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ㅣ 현대시학 시인선 107
이경선 지음 / 현대시학사 / 2022년 11월
평점 :
서평]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시집.
2021년 월간 <시> 윤동주 신인상으로 등단한 저자 이경선 시인의 시집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을 읽으면서 이사람의 나이가 궁금해 졌다. 1990년 생. 시인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추억들이 오래전 내가 그랬던 시간 속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내 추억에도 꽃피는 계절이 있고, 조금은 소란한 계절의 모습도 있고, 그러한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미소 짓게 되기도 한다.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은 1부 꽃, 2부 가을, 3부 눈, 4부 여름으로 이어진다. 각각의 시간들 속에서 시인의 기억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우리가 놓치고 사는 인연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시인이 조곤조곤 읖조리는 서정적인 시어들을 읽다보면 소설을 읽고 있는 듯 하다.
도서 뒷면에 몇몇 작품에 대한 해설을 따로 해 두었다. 해설은 그저 읽는 사람이 참고만 하면 된다. 읽는 사람 나름의 느낌은 다 다르기에. 어쩌면 교과서적인 감성으로 시를 읽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 수 있구나 하는 정도에서 해설을 읽어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기교넘치는 시들 보다는 편하고 가벼운 글들을 담은 시집이 좋다. 시인의 [소란이 소란하지 않은 계절]에 담긴 시어들 역시 편안하다. 읽다보면 편안한 옛기억이 떠오르고, 그 기억들 속에 인연들을 떠올리면서 기분좋은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도서내용 중>
p27. 아름다워라 인생은 두줄 걸음이니 맞잡을 손 하나 있어 정情어린 꽃내음 나눌 수 있다면 무얼 더 바랄 것 있겠는가?
p76. 새 얼굴 쓰는 일은 때로 나의 상실이거니와 너의 상실이기도 했다. - 진짜 얼굴이 무언지 알지 못한 적 있다.
p95. 오늘도 모르는 일이 많은 나는 멀리 저 얼굴을 보듬고 흔들리는 촛불은 따숩기도 하다.
p118. 주먹만 하게 토실한 것이 그리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마주친 마음이 멀리 가지 못하고 멈춰서 기억으로 손짓하고 있다. 선명하게 걸어든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