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게스트
김찬영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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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더 게스트

 

[더 게스트]! 일단 흥미진진하다. 내용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코믹하지만 참 많은 감정들이 담겨있다. 소설은 죽음에 대해서는 조금은 가볍게 시작하지만 삶에 대해서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폐원 직전에 놓인 수도원에 남겨진 5명의 수도사들은 어떻게 이곳의 삶을 살게 되었을까? 수도원에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범준은 왜 수도원이 싫을까? , 영철은 왜 이곳에 오게 되었고, 수빈은 또 어떤 삶을 살아왔나, 등장하는 개 미카엘까지. 등장인물 하나하나마다 각자의 과거를 들여다 보게 함으로서 그들이 현재 살아내고 있는 삶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어느 누구하나 악당으로 치부해 버릴 수 없다.

 

장례 미사 후 비가 오는 날 우연히 찾아온 게스트, 그리고 죽음, 그 죽음을 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앞에는 매사 우연이 등장한다. 그러나 결국 그 우연은 필연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한 또 다른 우연이었다.

 

[더 게스트]는 수도원이라는 공간에 고액에 당첨된 로또를 통해 인간들의 욕망과 감정을 불편함 없이 표현한다. 종교적인 내용들이 비중을 차지하지만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을 만큼 편하게 표현되어 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사랑하지만, 유독 코미디를 좋아하는 이야기 창작자라고 소개하는 작가 김찬영의 [더 게스트]는 저자의 첫 번째 소설이다. 소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재미있어 웃음도 유발하고, 진지하게도 만들어 준다. 대화 자체도 빙돌려 하지 않는다 직설적이고 유쾌하다. 가볍게 시작하면서 어떤 결말로 이끌어 갈지 멈추기 힘든 소설.

 

유쾌하면서도 무겁지만 않은,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건 싫다 하는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다가갈 소설이다.

 

<줄거리 일부>

 

갑작스러운 비가 오던 날 폐원직전의 에덴수도원에 영철이 찾아왔다.

영철은 사기를 당하고 죽기 직전 제주도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제주에 왔다는 말을 하면서 수도원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되고 이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로또 1장을 건넸다. 그런데 다음날 영철은 심장마비상태로 발견된다. 영철이 준 로또는 1234160억에 당첨되었다. 수도사들은 영철의 죽음이 수도원에 오해를 불러온 우물처럼 또다른 오해를 불러올 것이 두려워 영철의 시체를 처리하려고 한다. 그후 영철이 가진 복권을 찾으려는 의도를 가진 수빈이 영철의 아내라며 찾아오고, 수빈을 뒤쫓아 사채업자들이 들이 닥치는데...

 

<도서내용 중>

 

p23. “도미니코 수사님이 부탁하시길 제가 당신의 장례미사를 강론 할 때...여러분을 웃겨달라고 하셨습니다. 주님 곁으로 가는 기쁜날에 모두가 웃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말입니다. -다같이 한번 웃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p132. “애초에 우리가 누명을 쓸까 두려워서 이 지경까지 온 게 아니지 않습니까! 베드로 수사님 말씀이 맞습니다. 의심을 받는다 해도 사실이 아니니 누명은 벗게 되겠지요, 하지만 과연 사람들도 그럴까요. 우리가 죄짓지 않았어도, 우리를 죄인 취급하겠지요. 사실을 왜곡해 그것을 진실이라고 떠들겠지요. 그 오명이 훤하기에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 아닙니까! 그렇게 겪어오고도 모르시겠습니까?”

 

p215. “원장 수사님. 이건 아무래도 아닙니다. 제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 그 위험 천만한 데다 영철 형제를 집어 던지는 것도 할 짓이 못 될뿐더러, 지금 저 수사님들은 상태가 이상합니다. 제가 알던 분들이 아니란 말입니다.!”

 

p267. “처음에 영철 형제가 그렇게 되셨을 때는 큰일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필이면 왜 에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야만 했는지 솔직히 주님을 원망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하나하나 곱씹어 보니 아니었습니다. 하필 왜 에덴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p406. 어쩌면 올리는 게 내리는 것보다 힘들어서가 아닐지도 모른다.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믿음이 없는 행동도 죽은 것 아닐까. 어제의 우리에게는 믿음이 있었고, 지금의 우리에게는 믿음이 없어졌기 때문에...이 행동이 더욱 고된 것 아닐까.

 

p443. “한 가정의 절망이 두려워 도망치는 말이었습니다. 원망이 두려워 희망을 주지 못했습니다. 미안합니다. 너무 늦게 용서를 구해...정말 미안합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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