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나의 할머니 -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온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
이시문 지음 / 어른의시간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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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할머니, 나의 할머니- 어머니란 이름으로 살아온 우리 여성들의 이야기

 

[할머니, 나의 할머니]를 읽으면서 내내 난 우리 엄마가 떠올랐다.

어려운 시대를 살았고, 견디어 냈고, 자신의 삶이 숙명이라 여기는 체념도 포함된 내 어머니 세대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고마운 마음과 더불어 미안함 까지 떠올리게 되는 장면 장면들이 내 어머니가 나에게 했던 이야기 들이어서 더 공감이 되었다.

 

작가 이시문은 [할머니, 나의 할머니]를 통해 자신의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들이 자신들의 삶에 자신보다는 가정을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여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녀들이 다른 이들 보다 강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역시 자신이 아닌 가족이었다.

 

나는 내 엄마에게 이름 불러 준다.

나는 시대가 변하여 나의 이름을 불러 주는 사람이 있고, 나 스스로 내이름으로 나를 불러달라 말한다. 그러나 내 엄마세대는 누구의 엄마, 무슨무슨댁이 그녀들의 이름이었다. 내 엄마 역시 당신의 이름으로 불려지길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는 내 엄마의 이름을 부른다. 사랑하는 000여사님!

 

[할머니, 나의 할머니] 작가 이시문은 자신의 할머니는 선산 김씨, 외할머니는 삭령 최씨, 어머니는 연안 이씨라는 정확한 성씨부터 시작하여 그녀들의 삶을 이야기 한다. 도서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은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혹은 경험했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옛이야기 하듯 들려준다. 어쩌면 오래된 역사책에 등장할 법한 이야기들의 드러나지 않았던 진실 한페이지를 듣고 있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개인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는 개인의 역사가 된다. 도서 [할머니, 나의 할머니]를 읽고 있으면 내 주변의 여인들의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그녀들의 삶을 한번씩 안아주고 싶다.

 

<도서내용 중>

 

p40.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조금 뻔뻔하게 아빠의 고모가 그랬듯이 할머니도 친정에 가서 내 몫도 조금 달라고 하면 도와주셨을 것 같은데, 그러기에 할머니는 너무도 자존심이 강했다.

 

p43. 그때부터 였다. 나의 할머니는 욕잘하고 잘싸우는 전사 캐릭터로 변모했다. 그 편이 아들하나 데리고 전쟁과부로 씩씩하고 용감하게 살아가기에는 더 나았다. 그렇다고 어디가서 진상을 부리며 욕심 사납게 자기 몫을 챙기시지는 못했다

 

p102. 바람이 하나도 안부는 상태를 할머니는 바람이 잔다라고 했고 그러다가 어디서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기분 좋게 불어오면 아이구 그 바람이 참 맛있게도 분다라고 했다.

 

p177. 요새는 부디 사람들이 착한적이라도 해줬으면 할때가 많다. 그때는 최소한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라도 배척과 혐오가 자랑은 아닌 시절이었다.

 

p231. 양로원에서 나의 외할머니를 복 할머니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이 90이 넘도록 남편과 해로하면서 할아버지가 할머니께 이것저것 잘 챙겨주고 어디든 같이 다니니- 외할아버지가 퍽 나쁜 남편 카테고리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평생에 얼마쯤은 남편이고 자식이고 없이 자유롭게 살고 싶은 마음이 어느 정도 있지는 않으셨을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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