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애니 라이언스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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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503페이지에 달하는 짧지 않은 소설이지만 읽기 시작하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유도라가 잘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로즈의 통통 튀는 일상들이 궁금해서, 그리고 로즈와 이웃들의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도서는 존엄사와 주체적인 삶을 사는 노년이라는 키워드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더불어 친구관계의 왕따에 관련된 부분도 함께 생각하게 한다.

 

안락사는 스위에서만 법적으로 인정이 되고 있다. 내마음대로 살 권리, 내마음대로 죽을 권리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다. 삶의 방향은 내가 어느정도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죽음은 그렇지 않다. 나에게 어떤 마지막이 남아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내 마지막에는 참 잘 살아냈다는 인사를 건네고 싶다는 욕심이 있을 뿐이다. 나 역시 안락사 혹은 존엄사를 선택할 수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선택할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소설의 주인공 유도라 허니셋은 자신의 모든 삶을 가족에 대한 희생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혼자 나이를 먹어간다. 그러다 존엄사라는 마지막을 선택하게 된다. 자신의 삶에 예상하지 못했던 로즈를 만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친구가 되는 그런 상황들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있음을 느끼면서 주변의 도움을 받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노년이 되면 소외감이나 박탈감등을 느끼게 되면서 어쩌면 고집스러움을 무장한 모습으로 변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허니셋의 초반 모습은 역시 그러한 노인과 다름이 없다. 죽음에 가까워 지는 것에 대한 무기력함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의 따뜻한 관심들이 유도라에게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돌아보고, 주변을 더 둘러 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게 된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은 유도라의 유년기 부터의 성장과정과 노년의 현재 모습 2PART로 구성되어 있다. 그녀의 성장과정속에서 그 마음들이 이해가 되어 그녀를 안아주고 싶어진다.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에 담긴 유도라의 속마음과 로즈의 유쾌함을 담은 대화체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더불어 나는 나에게는 어떤 사람인지, 내 이웃에게 어떤 사람인지 살피게 된다. 편하게 읽기 시작하다 어느새 가슴이 먹먹함을 남기는 소설. 책 마지막장을 넘기고 책표지에 손을 올리고 한참 숨을 고르는 나를 발견한다.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선물같은 소설이다.

 

<줄거리 일부>

 

전쟁통에 아빠와 헤어지고, 여동생 스텔라가 태어났다. 엄마는 스텔라가 태어난 것이 불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듯 스텔라와 사사건건 부딪치고, 유도라는 엄마와 동생을 부탁한다는 아빠의 부탁을 잊지 못하고 자신의 삶을 희생하며 가족을 위해 살아간다. 학교를 졸업하고 은행에 다니며 에디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결혼식을 몇일 앞둔 어느날 스텔라가 에디와 가출을 감행한다. 그후 스텔라로부터 임신 소식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전화가 오지만 어떤 이유로 전화가 끊기고 스텔라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는데..

 

여든 다섯 유도라는 매일 선글라스를 끼고 당당히 수영장에 다니며 혼자만의 삶을 이어간다. 그러나 딱히 삶이 재미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 또래 할머니로부터 안락사 안내물을 받아 본 후 자신이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자신의 생일에 존엄사를 결정하고 회사에 상담을 받는다. 그리고 옆집에 학교에서 왕따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는 로즈를 만나게 된다. 로즈의 독특한 패션 취향과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들이 유도라의 마음에 조금씩 스며들지만 유도라는 자신의 마지막을 위한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결과를 통보받은 유도라는 여행을 간다는 말을 전한 후 길을 나선다, 공항에 도착한 유도라에게 로즈로 부터 이상한 느낌의 전화를 받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55. 내 죽음이니까 내 방식대로

 

p90. “아니에요!”로즈가 소리쳤다.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그런 거잖아요. 당연히 슬프죠. 사람이라면 누구나 울고 싶을 때가 있어요. 게다가 우린 친구잖아요. 안그래요?” 로즈는 결코 놓아주지 않을 것 같은 짙은 갈색 눈으로 유도라를 바라보았다.

 

p118. 유도라 자신은 과연 로즈처럼 천진하게 살아본 적이 있었는가. 인생을 숙제가 아닌 즐거운 놀이로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지만 그런 순간을 떠오르지 않았다. 심지어 자신은 애초에 어른으로 태어났고, 늘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돌보며 살았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아본 기억은 없다. 그녀 주변에는 늘 보살핌이나 위로가 필요한 누군가가 존재했다. 유도라는 로즈가 조금 부러워졌고, 동시에 궁금해졌다. 아빠가 전사하지 않았다면 과연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것은 종종 드는 생각이었고 답은 늘 같았다. 분명히 훨씬 더 기쁜 삶을 살았을 것이다.

 

p163.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자연스러움 힘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삶의 환희로 가득찬 수류탄 같은 이 어린 소녀는 도대체 왜 자신을 친구로 고른걸까. 유도라는 로즈와 모든 것이 반대였다.

 

p250. “로즈는 확실히 제 삶으로 살금살금 들어왔어요,”-“대단한 아이에요. 제 생각에, 우리 꽤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p407. “명심해야 할 것은, 남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원하는 것을 해야 한다는 거야.”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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