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의 햇빛 일기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23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서평] 이해인의 햇빛 일기/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하여

 

이해인 수녀님은 해바라기, 햇빛이 겹쳐 떠오른다. 세상에 나오는 글들은 급하지 않고, 조금 천천히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라보게 한다. 그것도 조금 다른 시선에서.

 

이번에 만난 [이해인의 햇빛 일기]역시 조곤조곤 속삭이는 듯 나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킨다.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또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이별은 많은 시간을 아픔으로 가슴에 무거움으로 남는다.

시인의 살아서 주고받는 인사말 한마디에 큰 바다가 출렁이네라는 말이 이 순간 내 마음에 작은 위로를 준다.

 

시인은 비와 얘기하고 꽃과 하늘과 바람과 그리고 자신과 얘기하는 순간들을 표현한 글들이 참 편안하다. 그러다 part2에서 만난 글들은 이별에 아픔을 아직 견디고 있는 내게 조금 힘든 순간을 안긴다. 그래도 그 아픔에 대해 치료제를 발라주듯 다독여 주는 기분을 마주한다.

 

[이해인의 햇빛 일기]는 작은 위로가 필요한 아픈 이들을 위해 세상에 나왔다는 소개를 한다. 나처럼 이별을 이겨내는 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질환으로 몸이 아픈 사람들에게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다. 영차 하면서 한번에 일어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조금씩 이겨낼 힘을 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인은 이별의 아픔을 겪는 이들에게 마음껏 그리워 하고 위로하는 사람들에게는 위로의 방법도 시끄럽지 않아야 함을 전한다. 그저 가만히 안아주기만 해도 위로가 되기에.

 

시인이 전하는 위로의 방법과 위로자의 기도, 환자, 간병인, 의사, 그리고 약먹을 때 하는 기도 등도 각자의 상황에 따라 해 볼 수 있는 기도문이다.

 

[이해인의 햇빛 일기]는 이해인 수녀님이 8년만에 세상에 보인 시집이다. 위로시인, 치유시인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를 알게 된다.

 

1부 내 몸의 사계절, 2부 맨발로 잔디밭을에서는 , 3부 좀 어떠세요, 4부 촛불켜는 아침으로 구분한다. 시인은 암투병중이라고 한다. 힘든 상황이지만 시인이 바라본 세상은 그래도 예쁘다. 그리고 나도 예쁘게 살아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수녀님이라는 직함 때문에 종교적으로 부담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종교를 떠나 이해인 수녀님이 건네는 언어들에게 편안함이 담겨 있다. 시인은 돌려 말하거나 어려운 어휘들로 시를 무겁게 만들지 않는다. 그저 우리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친근함을 말한다. 그녀의 시에는 위로가 담겨있고 삶에 겸손이 담겨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상황에 마주하게 되는 사람들에게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위로를 전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쓱 건네고 싶어지는 시집이다.

 

<도서내용 중>

 

p35. 내가 꽃에게 말했다.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에서 피어나느라고 수고했어요. 꽃이 나에게 말했다. 오늘도 그 자리에서 힘든 순간을 잘 견디며 살아내느라고 수고했어요.

 

p109. 눈을 감아도 보이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오늘도 외롭다고 투정하는 선한 이웃에게 무언가 늘 줄 궁리를 하느라 삶이 좀 바쁘고, 마음의 서랍속에서 계획표를 많이 만들어 하루가 느슨할 틈이 없는 그래서 행복한 수녀라고 말하고 싶어.

 

p117. 요즘 나는 이별학교 학생이 된 것 같네. 거의 매일 수도원 게시판에는 여러 종류의 부고가 붙어있고 기도를 따라 하는 것도 숨이 찰 지경이네.-그래도 아직 살아 있는 다른 이를 위해서 본인 자신을 위해서 일상의 웃음을 찾아야 한다는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네.

 

p173. 슬픈 사람들에겐 너무 큰 소리로 말하지 말아요. 마음의 말을 은은한 빛깔로 만들어 눈으로 전하고 가끔은 손잡아주고 들키지 않게 꾸준히 기도해 주어요.

 

p233. 삶은 늘 신기하고 배울게 많아 울다가도 웃지요.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