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훔치는 도둑
기르답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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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훔치는 도둑/기르답 판타지소설

 

작가 기르답의 [꿈 훔치는 도둑]은 작가의 이야기다. 자신과 어머니의 이야기.

역시 이런 이야기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실제 경험담이라고 얘기하면 어떤 신비한 경험을 했구나 라고 얘기하기보다는 허황된 이야기라고, 혹은 정신적으로 어떤 다른 이상이 있는건 아닌가? 하며 반응하는게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평가가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마다 각자가 경험하는 것, 꾸는 꿈 등이 사실이라고 믿을 수도 있고, 그것이 사실일 수도 있으니까.

 

[꿈 훔치는 도둑]은 신비로움과 더불어 우리가 잃어버린 꿈은 무엇인지를 돌아보게 한다. 꿈을 훔치는 도둑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들이 급하지 않고 조금 천천히 읽어나가게 만드는 잔잔하면서도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꿈 훔치는 도둑]에 등장하는 꿈은 두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저 잠을 자면서 꾸는 꿈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 희망하는 이상을 꿈과 함께 조화를 이룬다.

 

화려한 판타지는 없으나,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들이 도둑과의 동행을 하게 되면서 도둑의 심리, 변화, 그리고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들에 귀기울이게 된다. 이마를 통해 꿈이 흘러나와 유리병에 담겨 출렁이고, 바닥에 꿈이 흩어지는 모습들이 신비로움을 전해준다.

 

도둑은 왜 꿈을 꾸지 않는가? 왜 꿈을 훔치는 도둑이 되었을까? 꿈 수집가는 왜 꿈을 수집하는가, 바텐더가 전하는 이야기 등등 [꿈 훔치는 도둑]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가 전하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꾸는 꿈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한다.

나는 과연 어떤 꿈을 꾸고 있는가?

 

꿈은 낮에 생각이 많아지면 꾸기도 하고, 어떤 예지를 하게 되는 예지몽을 꾸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소 꿈을 잘 꾸지 않는 나. 내 꿈의 어떤 이야기들을 도둑이 훔쳐간 것은 아닐까? 그 꿈이 나에게 악몽이거나,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꿈이어 나에 대한 배려이길 바래본다.

 

<줄거리 일부>

 

꿈을 훔치는 도둑은 특별히 뭔가를 기대하거나 기다림도 없다. 그저 한달을 살아내기 위해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서 꿈을 훔쳐 꿈수집가에게 꿈을 판다. 훔친 꿈이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관심도 없다. 어느날 도둑에게 자신에게서 훔친 꿈을 돌려달라는 소년과 마주치게 된다. 도둑은 유리병에 담긴 꿈중 어떤 것이 소년의 꿈인지를 확인하고 돌려주기 위해 꿈수집가를 방문한다. 그후 소년은 도둑에게 가끔 들르겠다는 편지와 개구리그림이 그려진 머그컵을 선물로 전하고 종종 방문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도둑은 꿈을 훔치다 여자에게 들키는 일이 생긴다. 여자는 자신의 꿈을 훔쳐주길 바라고, 도둑은 여자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조금씩 어떤 변화가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도둑은 그녀의 꿈을 보고 싶어진다. 그 꿈을 보기 위해 꿈수집가로부터 위험한 꿈을 훔치라는 의뢰를 받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33. “넌 원래 이 돈을 모으던 목적, 그러니까 꿈을 잃어버렸지만, 잃어버렸다는 것을 알고, 되찾으려고 하지 않니? 그럼 새로운 꿈을 가진거나 다름없는 거지.- 그러니까, 네겐 새로운 꿈이 있는 거야. 꿈을 잃었지만, 다시 가지겠다는 그런 꿈이.”

 

p142. “나랑 별 상관이 없으니까” “제가 그 말 할 때마다 무슨 말이냐고 화내는 사람들이 있어요. 세상이 그렇지만은 않다고, 다들 서로 관련이 있고 서로 신경쓰며 산다고. 그런데 말도 안되는 이야기니까, 그런 입에 발린 말 듣기 싫어서 짜증 났는데. 또 그렇다고 바로 수긍하는 말을 들으니, 그건 그거대로 싫네요.”

 

p204. “달라”-“현실에서는 부모가 칭찬을 안 했어

 

p220. “병에 걸리면요, 정말 아픈 건 몸이 아니에요. 아세요?”

 

p244. “사람들은 꿈을 꾼다고 하면 그냥 웃고 말아요, 배불렀다고 하죠. 하지만 적어도 그렇게는 말씀 안 하셨잖아요. 강단에 서는 게 제 꿈일 수도 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고마워요.

 

p324. 소년은 울컥하여 도둑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고 보면, 언젠가부터 잊어버린 꿈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체념이나 낙담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꿈이 사라졌다는 것, 그 자체를 잊어버렸기에. 그래서 더 울컥했는지도 모르겠다.

 

p341. “질문을 한다는 건, 답을 바란다는 거지, 자네가 질문을 하지 않는 건, 바라는 것이 없기 때문이지. 대답조차도 말이야.”

 

p427. 지친 것은 달렸기 때문이었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나씩 훔친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두 개 세게 훔치고 꿈을 꾸게 했으니. 가지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 아마도 사람들은 꿈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위해서 노력하기에 지치나 보다. 그래서 잠이 드나 보다. 사람들이 하루가 끝나갈 무렵 지쳐 쓰러져 잠들 듯이, 도둑은 그렇게 잠이 쏟아졌다. 최초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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