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죽었다/정해연 청소년문학

엄마가 죽었다 ㅣ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해연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0월

서평] 엄마가 죽었다/정해연 청소년문학

정해연 작가의 [엄마가 죽었다]는 스릴러를 품은 청소년문학이다.

엄마의 죽음을 마주하고, 슬픔과 함께 엄마가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주인공의 마음과 그 과정에 담긴 인간의 탐욕을 바라보면서 힘없는 보통의 사람들의 심리를 본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을 종종 듣곤한다. 그 슬픔의 깊이와 그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그말이 과연 위로가 될까?

어른들의 시선과 각자가 처한 사정으로 인해 정작 주인공이 알아야 할 문제들에서 어린 중학생이란 이유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서 배제되어버린 주인공. 우리는 그저 청소년이니까, 너는 어리니까 하는 시선으로 어른의 입장에서 강요아닌 강요을 한다. 나는 어떤가? 과연 나는 다른가?

주인공 민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많은 이야기를 짚어보게 한다. 어른으로서 가지게 되는 염려의 시선, 그 위에 놓인 청소년의 시선에 대해.

[엄마가 죽었다]에는 우리가 겪었던 코로나 바이러스,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출현등에 대한 우려, 동물에게 감염된 바이러스로 인한 살처분 과정에서 나타나는 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것 등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담겨있다.

[엄마가 죽었다]는 공무원인 엄마가 업무상에서 접했던 문제들로 인해 발생하는 미스터리한 현상, 그리고 중학생 주인공이 사건을 알아내고 그 문제에 대해 사회에 알리는 과정등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다. 더구나 그 과정에서 밝혀지는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은 무시무시하다.

자신앞에 벌어진 문제를 스스로 알아보고자 용기를 내는 주인공.

다행인건 청소년인 우리 주인공 곁에 마음을 드러내 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조금씩 용기를 내는 어른들이 등장하다는 것.

소설은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나로 하여금 민우를 응원하면서 어떤 식으로 엄마의 죽음과 관련된 사건을 풀어가게 될지 기대하게 만든다.

<줄거리 일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도 던 CIF라는 전염력이 강한 고양이 열병이 인체 감염으로 이어지며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시기.

공무원으로 21년간 성실히 근무하던 엄마가 어느날 창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했다. 엄마의 일기장을 보던 민우는 엄마가 감영된 고양이 포획팀에서 살처분 팀으로 부서발령을 받았다는 사실과 발령이유를 알게 된다. 주인공 민우는 친구 제영에게 시위를 위한 피켓을 만들어 달라고 한 후 시청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지만 어느 누구도 호의적이지 않다. 결국 시장과의 만남이 이루어 지지만 시장실에 작은아빠가 불려오고 이 면담에서 민우는 철저하게 무시당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사람들의 속삭임 속에서 엄마의 죽음 뒤에 숨겨져 있는 어떤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43.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요?-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

p78. “그냥 자살 하는 사람은 없어요.”

p105. 나는 주변을 돌아보았다. 시장. 담당과장, 작은아빠, 비서, 이 사무실에 있는 모두가 날 불청객 취급하고 있었다. 내가 들고 온 문제는 내 어머니의 죽음이었다. 그런데도 그 문제를 이야기하는 데서 나는 빠져야 했다. 단지 내가 중학생이라는 이유로 어머니가 왜 죽음을 택했는지 궁금해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었다.

p121. 오늘 만난 어른들은 모두 벽 같았다. 아무도 내 말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다. 다들 그저 가만히 있기만을 바라는 눈치였다. 엄마는 이미 죽었으니, 산 사람은 살아야 하는 거라고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깊은 한숨을 내쉬어 보았지만 가슴은 가벼워지지 않았다.

p193. 아저씨는 아주머니에게 무슨 말을 할까? 웃기는 이야기지만 나는 그마저도 부러웠다. 나는 엄마에게 마지막 한마디도 해주지 못했다. 사랑한다는 말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도.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