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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6
하유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평점 :
서평]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 /청소년소설 추천
우리는 대부분 삶을 리셋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시간을 되돌리면 멋지게, 근사하게, 똑똑하게 세상을 아주 잘 살아낼 자신이 있다. 그러나 그런 능력은 현실세계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 충실히, 그리고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
소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는 인생을 초기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청소년 주인공 여름이 등장한다. 우연히 알게된 초기화 능력으로 매번 자신의 삶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초기화를 통해 새로운 삶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꿀벌이 사라져 지구가 황폐화되고, 사랑하는 고양이와의 만남과 헤어짐이 있고, 거대 메뚜기와 좀비 바이러스의 출현 등 자신에게 다가오는 삶 역시 만만하지 않다.
주인공이 만나게 된 테리, 테리는 나이가 지긋하고, 자신도 인생 초기화 능력이 있지만 자신의 생을 끝까지 가보고 싶어한다. 이제 그럴때도 되었다는 말과 함께. 수 많은 삶을 살아내면서 테리가 내린 결론은 역시 사람과의 관계의 소중함이지 않나 싶다.
저자 하유지의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는 청소년이 마주하게 되는 친구, 성적등 다양한 고민거리를 현실감 있게 풀어준다. 성적이 엉망이 되어 화난 김에 인생을 초기화 한 장면에서는 많은 청소년들이 그러고 싶지 않을까 싶어 마음이 짠하다. 우리는 인생을 초기화 할 수 없으니.
소설에서는 인생을 초기화 할 때마다 다시 태어나 한글을 익혀야 하고, 구구단을 외워야 하는 등 삶을 결코 쉽게 풀어주지 않는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열심히 살아내는 시간을 부여한다. 그게 인생이니까.
여름은 친구 설아와의 만남을 통해 친구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이번 생을 끝까지 살아보겠다고 다짐한다. 친구와의 관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낸 것이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에 등장하는 “이 우주의 주인공은 너야, 그러나 주인은 아니야”라는 말에 의미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인생을 초기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다른 삶을 선택하고 싶어하지 않을까?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싶을까?
만약 이 우주가 책이라면 제목은 무엇이어야 할까라 질문하고 제목없음 이라고 말하는 테리. 우리의 우주에는 어떤 제목을 붙여야 할까. 역시 아직은 제목없음. 그러나 추후에는 어떤 근사한 제목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야 하지 않을까?
초기화 버튼인 운석을 없애기 위해 찾아간 곳에서 마주친 테리, 여름은 테리에게서 어떤 이야기를 듣게 될까? 그리고 여름은 다시 초기화 버튼을 누르게 될까?
청소년기에 있는 친구들에게 권한다. [너의 우주는 곧 나의 우주]를 통해 자신들의 우주를 심도있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줄거리 일부>
8월 8일, 한여름에 태어난 주인공 채여름. 가족여행을 하던 중 코스모스 그룹이라 적혀 있는 명함을 발견한다. 그후 여름앞에 이상한 건물이 나타나고, 건물에 들어간 여름앞에 다비드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며 다가오는 꿀벌. 꿀벌은 인생을 초기와 할 수 있고, 얼마후 떨어진 유성을 찾아 스위치를 누르듯 발로 꾹 밟으면 인생 초기화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꿈이라 생각한 여름은 커피심부름 길에 젤리벽을 마주하고 벽을 통과한 세상에는 꿀벌선장이 말한 것처럼 운석이 있고, 풀린 운동화 끈 때문에 넘어져 하필 유성을 밟아 버렸다. 깨어난 여름앞에 펼쳐진 세상은 꿀벌이 사라져 식량난이 심각한 세상이다. 여름은 다시 초기화를 시도하고..
<도서내용 중>
p40. “이 세상이 내 우주라면요,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 제 책임인 건가요?”- “여름양에게 초기화 권한이 있다는 거지, 무슨 일이든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얘기는 아니거든요, 물론 모든 걸 마음대로 할 권리도 없지요, 여름양은 이 우주의 주인공이지만 주인은 아니랍니다.”
p77. 중고등학생 때마다 초기화를 했으니 어른이 되어 본적은 한번도 없다. 세상은 엉망이었고 도무지 어른 같은 건 되고 싶지가 않다, 최장 기록은 열여덟살. 공부에 집착한 인생은 그때가 유일했던 것 같은데 1학기 기말고서를 마지차 콱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초기화. 이런 기억은 그나마 생과 생을 건너 조각조각 전달되는데 공부한 내용은 그것도 안된다. 태어날 때마다 가나다에 구구단부터 시작이니. 어휴,. 말을 말자. 어차피 공부에 진심인 성격도 아닌데.
p83. 생의 끝에 무엇이 기다릴지는 모르겠으나 몰라서 더 의미가 깊었다. 다른 생명들처럼 그 끝이 죽음이라 할지라도, 테리는 자신의 마지막이 어떤 빛깔과 냄새일지 궁금했다.
p161. 몇 년이 흘러 회사에서 쓸 인내심이 바닥났을 때, 운석을 밟는 것 말고도 인생을 초기화 하는 방법이 떠올랐다. 좋아하는 일을 다른 곳에서 다른 방법으로 다시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p180. 오지랖 부린 김에 한마디 더 보태자면요, 온 우주를 뒤져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인생은 없을 거예요.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