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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리머하우스
김은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3년 10월
평점 :
서평] 홀리머하우스
홀리머 하우스는 SF적인 소개에 편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내용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저자의 나이를 생각하기 전 읽어 나가기 시작한 [홀리머하우스]는 전개되는 내용의 그 무게가 상당한데 풀어내는 대화체가 저자의 나이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2007년생. 김은채. 안양예술고등학고 문예창작과에서 문학을 배우는 중이라는 소개에 한번 놀랐고, 도서에 담긴 내용들의 흐름에 한번더 놀라게 된다.
문을 여는 [홀리머하우스]는 정신건강의 이상, 심신미약의 이유로 차원을 이탈한 사람들이 차원 주파수 혼란으로 방문하게 되는 곳이다. 우울증과 다양한 정신적인 문제로 정신과를 방문하는 이들이 찾게 되는 곳이 이런곳이 아닐까? 그리고 거기에서 마주치는 우주 차원의 틈 역시 아이들의 마음 한쪽에 담겨 있는 비밀스러운 마음이 아닐까?
주인공 준이 행성여행중 만나게 되는 이들 중 신을 믿지 않는 이들, 자신들은 망가지며 클거라는 이들의 외침등은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을 보여준다.
거기에 꽃을 피워야 진짜 어른이 되는 것입니까? 라는 박사의 질문에 우리는 어떤 꽃을 피우는 어른인가 라는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하게 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어른으로서의 역할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준이 다른이의 말을 들어주고,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깨닫게 되는 감정들은 우리에게 관심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필요함을 되새기게 한다. 작은 관심이 어쩌면 어떤 것보다 마음이 아픈 이들이 바라는 것은 아닐까?
준의 행성여행지 항키, 시오아노댄, 히엠세잇, 고리평, 필올리, 브롱키젠등 독특한 문화와 그 안에서 만나게 되는 이들의 모습에서 준 자신의 삶의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삶에 의미를 찾아간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우울증, 자해, 자살등 사회적인 문제에서 용기를 내고 조금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기를, 아늑하고 신비로운 [홀리머하우스]라는 공간에서 조금더 편안하고 안전한 지구, 집이라는 공간으로 잘 안착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홀리머하우스]는 그저 우울함만을 전개하지는 않는다. 우주여행을 떠나는 준과 함께 신비로운 우주여행의 재미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줄거리 일부>
평범한 가정의 나는 불행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우울함으로 자해를 반복한다. 동생 번의 생일날 방에서 눈을 뜬 유준앞에 ‘홀리머 하우스’가 나타난다. 하우스에 들어간 준은 이곳에서 방문자의 이름을 발견하지 못하고, 당황한 직원들은 준을 집으로 돌려보낼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준이 지구를 떠나려 했던 순간과 현재를 연결시켜 차원의 문을 열기 위해 행성여행을 시작하지만 여기에는 숨겨진 비밀을 가진 이들이 앞에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도서내용 중>
p16. 가만 생각해 보면 그 역시 하나의 변명 같다. 모든 원인이 만들어지기 전에 나는 손목을 그었다. 당장 나에게서 흐르는 피를 봐야 했다. 혹은 고통을 느끼며 울어야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삶과 가까워져야 했다. 그게 나의 연명법이었다. 딱히 죽을 계획은 없었다. 그래서 지구를 떠나고 싶어 했나 보다. 내 우울을 우주로 쏘아 올리고 싶었다. 그러면 수백 년 후에 예쁜 행성으로 발견될까 봐.
p74. 먼지는 쓰는게 아니에요. 쌓고 터는 거지. 지구라는 곳에서도 그렇지 않던가요?
p121.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웃을 수 있네요,”그와 헤어질 때 그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는 그 말을 나와 눈을 맞추며 했다. 도와주셔서. 도와서. 도움. 참 이상한 말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생각하며 열차에 오를 때, 나는 그 말을 처음 들어보는 것임을 확신했다. 그 확신은 달고도 시원했다.
p214. “정신 좀 차리세요! 할머니는 제 유일한 보호자시잖아요, 저를 사랑해 주셔야 하잖아요. 아니다. 사랑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적어도 절 보호해 주셔야 하잖아요. 증오는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저는 인정받고 싶어요. 딱 하루만이라도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듣다가 잠들고 싶고, 하루 일과를 자랑하고 싶고, 속상한 일이 생기면 위로도 받고 싶어요. 당연한거 아니에요?”
p308. -넌 이미 우주의 많은 걸 바꿔놨어, 그걸로 만족해,-그 말인즉, 내가 지금껏 옳은 일을 해왔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게 좋았고, 앞으로도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었다. 나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열쇠를 돌리면, 그 첫발자국을 내딛는 것이었다.
p381. “내가 말했잖아. 무엇도 사랑할 수 없는 사람보단 무엇이든 사랑하는 사람이 나을 것 같았다고. 그런데 있지 가끔 그 사랑 때문에 너무 아파. 그게 지금이야”-“사랑하기 싫어, 근데 그럴 수 없잖아. 그냥 사랑할래.” 참 슬픈 우주였다. 그만큼 예쁘기도 했지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