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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의 근사치 ㅣ 오늘의 젊은 문학 6
김나현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6월
평점 :
서평] 휴먼의 근사치/김나현/다산북스
가까운 미래 북극의 빙하가 녹고 세상의 많은 부분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이라는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고, 인공지능의 발전은 현재 우리 주변에 많은 것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은 기업에서부터 사회 전반적인 부분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지금은 가정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영상매체에서는 모델, 가수, 배우 등 인간의 형태를 갖춘 캐릭터들이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조만간 우리는 사람의 형상과 거의 똑같은 형태의 인공지능이 나타나게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은 대다수가 하고 있다.
소설은 형태에 더해 사고와 감정까지도 인간과 비슷하게 느끼게 되는 인공지능을 탄생시킨다. 종래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감정을 가지는 인공지능.
상실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인간과 인공지능간에 우정이라는 감정을 쌓아가고, 가족이라는 울타리까지 만들어 낸다.
[휴먼의 근사치]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은 인간을 지켜야 하는 기본값에 개발자로부터 자유의지를 전달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아이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한다.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많은 이름으로 자신을 변화시켜온 구실장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이다.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납치당해 로봇화된 사해. 그는 인간인가 로봇인가? 인공지능이지만 자신들이 자유의지를 통해 발전하는 그들은 인간인가? 로봇인가?
소설은 인간과 인공지능이라는 존재가 서로에 대한 존재를 부정하거나 확인하지 않는다. 그저 서로에 대한 다름을 인정하면서 함께 의지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낸다. 인간의 존엄성은 정말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가치일까?
[휴먼의 근사치]는 읽는 내내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내 사고를 다시 살피게 한다. 나는 그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게 될까? 많은 의문을 던진 소설이다. 따뜻한 마무리가 있어 너무 편안하게 책을 덮는다.
<줄거리 일부>
이상 기후로 인해 지속적인 비가 내려 지상에 있는 대부분이 물속으로 잠긴다. 모든 식료품생산은 정부의 통제에 놓이고, 수해민을 구하기 위한 구조보트가 운영된다. 이소의 부모는 배를 수리하는 정비공이 필요하다는 구조보트의 요구로 부모와 헤어진다. 이후 이소는 보호자 없는 아이들을 보호하는 보호소에 입소하지만 이곳에서 왕따를 당하고, 18세 나이가 차서 퇴소 후 태거하우스에 취업을 한다. 이곳에서 영화를 분류하고 적합한 태그를 다는 일를 하는데 이를 분석하는 인공지능 ‘이드’ 가 이소의 태그에만 오류를 일으킨다. 이소는 구실장으로부터 이드의 오류를 막기 위해 이소를 해고해야 한다는 말을 전해 듣는다. 이후 우연히 이드가 있는 곳에 도착한 이소는 이드로부터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듣고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이드는 자신을 만든 사람이 인공지능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K가 만든 인공지능이며,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폭력 등 파괴적인 학습능력을 강화하고 있음을 전해 듣는데...
<도서내용 중>
p68. “갔다와” 그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것만 약속받으면 됐다.
p119. “나는 인간의 가치에 기여해. 그것이 기본값이야. 그런데 그들은 나에게 인간의 가치를 부수는 법을 학습시키려고 해”
p146. “지치든 아니든 그냥 와.”
p155. 고맙다는 것은, 남이 베풀어준 호의나 도움 따위에 대하여 마음이 흐뭇하고 즐겁다. ㅡ그런 뜻이었다. 흐뭇하고 즐거운 마음, 그것은 무엇일까.
p192. 그래서 내가 기억하기로 한 그들의 마지막 모습은 결연하고아름다운 순간까지였다. 그리하여 아무도 울지 않은 이야기의 결말을 최종 버전으로 저장하고 싶었다. 나는 인간이 후회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이 나를 그런 존재로 만들기 위해 살아왔다는 것을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모든 것을 기억할 수도 있고, 모든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인간이 아니었다.
p248. 그는 행복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자신 역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인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과값에 이르렀다. -조금만 늦어도 툴툴 거리는 이소의 잔소리를 듣지 앟기 위해, 서둘러 모두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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