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견디는 기쁨/헤르만 헤세/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2월

서평] 삶을 견디는 기쁨/헤르만 헤세/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삶을 견디는 기쁨]의 표지에 보이는 헤르만헤세의 환한 웃음이 반갑다. 노벨문학상과 괴테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가 헤르만헤세. 나는 아직 그의 작품세계가 궁금하지만 데미안 이후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았다.

도서는 힘든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소제목으로 영혼이 건네는 목소리, 조건없는 행복, 삶의 진정한 아름다움 3부로 시와 수필로 구성되어 있다. 책에 포함된 그림도 작가의 작품이라 하니 눈길이 한번 더 간다.

[삶을 견디는 기쁨]은 헤세가 자신의 삶에서 다가오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서 스스로 상황을 돌이켜 보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의 이야기는 소설과 달리 조금 편하게 읽힌다.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는 않다. 철학적인 접근과 심리학적인 접근이 있고, 자신이 처해진 상황에 대해 다소 불안한 면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 조금은 쿨하게 상황을 바라보게 해준다.

저자의 수 많은 이야기중 우리가 우리의 삶을 너무나 사소하게 여기고 시원찮게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구절에서 진지해진다. 나는 얼마나 내 삶에 진지한가 싶어서.

헤세는 힘든시기에는 자연으로 나가서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그것을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은 없다고 말한다. 머리 복잡하고, 심난할 때 산책을 하거나 혼자 어딘가에서 조용한 시간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을 알기에 공감을 하게 된다.

[삶을 견디는 기쁨]에 담긴 헤세의 이야기는 작가의 우울함이 많이 담겨 있다. 자칫 심리적으로 불안을 느끼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도 우리들에게 삶에 대해 너무 진지하려고 하기 보다는 조금은 쿨하게 바라봐도 나쁘지 않다는 걸 이야기 하는 측면이 있다. 헤세만의 특유한 표현 문구들이 쉽지 않아 읽는데 시간이 걸린다.

도서 뒷부분에 헤르만헤세 연보와 독자가 사랑한 헤르만헤세의 문장을 필사할 수 있는 노트가 수록되어 있다.

조금은 조용히 천천히 나만의 사색의 시간이 필요할 때 이 책 한권 들고 나가 천천히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 하다.

<도서내용 중>

p58. 슬픔에 잠긴 채 혼자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끔은 아름다운 시의 구절을 읽고, 즐거운 음악을 들으며, 수려한 풍경을 둘러보고, 당신 생애에 가장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려 보라! 당신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그렇게 했다면 곧 기분 좋은 시간이 찾아올 것이며, 미래는 든든하게 여겨지고, 삶은 어느때보다도 사랑스러워 보이는 기적이 일어날 것이다.!

p136. 나는 가끔 생각한다. 저울이 균형을 잃어서 나쁜 시간을 감당해 내기에는 좋은 시간은 너무 조금 있으며, 너무 드물게 찾아온다고 말이다.

p139. 삶의 곡선이 서서히 위로 향해 올라간다. 입에서 콧노래가 술술흘러나온다. 이제는 걸아가다가 예쁜 꽃을 보면 눈길도 주고, 지팡이를 이용해 장난도 치고, 그렇게 생동감 넘치게 살아간다 다시 위기를 극복한 것이다. 앞으로도 위기는 다시 극복할 것이고, 더 자주 그렇게 될 것이다.

p304.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살아있다는 것, 즉 이 시대, 거짓과 물질적인 탐욕, 광신, 야비함이 난무하는 이 분위기가 나를 죽이지 않은 것은 다행스럽게도 두가지 이유덕분이다. 한가지는 내가 내면에 지니고 있는 천성이라는 위대한 유산이고, 또 한가지는 그래도 생산적인 삶을 내게 부여해 주는 상황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나는 살수 없을 것이다. 또한 그 때문에 내 삶은 종종 지옥이 되곤 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