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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설은아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평점 :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설은아/수오서재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마음이 묵직하게 와 닿는 통화 내용들.
내가 외롭거나, 슬픔이 있거나, 어쩌면 마음 깊은 곳에 담긴 꺼내기 두렵거나,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전화가 있다.
듣는 이가 없어도, 들어 주길 바라는 마음 깊은 곳에 담겨 있던 그 말들을 꺼낸 그들 모두에게 어깨 토닥토닥 해주고 싶어진다.
작가는 “내가 외로운 이유는 누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걸 꽤 오래전에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라는 전시회를 열고 동명의 에세이집을 펴냈다. 전시장에 설치된 공주전화 부스에서 전화기로 자신의 마음을 남기면 녹음이 된다. 3년동안 부재중 통화라는 이름으로 10만통이 넘는 목소리가 남겨졌고, 퍼포먼스를 통해 이 목소리들을 놓아주는 작업을 한다. 목소리를 놓아준다는 말이 아픔을 치유하는데 약간의 기운을 넣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 곁을 떠난 사람들. 스스로에게 하는 말들, 그들에게 전하는 말들은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간단하지만 그들의 말속에는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조언이나 충고도 필요없다. 단지 내 마음에서 하는 말들을 전할 뿐이다.
그중에서 한참을 바라봤던 페이지
p296. (침묵후 통화종료) 다수의 부재중 통화
그들의 침묵은 어떤 마음이었을지..
저자는 언제든지 전화번호 1522-2290을 통해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에 접속할 수 있고, 지금도 매일 누군가의 부재중 통화가 남겨지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도착하는 한, 계속해서 이 번호를 열어둘 예정이라고 전한다. 나도 문득 전화해 보고 싶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남길까?
<도서내용 중>
p68. 전시 후 작가는 이 모든 이야기를 세상의 끝에 놓아주고 오는 의식을 진행한다. 첫해의 이야기들은 공식적인 세상의 끝,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의 바람 속에 자유롭게 놓아졌다. 그후 모인 이야기들은 두 번째 세상의 끝, 고요한 사하라 사막에 놓여질 예정이다.
p123.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치장한 이야기가 아닌, 거울 앞에선 맨 얼굴의 이야기들. 머리가 아닌 가슴이 하는 말들. 혼자 끌어안고 있는 이야기들에게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이제능 자유로워지라고 말을 건네고 싶었다.
p168. ‘정말 마음의 눈으로 보면 미워할 사람이 없구나.”
p212. 신기한 건 현재의 감정을 흘려보내고 나면, 다음 페이지에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더 자연스럽고 지혜로운 나다운 방법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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