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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 제12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00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2월
평점 :
서평]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 는 이도해 작가의 청소년 소설로 제 12회 자음과 모음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다.
미식가들의 후각을 마비시키겠다는 쿠키, 세상에 절대 도움되지 않겠다는 수학천재였던 뚜벅이, 현실세계의 연결고리를 무너뜨리기 위해 몇십년 후 악성바이러스가 퍼지게 하겠다는 킬로등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복수는 소심하고 말 그대로 복수에 재능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복수를 결심하게 된 대상들은 그들의 말과 행위가 크고 작은 생채기를 남긴다는 것을 모른다.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그것이 잘못된 일임을 모르는 척 하는 것. 그들이 모두 복수의 대상이다.
가정폭력을 일쌈던 아빠의 가출, 유명 아이돌인 오빠와의 관계 속에서 베어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상처를 돌아보게 된다. 주인공과 오빠인 은성, AA모임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이 각자가 가진 마음속에 품은 상처들을 밖으로 꺼냄으로써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반 애들 모두가 망했으면 좋겠어]는 학폭에 시달리는 주인공 베어가 중심이 되어 이야기를 끌고 간다. 복수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이 약간 공포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주인공이 하려는 복수가 과연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약간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잘 하는 점(공부)을 이용하겠다는 부분에서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심 안도가 되기도 했다. 풋풋한 18세 고등학생이니까.
베어가 학교에서 당하는 모든 일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게 된다. 그저 재미삼아 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피해자에게는 심리적, 육체적인 파괴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것들은 잠재의식 깊이 박혀 있어 성인 되어서도 극도의 공포감으로 몰고 가기도 한다. 학교에서 교사들, 그리고 함께 하는 어른들이 좀더 관심을 가지고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등장 인물들이 자신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선행된다는 부분에서 응원을 하게 된다. 자신이 단단해 져야 주변에 도움의 힘도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마다 잘해내고 있다는 다독임과 더불어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 역시 잘 해내고 있다고 다독여 주고 싶어진다.
<줄거리 일부>
아이돌 오빠를 둔 주인공은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빠의 가출, 다시 자신들을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성적에 집착한다. 잘못된 문제집의 정답으로 인해 시험문제를 틀린 주인공은 반발심으로 ‘미미책방’에서 빨간 펜으로 문제집을 훼손하게 된다. 이로인해 서점 주인 미미로부터 독서모임에 참석하라는 협박아닌 협박을 받는다. 이후 모임에 참석한 주인공은 이곳이 단순한 독서모임이 아닌 모임 멤버 각자가 세상에 복수를 하기 위한 모임임을 알게 되고, 다들 실명이 아닌 별명으로 불리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게 이곳의 룰이다. 베어라는 별명을 얻은 주인공. 이곳에는 자신과 같은 반에 있던 양주홍(뚜벅이)을 만나 그녀가 자퇴한 이유가 학폭이었음을 알게 된다. 베어 역시 학폭을 당하는 상황이어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복수방법은 반 아이들에게 시험에 대비한 오답노트를 전달하는 것. 왕따 괴롭힘을 당하지만 성적우수한 아이가 전하는 오답노트를 받게 된 아이들은 어떤 시험 결과를 얻게 될까..
<도서내용 중>
p11. “얘, 그렇게 쉽게 사과하면 안 되는 거란다.”
울먹거리던 나는 뜬금없는 말에 눈이 동그래졌다. 그녀는 내 교복의 명찰을 떼어서 내 손에 친히 쥐여 주기까지 했다.
“이런 것을 달고 다니는 것도 물론 안 되지.”
117. “나보다 공부를 잘하거나 못한다고 해서 그게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해? 난 내 앞에 몇 명이 있는지가 훨씬 중요한걸.”
p157. “프로젝트는 완벽하게 독립적이고,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아야 합니다. 결국 내 문제니까요. 아무튼, 나처럼 허무하고 자괴감 드는 일은 없기를....베어의 프로젝트가 완벽히 성공하기를 빌겠습니다.”
p194. “가장 먼저 네 일을 수습하려고 노력한 어른이잖아?”
p220. 나는 결심했다. 앞으로 걷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p229. 지금의 나는 문제 하나에 연연하는 그런 나약한 인간이 아니다. 내겐 재수도 있고 삼수도 있다. 그걸 뒷받침해줄 재수 없지만 돈 많은 오빠도 있다. 내 답이 오답이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건 예상 외로 훨씬 많은 안정감을 주었다. -“누군가를 끌어내리는 건 의외로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고.”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