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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
박태이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엄마가 호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박태이 에세이
작가 박태이의 [엄마가 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를 읽으면서 작가를 향해 이사람 뭐야? 나를 알고 있는 사람인가봐. 이거 내 얘긴데 했다. 그러면서 저자가 친히 써준 “읽는 내내 사랑에 관한 추억이 깃들기를 바라며.”라는 말에 한참을 숨고르기를 했다. 도서 [엄마가 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에 담긴 내가, 내 엄마가, 내 할머니가 생각이 나서, 그들과의 시간이 안타까워서, 그리고 그리워서.
우리는 우리의 부모들에게 받는 사랑에 대해 당연함을 느끼고, 그 당연함 속에서 애써 내 일상의 평화를 깨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배우자와의 관계, 만나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역시 그런 생각을 한다. 나에 대해 어찌보면 너무 엄격한 잣대와 다소 까칠함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내려놓음이 필요함을 느끼게 한다.
[엄마가 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는 저자의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써내려가면서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특히 가족들에게서 느끼는 감정들을 편안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리가 성장해 배우자를 만나고, 부모가 되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 그리고 상대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이야기들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일상에서 사랑이라는 감정, 행복이라는 감정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들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써내려간 [엄마가 호호 웃으면 마음 끝이 아렸다]이야기는 특별할 것도, 독특할 것도, 그렇다고 환상 가득담긴 편안함만 있지도 않다. 누구나 살아내는 일상의 기록이다. 그 일상들에 담긴 그녀의 이야기에 잠시 울어보기도 했다. 내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그리움 속에 있는 사람을 떠올리면서. 날마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하루를 마칠 수 있었던 내 엄마가 그립다.
도서를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오늘이 가고 나면 다시는 할 수 없을 지도 모르니까.
<도서내용 중>
p32. 서글펐던 이야기는 버티고 버티며 이만큼이나 튼튼하게 자랐다. 어렸던 나는 어른이 되었고 선녀 갔다던 엄마는 무사히 내곁으로 돌아왔다. 외할머니라는 이야기꾼의 입담 속에서처럼 변함없이, 화려할 것 하나 없는 이 낮은 천국에 우리의 이야기만큼은 오래도록 살아 있었다.
p47. 어느날 문득 눈을 크게 떠보니 부모님은 내가 챙겨 드려야 할 만큼 나이가 들어 계셨고 그분들이 떠나고 나면 나는 혼자다.
p143. 모든 일을 알고 가는 어른 따위는 없으며 닥친 일에 성숙하게 대처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말이다. 또한 우리가 죽는 날이 언제라도 저는 제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러니 남은 말은 하나다. “오래사세요.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요.”
p166. 우리는 점점 서로에게 더 편하고 아울러 더 까다롭게 군다. 슬쩍 넘어갈 만한 일에도 민감하게 화를 내고, 내 기분에 관심은 없었냐고 배려를 요구하면서도 서로의 익숙한 일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알 필요 없다는 태도를 취한다. 그렇게 적당히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간다.
p207.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도 언젠가 어느 날에 우연히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인생을 살자고 그녀에게 멀리서 작은 소리로 전해본다.
p224. 외할머니는 허리가 굽고 점점 작아져 땅에 가까워지고 있다. -외할머니는 내가 아는 한 늘 그 집에 존재했고, 이제는 그녀가 어디론가 떠날까 봐 무섭다. -손녀는 새삼 어른 인 척을 하느라 훌쩍이는 일이 겸연쩍다. 그런 내게 백발의 할머니는 네맘 다 안다는 듯이 내 등을 다독이며 빙그레 미소를 띠고 말한다 “할미는..., 행복한 사람이다,”
p240. 엄마가 저더러 ‘다 될 수는 없다’고 할지 몰라도 부탁이니 먹고 사는 일 말고도 중요한게 있다고 말해주세요., 안아주고 다독여 주는 일로도 허기를 채울 수 있다고요.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