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철학자 - 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인생을 발견한 순간들
케이트 콜린스 지음, 이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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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원의 철학자/자라난 잡초를 뽑으며 인생을 발견한 순간들

 

예쁘게 가꾸어진 정원을 가지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그러나 정작 정원을 가꾸는데에는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는 것을 잘 모른다. 그저 예쁜 정원에서 좋은 책 한권 함께 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넓은 마당을 가지고 있는 지인에게 부럽단 한마디에 지인은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그런소리 한다 말한다. 마당 정리 다 했다 싶은데 다음날 아침이면 이름도 모르는 풀들이 어느새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단다.

 

[정원의 철학자]는 내가 생각하는 예쁜 정원의 모습이 도서 띠지를 장식한다. 예쁘다. 표지를 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하다.

 

작은 마을에서 정원을 가꾸며 사는 저자 케이트 콜린스는 정원을 가꾸는 것은 결국 인생을 가꾸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원의 다양한 활동들에서 발견한 순환과정속에 우리 인생에 적용할 단단한 삶의 태도와 생생한 철학이 있음을 몸소체험하고, 까끌한 흙을 고르며 발견한 인생의 철학을 담아 인생의 진정한 가치 [정원의 철학자]에 담아냈다.

 

정원의 다양한 식물들을 언어를 통한 다름을 구분하고 이해하는 것, 아주 작고 단순한 존재조차 우리는 언어를 통해서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

 

정원을 가꾸고 보살필 때 실수로 묘목을 망가뜨린 새는 용서하지만 끊임없이 공격하는 민달팽이는 가차없이 응징한다. 우리는 그렇게 자연을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여름 휴가 후 허리 높이까지 자란 잔디와 우거진 잡초에 혼란스러움도 느끼게 되고, 다시 정리하면서 체계적인 질서도 만들어 내는 과정, 그리고 방치된 혼란의 극대화된 시기가 새로운 경험의 장을 열기도 한다는 저자의 말에 복잡하고 수많은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 시대상이 고스란이 담겨 있음도 발견하게 된다.

 

[정원의 철학자]에 담긴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명은 흙에 의존하면서도 흙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지 못함을 인정하지도 못한다. 인간관계에서의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부분에 대해 이해시키며, 어떤 문제를 성급하게 답을 정하고, 그 답이 옳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이 편견일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다.

 

저자는 정원을 가꾸기 전에 우리는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실수로 잘못되거나 망치기라도 하면, 일거리만 늘리는건 아닌가 하는.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때론 잘못된 행동보다 더 나쁘다고 전한다. 그렇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자연은 자연스럽게 자연의 모습을 찾아가려고 하는 힘이 강할테니.

 

[정원의 철학자]에는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니체, 공자, 데카르트 등등. 그리고 스토아학파, 키니코스학파, 공리주의등과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정원에서 마주하게 되는 일들에 접목시켜 안내한다. 철학이 그다지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연은 우리에게 다양한 감정을 전한다. 마음에 쉼이 필요할 때는 차분한 시간을 갖게 해주는 공간을 내어주고, 활기가 필요할 때는 혼자, 혹은 여럿이 자연이라는 공간에서 수많은 활동을 하기도 한다.

 

많은 철학자들이 정원을 가꾸며 자신에 대한 성장을 해왔다고 한다. 요즘 시대는 생활 공간 자체가 정원을 가꾸기에 적합하지 않는 곳이 많지만 집안에 작은 식물들을 들이고, 변화를 살피는 과정에서 [정원의 철학자]에서 전하는 철학적인 감정을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내 경우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지만 마음에 드는 녀석 발견하면 냅다 들이면서 죽지말고 잘 자라라, 그게 내가 바라는 거다 하는 바램을 전한다. 어떤땐 너무 관심을 기울여서, 어떤 땐 너무 무관심해서 사망선고를 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나 싶다. 지대한 관심에 부담스러워 하고, 무관심에 멀어지기도 하고. 적당한게 필요한데 그게 참 어렵다.

 

[정원의 철학자]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구분하고, 계절별로 저자가 정원을 가꾸면서 마주하게 되는 변화과정을 전한다.

봄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자신을 발견하라. 여름이 주는 수많은 일기의 변화들 속에서도 꿋꿋하게 잘 자라는 식물처럼 단단하게 살아가라. 가을에 맺는 열매처럼 삶에 의미를 찾고, 생각에 깊이를 더하라. 겨울은 멈춤의 시간이 아니라 새로움을 위한 가능성을 품은 시간이다.

 

[정원의 철학자]는 까끌한 흙에 대한 촉감부터 계절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 속에 정원을 가꾸는 일이 우리의 인생을 가꿔 가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한다. 조금은 차분하게 읽어 나가게 되는 도서다. 그러면서 나도 정원하나 가꿔보고 싶다는 욕망은 더 해진다. 이것도 욕심인데.

 

<도서내용 중>

 

p35. 정원에 나가서 단순한 일을 하면 마음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고 균형 잡힌 관점과 행복을 얻게 된다.

 

p58. 시간에는 사물을 파괴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 물질적인 변화와 함께 오래된 사물은 존재를 멈추고, 거의 동일한 사물이 시시각각 끊임없이 재탄생하며 재생된다.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를 우리답게 만드는 것은 결국 정신이나 함께 맺은 관계, 기억과 같은 보이지 않는 것들일 지도 모르겠다.

 

p124. 이 세상은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나름의 균형을 맞추며 유지된다. 그래서 반복되는 현상을 관찰하면 세상의 이치를 알 수 있다. 이번 여름은 지난여름과 또 내년 여름과 다를 것이다. 경험하는 여름마다 우리는 여름의 실재가 어떤 모습인지 조금씩 더 알게 된다.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변화가 계속되는 과정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p210. 누구도 의심하거나 반박할 수 없는 객관적 진리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우리의 감각은 신뢰할 수 없고, 사물이 실제로 어떤지가 아니라 어떻게 보이는지만 알 수 있다는 회의적인 생각은 종종 우리를 과도하게 무력한 상태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그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알기 위해 끈질기게 시도하는 행동일 수 있다.

 

p286. 편견에 갇혀버리면 우리의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단순해진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 하나만 해결하면 모든 것이 다 잘 풀릴 거라는 확신에 찬 시도가 또 다른 심각한 문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p349.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불완전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때로 그 선택은 좋지 못한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이 있더라도 그 선택의 결과가 이어진 현재의 나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후 삶의 문제를 똑바로 바라본다면, 내면의 힘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 자신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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