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논드호-지구에서 땅이 완전히 사라졌다.

다마논드호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정지혜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4월

서평] 다마논드호

정지혜 작가의 [다마논드호]는 땅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상상으로 19척의 배라는 공간에서 삶을 영위하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생존을 위해 배를 타고 떠나야 하는 부분은 영화 2012를, 희망이 없이 절망적인 공간인 37주거 단지는 설국열차의 꼬리칸을 연상하게 된다.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산아제한도 필요하다. 그렇기에 결혼도 출산도 허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은 영화에서 다루어진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모든 이야기들이 도서 [다마논드호] 역시 최상위계층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다마논드호]에서 행해지는 모든 행위는 최상위계층의 사람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제도들이다.

[다마논드호]는 인간이 지구를 괴롭힌 결과로 땅이 수면아래로 완전히 사라졌고,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바다를 계속 오염시키는 방법을 선택한다. 땅이 있던 시절에서의 이야기들은 금서로 전해지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한 힘이 필요한 이들은 용왕과 왕부라는 종교를 만들어 내고 사람들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르게 만든다. 자신이 소속된 계급에서의 오래된 적응은 그들의 삶이 전부라는 생각과 오랜 시간 속에서 변화되지 않는 권력의 힘 앞에서 나약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다마논드호]에 등장하는 이야기 들은 현재 우리 시대의 오만한 권력과 종교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고, 사회 전반적으로 퍼져 있는 불공정, 불합리등을 살피게 한다.

[다마논드호]는 최하위 계층에 아이가 최상위계층으로 옮겨지게 되고 그 이유가 무엇인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비밀들, 죽음에 처한 아이를 지켜준 사람과 어두운세계에서 축복받지 못한 아이의 탄생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인가? 결말로 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환경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는 우리 마음에 두려움이 느껴질 만큼 심각하다. 인간이 가진 지혜로 이 시기를 극복하고 다마논드호라는 불편한 상황은 없기를 바래본다.

<줄거리 일부>

다마논드 국립학교에 다니던 산도는 사립학교에 특별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지만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저 제일 밑바닥에서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싶다. 그러던 중 몬구라는 아이가 전학을 왔다. 산도와 달리 몬구는 공부에 집중하고 산도에게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산도가 몬구를 다치게 하고 몬구는 산도를 데리고 고위직 자제인 학생들을 찾아 다선다. 그런데 몬구는 굽히거나 비굴하지 않고 오히려 비밀을 말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게 되는데. 산도와 몬구가 가진 비밀은 무엇일까.

해천제에서 왕부교체를 발표하겠다는 통보를 받는 왕부와 새로운 왕부자리에 오르게 된 곤야는 권력의 최상부에 존재하는 그래니에 대한 두려움을 느낀다. 바다와 하늘에 제를 올리는 해천제를 위해 항해를 시작하는 다마논드호. 왕부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손바닥 위에 올려두고 주무르기 위해서는 최하위 삶을 연명하는 사람중에서 골랐다. 버려질까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을 이용하기 위해서 부리기 쉬워야 하니까. 그 와중에 다마논드호의 어두운 곳에서 새 생명이 탄생하고, 구왕부의 권력을 유지하고 싶었던 제자들은 무시무시한 계획을 실행하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49. “ 이 모든건 건 다마논드호의 안정과 체제 유지를 위한 일이야. -넌 왕부 노릇만 잘해주면 돼, 사는 거 별거 없지. 사람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걸 얼마나 중시하는지 너도 곧 알게 될거야,

p69. 다마논드호에서의 삶이란 탄생의 순간에 모든 것이 결정난다, 그들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자기 삶을 후손에게 물려주길 원하고 그들이 누리는 것들을 뺏기고 싶어 하지 않았다.

p124. 선장이 지금보다 젊었을 적에 왕부에게 금서를 보여준 적이 있다. 바다는 원래부터 이런 빛깔이지 않았다. 푸르고 맑고 아름다웠다. 찐득하고 검붉지 않았다. 빗방울을 모아놓은 물보다 더 깨끗했다.

p171.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보는 방향에 따라 평범하기도 이상해지기도 한다. 어느 편에 서서 세상을 볼 것인가는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비극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이 설 곳이 정해져 있다.

p216. 산도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 수호그룹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바닥에 납작 엎드려 기어야 한다고 했다. 몬구의 생각은 달랐다. 그렇게 저자세를 유지하니까 입김 한번이면 날려버릴 수 있다고 착각하는 거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