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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링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8
조규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9월
평점 :
서평] 페어링/조규미/자음과모음
[페어링]은 얼마전 고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몇몇 드라마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다루기도 하니 시대가 얼마나 성적위주의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는지를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그러한 행위가 결코 정당화 될 수 없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들이 하는 최선에 우리는 찬사를 보내야 하는 것이다. 성적이 어떻든 간에.
시대가 많이 바뀌어 아이들 개개인의 개성을 어느정도 인정해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을 특별하게 대하지 않는다. 단지 성적으로 아이들을 평가한다. 이 부분은 내 학창시절과 그리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
소위 왕따, 무시를 경험하는 주인공 수민이, 그리고 시험 성적 때문에 부모의 체계적인 학습관리 등에 많은 스트레스를 가진 세진이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게 되는 많은 일들이 결코 쉽지 않음을 알게 한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한 아픔, 자신의 말소리를 내지 못하는 마음. 세진만이 가진 비밀의 무게 등.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친구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에서 우리 아이들의 등을 토닥여 주게 된다. 잘하고 있어! 하면서
p179. “그래, 우리 함께 살아 내자. 함께 이 지난한 시간을 통과하자. 지금 죽으면 너무 억울한 거잖아......, 그러니까 살아남자.”
페어링의 뜻이 궁금해 검색해 보니 블루투스 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동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페어링]에 등장하는 주인공 수민이는 남들보다 예민한 청력을 가지고 있어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설정이다. 주인공이 들어야 할 소리들은 우리 사회에서 입시라는 전쟁을 치르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어떤 것들인지 그들의 작은 소리에 귀기울여 함을 암시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줄거리 일부>
고등학교 입학 첫날 새로구입한 이어폰이 사라졌다. 담임의 도움으로 반 아이들 모두가 미니(이어폰)를 찾는다. 그 후 극혐1호가 된 수민이. 그녀는 예민한 청력을 가지고 있어 작은 소리도 잘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서 다차원이라고 불리는 성적 상위를 유지하는 아이들과 팀으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말이 팀이지 다른 아이들의 잡일을 대신하는 역할이다. 다차원 아이들의 심화탐구보고서를 위해 비어있는 방송반에서 자료 조사를 하던 중 주인없는 이어폰을 얻게 된 수민이에게 이어폰을 통해 가끔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다. 과거 방송반 화재 당시 친구를 구하려다 사망한 선배이야기를 들은 수민은 그 사건을 알아보고 싶어 시험기간에 다른 친구들 몰래 방송반에서 과거 자료를 들고 나오는데 이 행동이 거대한 사건으로 수민을 몰아가는데..
<도서내용 중>
p69. 학교를 왜 다녀야 하지? 미래를 위해서? 꿈을 위해서? 아니면 다들 다니니까? 학교란 곳은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차방정식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쉽게 풀 수 없는 킬러 문항이었다. - 빛나는 아이들 곁에 있다고 해서 나도 빛나지는 않았던 것이다.
p121. 화가 나고 슬픈데 털어 놓을 사람이 없어서 더 답답해지는 마음, 누가 내 말을 들어줬으면 좋겠는데 옆에 아무도 없는 쓸쓸한 마음말이다.
p135. “그애 옆에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있었을지도 모르지. 무슨일이 든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거야.”
p175. “그래. 가볼래. 그런데 같이 갈 사람이 없어. 수민아, 네가 같이 가줄래?
p193. 내 힘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내 주머니 속에서 시작된 것이었다니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페어링#조규미#자음과모음#청소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