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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평점 :
서평] 나의 돈키호테/김호연 장편소설
불편한 편의점의 작가 김호연님의 소설[나의 돈키호테]. 소설을 선택하는 기준은 덜 무겁거나, 혹은 안무섭거나를 기본으로 약간의 웃음을 안겨주는 소설을 좋아한다.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을 기분 좋게 읽었던지라 이번 출간된 [나의 돈키호테]도 기분 좋게 받아들었다.
[나의 돈키호테]는 주인공의 학창시절 돈키호테 비디오가게를 운영하며 이곳을 오가며 추억을 쌓아가고, 마음에 위안을 주었던 돈아저씨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돈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추억도 다시 열어보게 되고, 나는 어떤 어른인가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된다. 그리고 내 꿈을 위해 나는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하게 된다.
돈아저씨를 찾는 과정에서 만나는 아저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저씨가 돈키호테처럼 불의에 맞서는 사람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아들 한빈에게는 아버지로서의 역할이 없는 분으로 기억된다. 아저씨를 만나게 되면서 아저씨가 왜 사라졌는지, 지금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가 밝혀지게 된다.
[나의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돈아저씨처럼 불의에 강직하게 맞서면서 자신의 주체성을 지켜가는 지혜로운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생각을 한다. 돈아저씨라는 인물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선을 통해 각자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그러나 각자의 시선과 별개로 돈아저씨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중심에는 자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 부분은 나에게 한번 더 나를 바라보게 한다.
우리는 스스로 자기 영역에서 돈키호테처럼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산초의 역할도 함께 해야한다. 어느것이 맞다 틀리다 하기 보다는 자기 인생의 중요한 기준과 스스로 자신을 보완해 가야 하는 돈키호테와 산초가 함께 해야 한다.
소설속 돈아저씨의 조금 무모해 보이는 행동들, 그러나 그 안에 담겨있는 신념, 그리고 그로 인해 주변의 인물들에게 변화의 시간을 만들게 되는 기회가 된다는 것은 좀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회부조리에 대해서도 고개 끄덕이게 되고, 솔이의 여정에 몰입하게 되는 시간도 너무 좋다. 소설을 읽으면서 세르만테스 돈키호테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게 만든다.
[나의 돈키호테]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 비디오대여점, 그리고 소개해 주는 몇 명 영화이야기를 읽으면서 나의 오래전 기억들도 소환해 보는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줄거리 일부>
서른살 6년차 pd인 주인공 솔. 그녀는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에서 잘리게 되자 일을 그만두고 엄마가 있는 대전으로 내려온다. 솔은 자신의 현실을 생각하며 자신에게 피난처이자 아지트였던 돈 아저씨의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를 찾아간다. 그러나 이곳은 커피숍으로 변해 있었다. 솔은 유튜버로 활동하기 위해 대전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돈아저씨의 아들 한빈을 만나 아저씨의 안부를 묻게된 솔에게 아저씨가 행방불명되었음을 듣게 된다. 그리고 한빈으로부터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와 얽힌 이야기를 듣게 된다. 솔은 학창시절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에서 라만차클럽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했던 일상들을 추억하며 유튜브를 채널을 통해 돈아저씨를 찾기 시작한다.
<도서내용 중>
p14. 엄마 사는 곳이 고향인 거야.
p47. 누가 알아준다고 모험을 떠나는 건 아니란다. 나만의 길을 가는 데 남의 시선 따윈 중요하지 않아.
p101. 그래. 가출하지 말고 모험을 떠나. 태희처럼, 돈키호테처럼
p172. 회사의 처우는 불합리하지만 아이가 한창 크는지라 때려치울 순 없고, 그나마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름은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아저씨의 말을 듣는 순간 김승아씨는 충격을 받았다. 장영수씨처럼 내것을 지키기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했는가? 노력이라고 할 만한 것을 하긴 했는가? 상처받고 고통받는 나를 그냥 내버려 두지는 않았는가?
p312. 솔아 너는 어떤 말을 쓰는 어른이 되고 싶니? 라고 내가 되물었거든? 뭐라고 대답했는지 기억나니? -기억안 해도 돼. 이제 너는 어른이니 지금 네가 쓰는 말이 그때의 답일 거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