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평점 :
서평]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집에는 이승훈, 김단한, 고반하, 함서경, 강솟뿔 작가의 수상작 단편 5편이 실려있다. 어떤 수상을 한 소설이라면 조금 어둡고, 읽기 힘들거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3]에 실린 단편들은 재미와 감동, 휴먼을 잘 버무려 놓았다. 짧은 소설들이지만 각 소설에 담긴 이야기들은 어떤 울림이 있다.
이승훈 작가의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와 김단한 작가의 울다, 그리고 고반하 작가의 인간다운 여름은 특이점이 온 AI, 더 나아가 인간과 아주 유사한 모습을 갖춘 휴머로이드가 인간과의 유대를 가지게 되고, 어쩌면 더 인간적인 감정을 표현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함서경 작가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좀비가 창궐한 시대에 인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강솟뿔작가의 여보,계(Hey, chicken!)는 인간사회에서의 유대를 묵직하면서도 코믹하게 표현하고 있다.
다른 매력을 가진 5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각자 다른 느낌을 받게 되지만 나는 김단한 작가의 울다에 쏙 빠졌다. 인어공주 울다와 마지막 해녀 소향이 각자가 가진 생각들을 풀어내기 위해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음이 쓰인다.
5편의 소설은 탄탄한 이야기 구성을 기반으로 재미와 감동이 함께 한다. 각 소설 마다에 담긴 이야기 들은 인간성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하게 만든다.
단편 소설이지만 그 이야기들이 주는 매력은 다양하다.
<줄거리 일부>
*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지시’
기술의 발전으로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AI심판으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시대. 최후의 인간 야구 심판인 주인공이 마지막 야구경기에 참여한다. 주인공을 모델로 한 AI심판 ‘FF-001’은 주인공을 선배라 부른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눈치챈 주인공은 현 KBO 총재이자 전 프로야구 선수였던 염윤석을 의심하게 되고 FF-001을 통해 승부조작의 진실을 파헤지기 시작하는데
* 울다
순향은 어린시절 바다에서 부모님을 잃고 생계를 위해 해녀가 되어 자신을 보호하는 언니마저 바다에서 실종된다. 바다가 밉고 두렵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해녀 삼촌들과 함께 해녀가 되었지만 바다 생물이 멸종되면서 해녀마저 사라졌다. 마지막 해녀로 남은 순향에게 사회복지사 예진이 어느날 인어공주라 불리는 최초의 수중 로봇 울다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말을 전한다. 울다를 만나게 되면서 순향은 울다와 은밀한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되는데..
* 인간다운 여름
편의점에서 휴머노이드 도현을 본 후 사귀고 싶다는 말을 하는 유리를 위해 주인공 지나는 시스템을 해킹해 연애 기능을 활성화 한다. 인간과 휴머노이드의 연애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자는 의견에 유리는 동의를 하고 촬영을 이어가지만 도현이 연애감정을 표현하지 않게 되자 지나는 그 이유를 찾기 시작하는데.
* too much love will kill you
좀비바이러스가 만연한 시대에 자신이 운영하던 약국이 불로 전소해 집에 거주한다. 외출하던 길에 좀비 바이러스 완치자인 옆집 남자를 만나게 된다.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조금씩 가까워져 가던 중 옆집남자가 미술학원 강사였고,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생계를 위해 좀비페티시가 있는 사람들이 찾는 업소에서 일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어느날 죽은 여자의 동생이라는 여자가 찾아와 이들을 위협하는데..
*여보,계(Hey, chicken!)
영화감독이지만 소득이 없는 준규는 전 여자친구가 배신하면서 두고간 아롱이가 있다. 노견인 아롱이가 죽게 되자 아롱이를 묻으면서 자신도 죽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비오는 날 길거리에서 팔리는 병아리를 떠안게 되지만 병아리들이 다 죽는다. 그중 한 마리가 살아남아 현선생이 지어준 여보,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키우게 된다. 예보계 덕분인지 준규의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작업을 하자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지만 뜻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도서내용 중>
p82. “인간이라서 그럽니다. 인간은 가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이런 터무니 없는 상상을 해요. 그리고 그런 상상이 나 같은 사람을 살리죠”
p87. 제가 아쿠아리움에서 공연을 하는 것도, 할머니를 만나는 것도 그 이유예요. 그들은 분명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겁니다.
p141. “배신자, 내 말 잘 들어, 인간이 원래 그래. 그게 네 탓은 아니야. 네 마음이 깨어난 것도, 따지고 보면 인간 때문이잖아, 인간처럼 만들어 놓고 로봇이라고 걷어차는 세상이 아니었다면 너는, 그대로였을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그딴 걸로 힘들어 하지 말고. 살아, 그냥.
p189. 만약 그가 생각하기를 자신이 망가졌다고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지금도 괜찮아. 나무에 꽃이 피어도 져도, 잎사귀마저 다 딸어지고 가지 몇 개가 잘려나가더라도 나무는 언제나 나무이지 않니.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