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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여행 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이재형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3년 7월
평점 :
프로방스 여행/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여행가고 싶다. 그런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은 요즘이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내여행도 아주 짧게 다녀와야 한다. 잠깐 편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간절함이 있던 시기에 접하게 된 프로방스 여행. 나에게 쉼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프로방스 여행]은 현재 프랑스에 머물면서 프랑스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는 이재형 작가의 여행기이다. 저자가 16년동안 프랑스에 살던 2022년 가을 어느날 본능에 따르기로 하고 프로방스의 도시 아를로 가는 열차에 올라 아비뇽까지 가는 여정에서 만나게 되는 도시에 담긴 이야기, 미술, 건축, 음식,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꼼꼼하게 설명한다.
지중해 하면 온화하고 화창한 날씨가 떠오른다. [프로방스 여행]에 담긴 도시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변화하는 과정속에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많은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다. 프랑스는 유명한 예술가들이 많고, 그들의 작품 또한 많은 사랑을 받는 국가이다. 그중에서도 남프랑스의 프로방스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고호를 비롯한 많은 예술가들의 작품들과 건축물 등에 담긴 사실들을 읽고 있노라면 전시회에 들어와 전문 가이드의 친절한 안내를 받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시간을 갖게 된다.
도서의 부제는 ‘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이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라벤더의 보라색 빛깔이 눈에 보이는 것 같고, 누가향의 달콤함이 느껴지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과자 중 하나인 누가가 프랑스 전통과자로 프로방스에서 크리스마스 때 먹는 13가지 디저트 중 하나인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저자는 [프로방스 여행]을 통해 프로방스 여행의 즐길거리도 놓치지 않는다. 올리브와 올리브에 대한 정보에서 와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점점 날씨는 더워지고,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프로방스 여행]은 잠깐의 시간을 지중해의 멋진 풍경을 상상하고, 스스로 멋짐을 느껴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도서내용 중>
p45. 프로방스에서 살기 시작한 1996년 9월 중순, 아를에서 출발하여 동쪽의 ‘집시마을’ 생트마리드라메르로 가기 위해 국도를 달렸다. 그런데 출발하고 얼마지나지 않아 금가루를 뿌려 놓은 듯 황금 물결이 길 양쪽으로 출렁이는 것이었다. 논에서 벼가 가을 햇볕을 쬐며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나는 놀랐다. 아니, 프랑스에서도 벼를 재배하는 거야?
p58. 나는 이런 마르세유를 좋아한다. 수 세기 전부터 인종 통합의 종교를 신봉하면서 함께 어울려 사는 이 도시가 좋다. 특히 르 파니에를 좋아한다. 이곳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동네’다. 이 동네에는 삶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것이 존재한다. 옛것과 새것이, 추한것과 아름다운 것이, 큰 것과 작은 것이 공존한다.
p166. 그의 말처럼 이 길은 처음 1km 가량은 해가 쨍쨍 내리쬐는 건조하고 황량한 자갈투성이 길을 힘겹게 기어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그러고 나면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난다!’ 키 큰 나무들이 서늘한 그늘을 드리우는 숲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리고 저 위로 승모 승천 교회의 황토색 종탑이 눈에 들어오면 길은 끝이 난다. 드디어 하늘로 오른 것이다. 니체의 길은 하늘로 올라가는 길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