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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왈가닥 비바리 ㅣ 케이팩션 5
천영미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4월
평점 :
[서평]조선의 왈가닥 비바리/천영미/고즈넉이엔티
[조선의 왈가닥 비바리]는 읽는 내내 너무 기분좋은 유쾌함이 있다.
책을 덮고 한참을 책표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왜 조선시대판 빨강머리 앤이라고 표현했는지 고개가 끄덕여 진다.
만덕의 주어진 환경은 주저 앉을 수 밖에 없는 암담함이 있지만 그녀는 결코 주저 앉지 않았다. 기방이라는 두려운 곳에 들어서지만 그녀는 씩씩하다.
p38. “여기 살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열심히 밥값을 해 볼께요. 그런데 오늘 하루만 제게 슬퍼할 시간을 주시겠어요? 너무 갑자기 가족을 모두 잃어서요...”
그녀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 월향과 육손, 육손과 이름이 같은 술빚는 양춘, 대목장 방만.
이들은 모두 가슴이 아픔이 있고, 사랑이 있다.
만덕의 사랑스러움은 결국 바다에 사랑을 잃은 월향과 양춘을 바다로 이끌어 상처를 치유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p158. “그야 아즈방이랑 아즈망이 제 가족이니까요. 가족도 날 버리고 떠났을 때, 그래도 날 받아주고 지켜주신 분들이니까요. 사랑과 관심을 넘치도록 받으면서 이곳에 살고 있으니까요.”
소설에는 악한 역할을 하는 몇몇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악함은 결국 만덕을 굴복시키기에는 너무 힘이 없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엉뚱함을 가진 만덕의 삶에는 긍정과 자신만을 위한 삶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욕심을 내려놓을 수 있는 이타성이 배어 있다. 또한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그 감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지를 보여준다.
[조선의 왈가닥 비바리]에 등장 하는 바다의 속삼임을 통해 바다에 대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바다는 “모든 생명체를 귀히 여기는 존재이자, 생명체 하나마다 깃들어 있는 삶의 의미를 존중하고 돕는 존재이며, 위대한 생명의 근원지”라고 얘기한다. 바다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게 만드는 무서움 또한 존재한다. 그렇지만 바다를 사랑했던 이들은 결국 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다를 닮을 삶을 살아내게 한다.
우리 주변에 월향과 육손같은 어른들이 많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어떤 어른인가 생각하게 한다.
<줄거리 일부>
아버지를 바다에 잃고, 그 충격으로 어머니마저 사망하자, 오빠와 남동생 뭍에 사는 삼촌이 일손을 위해 데려가나 만덕은 제주 기방에 맡겨지게 된다.
남달리 손재주가 좋은 만덕은 바다에서 나오는 조개 등을 이용해 멋진 작품을 탄생시킨다.
자신을 친자식 만큼이나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기녀 월향과 육손이라 불리는 월향의 오빠 육촌. 그들의 노제를 위해 돈을 벌기로 작정하고.
양인인 만덕은 자신을 음해한 진욱의 사주로 문서관리를 하는 박찬성에게 만덕을 기적에 등록하게 된다. 이를 원상복귀 하는 일에는 어려움이 있고 면천을 위한 확인이 되어야 한다.
그녀는 상업에 탁월함을 가지고 많은 돈을 벌어 객주를 운영하게 된다. 그녀의 면천을 위한 확인을 해야 되는 일을 진행하는 중에 나라에 기근이 발생하고 기근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처하게 되자 전 재산을 내어 기근구휼에 나서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108. 아이야, 네가 주어가는 조개껍데기는 사실 힘겨운 삶을 멋지게 살아낸 바다의 ‘별’같은 존재란다
p158. 고양이가 담벼락을 뛰어 넘으려면 잔뜩 웅크리고 있잖아요. 저는 오늘부터 웅크린 고양이가 될 거예요. 잘 준비해서 이때다 싶으면 도약할 거예요. 아주 아주 높이요!
p184. 양춘이 하르방이 하늘이 답이래요. 제 마음이 하늘에 닿아 있으면 그걸로 된거래요. 세상이 뭐라하든 저는 이제 상관하지 않을거예요. - 다음엔 또 뭐가 있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p299.“그 아이 덕에 평생 병신 취급당하던 저는 가슴을 펴고 살 수 있게 되었지요. 뿐만 아니라 그 아이 덕에 평생 연모하고 숱하게 버려지기만 했던 이는 평범한 아낙의 삶을 살게 되었고, 그 아이 덕에 평생 세상을 등지고, 초가에 틀어박혀 살던 이웃은 웃게 되었고, 그 아이 덕에 평생 마음 붙이지 못하고 떠돌던 이는 뿌리를 내리고 살게 되었지요.”
p323.“네가 버려졌다고 생각하지 마라, 네가 우리곁에 그렇게라도 와줘서, 우리는 좋았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어.”
p416.“그렇지. 바다를 닮은 아이, 그게 우리 만덕이니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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