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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감정들 - 나를 살아내는 일
쑥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3년 10월
평점 :
서평] 무명의 감정들/나를 살아내는 일

내 감정에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는 제목이 신선했다. 표지에 아무 색도 입히지 않았고, 선그라스를 낀 무명이(그게 무명일지 아닐지 또는 어떤 감정일지는 모르겠다)를 비롯해 배경에 가득 담긴 무명이의 모습들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그안에 담겨있을 수많은 모습들을 궁금해 하게 된다.
나무로 만들어진 것을 좋아하고, 종이와 연필이 좋아 글과 그림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글과 그림은 나무의 생명력을 빌려 탄생한다고 믿는다는 [무명의 감정들]의 저자 쑥. 저자의 이름역시 참 신선하다.
[무명의 감정들]은 에세이 툰 형식으로 상황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들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조곤조곤 이야기 한다. 그림형식부분이 조금 작은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감정이 하는 이야기를 천천히 들여다 봐주길 바라는 것은 아니었을까.
저자는 [무명의 감정들]에 담긴 무명이가 말하는 감정들이 다른 이들의 일상과 많이 닮았다고 말한다. 각 이야기들이 저자 자신의 실제이야기라고 한다. 나 역시 매 감정에 대해 전하는 이야기들에 ‘나도 그런데, 다른이도 그렇구나’ 하면서 공감과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가 어떤 감정과 마주하게 되고, 그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또 그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 역시 참 어렵다. 상식적인 선에서 말하는 감정의 이름으로만 말하는 것으로 부족하기도 하다. 그러면서 내 감정에 대해 존중해 줘야 한다는 것. 그래야 어쩌면 힘들거나, 어쩌면 감정이 저 밑바닥같은 느낌을 주는 일상에서 다시 몸과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이책의 주인공은 무명이다. 없다는 뜻의 무(無)는 가능성을 담은 글자, 비어있는 것은 무엇이든 채울 수 있다는 뜻. 도서에는 나자신이 잊고 있던 내 감정에 다른 이들과 동질감을 느끼게 하면서 내 감정을 위로하게 한다. 보자기를 둘러쓰고 있는 무명이가 하는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그 안에 담겨있는 무명이의 모습이 상상이 된다. 그러면서 그 보자기 안에 담긴 내 감정도 함께 엿보게 되고, 그 보자기를 열어 안아주고 싶어진다.
무명의 시선에 담긴 나를 다시 보게 만들어 주는 [무명의 감정]은 나를 살아내는 일이라는 부제를 담고 있다. 도서에서는 행복, 두려움, 불안, 그리고 직장에서의 관계 등등 다양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p230. 나는 꿋꿋이 행복해질 거야. 슬픔도 내 것이지만 행복도 진정한 나의 것이다. 내가 쟁취한 나의 것. 나의 행복.
글귀에 담긴 말이 특히 와 닿는다. 어떤 감정들이 나를 아래로 끄집어 내리려 할 때도, 그 슬픔도 인정해 주고, 그 슬픔을 넘어 행복한 감정으로 다시 성장해 가야 한다는 것.
[무명의 감정들]은 흑백의 화려하지 않지만 담긴 내용들은 읽고 있는 순간의 나에게 내 감정에 충실하기를 바란다. 그러면서 내 감정이 조금 화려해 지길 바라게 된다.
<도서내용 중>
p53. 나는 늘 진심이다. 방증할 길은 없다. 많은 감정을 웃음으로 덮는다. 그러나 그 웃음이 거짓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그 웃음은 거짓이 아니다. 그 안에 숨은 다른 감정은 진실이고 그 위에 덮이는 웃음 역시 진실이다. 숨기고자 하는 마음에 진심인 웃음이다.

p93. 사람 마음엔 늘 어린이가 살지. 사랑받고 싶은 어린애. -그런데도 가끔은 아무것도 안해도 사랑해줘. 난 아주 쉽게, 무작정 사랑해줄테니

p213. 불행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다. 이런 나도 있는 거다. 슬픈나도 거짓은 아니지만, 기쁜 나도 진실이다. 나는 살아있다. 살아있으니 곧 행복을 꿈꾸며 잠드는 날도 올 것이다. 분명코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