내용 중>
p59. 아버지는 아내를 잃은 괴로운 기억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나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아버지는 오십대 중반이었다. 아내 없이 살아야 할 남은 시간이 절망스럽고 더 길게 느낀 탓인지 아버지는 어머니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전쟁 중 일어난 일은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죽음이 전쟁보다 더 괴로웠던 것 같다.
p140. 만일 부모에게서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면 벗어나기 위한 특별한 이유를 대지 않아도 된다. 다시 말해, 그냥 잠시 떨어져 있는다. 부정적 감정이 들어서도 아니고, 다른 일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냥 떨어져 있는 것이다.
p148. 부모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자식에게 부탁한다면 이는 ‘의존’이다. 부모가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자식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면 이는 나름의 ‘자립’이다. 반대로 혼자 할 수 없는 일을 하려는 것은 결코 자립이 아니다.
p185. 가족끼리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가족이라 더욱더 말해줘야 한다. -특별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특별한 일에만 고맙다고 하면 나이든 부모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용기를 잃게 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