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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정한 그림들 - 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조안나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서평] 나의 다정한 그림들/보통의 일상을 예술로 만드는 방법
미술 작품을 보면서 나만의 분석과 판단을 하고, 내 나름 편안함이나 기분 좋은 설렘을 느낀다면 그 작품이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나에게는 꽤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건 내 생각이다.
남들처럼 쓴 문장보다 자기만 쓸 수 있는 솔직한 문장에 중독되어서 일반인들의 글쓰기 모임을 평생 만들어 가겠다는 [나의 다정한 그림들]의 저자 조안나는 자신을 글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는 에세이쓰기 모임을 3년째 진행하고 있다. 도서 [나의 다정한 그림들]은 그림에세이로 저자 자신의 감정선에 따라 바라보게 되는 미술 작품들에서 자신의 현재를 살피게 되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한번 글로 표현했다.
저자는 [나의 다정한 그림들]에서 그림을 보는 이유는 햇빛을 보지 못한 날에 해를 담은 그림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 하나의 그림이 삶의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 미로의 자화상이나 스토티의 홀로있는 여자들을 통해 자신의 자화상을 보게 되기도 한다. 또 저자의 직업적 스트레스와 삶에서 잠시의 해방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림은 감상하면서 자신의 현재를 정리하게 되고,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감정선들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일상을 예술적인 면에 가깝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한다. 서전트의 그림을 통해 하루도 같은 날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뭘 의미하는지, 뭘 그렸는지 열심히 찾아봐도 잘 모르는 추상화. 그안에도 화가는 자신만의 의미를 담아낸다. 그리고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주는 의미도 다르다.
미술관에 가면 어떤 의미를 전하며 좋은 작품과 평범한 작품을 구분하기도 한다. 마리아 발쇼의 “어떤 작품이 좋고 별로 인지 정해주는 미술관은 나쁜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모든 사람이 서로 동의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의 몇안되는 열린장소이다.“ 이 말이 작품을 잘 모르는 나에게는 위로가 된다.
저자는 누구에게나 그림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고 말한다. [나의 다정한 그림들]에는 저자가 우연히 발견했지만 자주 만나게 되고, 애정하게된 그림들을 다수 실었다. 저자는 미술작품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관련 업계에서 일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애정이 많은 사람임이 저자의 글에 배여나온다.
일상에서 감정적으로 조금은 안정이 필요하거나, 잠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거나, 뭐 이런 저런 일로 휴식이 필요할 때 가까운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가도 좋을 거 같다. 미술에 정답은 없다는 저자의 말을 책갈피에 꽂아서.
”오늘은 이 그림에서 쉬었다 가자“라는 저자의 말처럼 오늘 멋진 그림 앞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 같다. 난 역시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림이 좋다. [나의 다정한 그림들]에 알프레드 시슬레의 <모레의 다리, 아침효과, 부분>에 잠시 머물러 본다.
<도서내용 중>
p71. 노력해도 안되는 것들이 많았는데, 그나마 글은 쓸수록 강력하게 노력의 힘을 믿게 해 준다. 한번 쓰면 계속 쓰고 싶고, 계속 쓰다보면 쓰지 않고 사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게 된다. 글쓰기를 피해 도망가 봤자 결국 내 일기장 속이다. - 무능한 나와 가장 친해지는 방법은 나무와 구름이 내다 보이는 ‘나의 아틀리에에서 하는 글쓰기’라는 카드에 있다.
p105. 모든 걸 친절히 봐주려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분명 여유로운 마음으로 바라본 추상화에 가까운 장욱진의 <나무>는 크고 넓어 보였는데 급한 마음에 바라보니 그저 끝맺음을 위한 사각 도구로 보인다.-초등학생이 그렸다고 해도 믿을 것 같은 그림. 이렇게 단순하고 설렁설렁 그린 듯한 그림에 자꾸마음이 간다. 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고, 물이 설렁설렁 끓기도 하고, 걸음이 슬금슬금 옮겨지기도 한다. 우산을 들고 아이를 데려오면서 물웅덩이에서 첨벙첨벙 물장난을 쳐도 좋을 것 같다.
p187. 느낌 있게 글로 표현하기 위해 아이의 얼굴을 한 번 더 관찰하고, 오늘 내가 머물다 일어나는 책상주변을 눈으로 쓸어 담아본다. 그림의 진품은 가질 수 없겠지만 그 어떤 명품으로도 채울 수 없는 감각을 그림 속에서 배울 수 있었다. 언제든 아이와 함께 바닷가로 뛰어들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걸 소로야의 그림이 말해준다.
p208. 모두 보이는 것 그대로, 같은 것을 그릴 필요는 없다. 그런데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같은 답을 적어 내야 하는 교육을 받는다. -현재 러스킨보다 휘슬러가 위대한 예술가로 평가 받는 걸 보면, 결국에 기교보다는 감각이 승리하는 듯하다. 정해진 틀에 갇힐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는 정석이라고 주장하는 독서법이나 창작법을 믿지 않는다.
p253. 모든 것을 보여 주면 지루하다. 자기가 겪은 모든 일을 글로 쓴다고 해서 소설이 되고 에세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확실히 알았던 이의 간결한 그림앞에 선 우리는 침묵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