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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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켜야할 세계/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연일 보도되는 학교에서 학생, 학부모가 교사들에게 하는 행태들이 너무 심하다 생각이 들던 즈음, 초등학교 선생님의 사망사건을 시작으로 선생님들이 무너져 내렸다는 이야기들이 수면위로 올라왔다. 나 역시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고, 아이 대부분의 시간이 학교라는 공간에 있기에 절반의 걱정과 선생님이라는 위치에서 내 아이를 지켜줄 것이라는 어느정도의 기대를 가진다. 그러나 현 시절의 선생님들의 입장을 바라보면 과연 선생님들은 내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있는가와 더불어 선생님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지켜야할 세계]는 훌훌, 열세살 우리는을 집필한 문경민 작가의 작품으로 제 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다. 작가는 초등학교 교사로 지난 9월 서이초 교사를 위한 추모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뉴스를 통해 추모사를 들으면서 글을 참 잘쓰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분이 [지켜야할 세계]의 작가라는 사실에 놀랐다.

 

도서는 p6 정윤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그녀가 1년전까지 일했던 고등학교 정문앞에 멈춰섰다.로 시작한다. 첫머리부터 약간의 두려움과 매체들에 드러났던 이야기들이 떠올라 약간의 두려움으로 책을 읽어 나가게 된다.

 

[지켜야할 세계]는 현직교사가 윤옥이라는 교사의 개인역사에 학교라는 공간에 관해 기록해 나간다.

 

교사임용 3년차 야학을 곱게 보지 못하고, 노동조합을 큰일나는 어떤 일인것처럼 취급하던 시기. 이로 인해 교사임용 3년차에 파면당하는 윤옥.

 

윤옥의 개인적인 시선을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에까지 다다른다.

장애를 지닌 동생 지호와 지호를 닮은 학생에 대한 돌봄과 가족에 관해서, 좋은 교사가 되고 싶었던 선생님에 대해서, 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주인공 윤옥은 많은 이야기를 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지만 진정 지켜야할 세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한다.

 

주인공 윤옥은 학교생활에서 학생들과의 관계와 함께 근무하는 선생님들과의 관계는 어떤 방향으로 끌고 나갔을까? 동생 지호를 찾지말라던 엄마와 동생 지호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국어교사 정윤옥의 마지막 한해. 그녀가 지켜내고 싶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 소설을 다시 한번 넘기게 될 것이다.

 

작가는 [지켜야 할 세계]2016년부터 쓰기 시작해 수많은 시간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7년만에 세상에 나와 혼불문학상을 수상했다. 부디 사람을 살리는 소설이 되기를 빈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줄거리 일부>

 

중등국어교사인 윤옥은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문학, 문법을 가르쳤다. 학교 관리자들은 윤옥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고, 동료들은 그녀를 고집스럽고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 단단하고 외로워 보이는 사람으로 기억했다. 정년을 2년 앞둔 해 윤옥은 10살 때 헤어진 동생 지호를 생각나게 하는 시영이 있는 2학년 문과반 담임을 고집하지만 교장은 다른반 담임을 하라는 압력을 하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혼자 가족을 건사해야 했던 어머니는 지호를 하성호 목사가 운영하는 기적에 집에 보냈다. 윤옥이 사범대학에 입학한 후 지호를 찾아 가지만 지호는 그곳에 없었고, 어머니는 지호가 사망했다는 말을 전하며 잊으라고 한다. 어느날 지호의 소식을 담은 영상을 받게 되는 윤옥은 지호를 찾아 나서면서 지호와 어머니에게 숨어있던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도서내용 중>

 

p39. 이건 내 수업입니다. 내 수업은 학생들의 눈을 봐야 해요. 내가 던지는 발문을, 내가 만지는 수업의 재료를 주목해야 합니다.

 

p51. 가까웠던 한 사람의 삶이 끝났고, 자신도 언젠가는 그 뒤를 따를 것이며, 그 시기가 예전 보다 훌쩍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세상 고개를 넘어간 수림 엄마가 손을 팔랑거리며 윤옥아, 너무 무서워마라, 여짝도 그냥저냥 살만 허니께하고 말할 것 같았다.

 

p127. 윤옥은 수연에게 말했다. “너의 세계냐?” 꺽인 계단을 오르던 수연이 걸음을 멈추고 윤옥을 내려다 보았다. 가벼웠던 수연의 얼굴에 스치듯 진중한 표정이 지나갔다. 순간의 변화였지만 윤옥은 알아차렸다. 수연에게 민들레 야학은 심장이라는 것을. 수연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 저의 세계예요.”

 

p179. 열아홉이었을 때 만난 수연이 쉰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윤옥에게 수연은 우리 반 그 아이 같았다. 안타까웠고 아까웠다. 무너진 세계의 폐허속에서 어쩔 줄 몰라 하던 그 시기를 잘 넘겼더라면 수연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따금 생각하곤 했다. 그 생각을 하면 정훈에 대한 분노가 일곤 했다.

 

p218. “들어요! 나는 그 반을 원해요. 내 수업이에요. 아니, 닥치고 내말을 잘 들어요.” -윤옥은 교감의 손을 잡고 손등을 두드렸다. “잘해봅시다.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는 선생이 아닙니까.”윤옥은 문을 닫고 전산실을 나왔다. 천천히 숨을 몰아쉬면서 눈앞의 복도를 바라보았다. 그새 해가 비쳐 들어 복도가 밝았다. 잠시 서서 먼 곳을 응시하던 윤옥은 입꼬리를 올리며 조금 웃었고 천천히 발걸음을 떼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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