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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ㅣ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이꽃님/문학동네
이바보야. 몰랐냐? 너희는 다 할 수 있다니까.
나는 녀석들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작게 속삭인다.
지금 행운이 다가오는 중이라고.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라고.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운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독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이미지가 강하다.
편안하고, 따뜻해야 하는 집, 가정이라는 공간이 어떤 아이들에게는 두려움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정내에서 일어나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을 모른척 한다는 것, 그러한 일들에 대해서도 용기를 내야 함을 알게 한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에 나오는 아이들에게 운이라는 존재는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는다. 그저 애정을 가지고 살짝살짝 아이들을 지켜주려고 하지만 거의 대부분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행운이 간절한 아이들을 위해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지만 아이들이 용기를 내야 한다는 안타까움도 함께 전한다.
그러나 그 용기는 어른이 내야 하는 용기가 아닐까?
아빠의 폭력에 시달리는 은재, 엄마로부터 정서적인 학대를 경험하는 우영, 은재와 같은 폭력을 겪던 친구를 알던 반장 지영.
어른들에게 손을 내밀어 보지만 어른들의 비겁한 외면으로 아이들은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고 그 상처들이 너무 크다.
15살의 아이들이 견디기에는 너무 버거운 일들이다.
p183“감독님도...알고 계셨잖아요.”
다 알고 있었잖아요. 은재가 아픈거, 혼자인거, 무서워 하는 거.
p191. “도와...주세요.”
평생 두려움에 떨던 아이가. 죽어가기만 하던 아이가 처음으로 살기 위해 입을 연다. 두손을 내밀고 삶을 잡으려 하고 있다.
똑똑똑 창문을 두드리며 너 데리러 왔다고 하는 친구들의 용기에 그 문을 나서는 은재에게 응원을 보낸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은 청소년 소설이다.
그러나 어른이 먼저 읽어야 될 책이다.
나는 과연 어떤 어른인가? 어떤 어른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줄거리>
아빠라는 괴물로부터 폭력을 견디는 은재,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가리기 위해 여름에도 긴 카디건을 걸치고 다닌다. 절대 웃지 않고, 누가 말거는 것조차 싫다. 이로인해 친구도 없어 어두운 이미지로 별명은 다크나이트.
우연히 은재가 창문을 통해 절도하는 것으로 착각한 같은반 친구들(우영, 형수, 지영)에게 은재가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것을 알게 된다.
은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아무도 알기를 바라지 않는다.
친구들은 은재가 용기를 내기를 바라고, 조용히 응원을 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게 없다.
우연히 은재가 아빠를 피해 달리는 모습을 본 형수의 아빠(축구감독) 최감독을 만나 축구를 하게 되는데...
<도서내용 중>
p25. 춥지도 않은데 은재는 늘 카디건을 입고 온다,. 시뻘겋게 부풀어 오르고 보라색으로 멍든 팔을 가리기 위해서도. 사람들은 카디언 안을 들여다 볼 줄 모른다. 고작 카디건 하나로 가렸을 뿐인데.
p31. 타지도 않을 버스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은재가 기다리는 버스가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은재 발 앞에서 버스를 세워줬을거다., 내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이 가여운 아이에게 내 작은 행운을 건넸을 거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이 아이를 위해 해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p46. 잃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끔찍하게 두려운 것도. 난 그냥 다른 애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어, 적어도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고 싶다고.
p110 “잘 봐라, 이 공이 네 인생이야. 달리면서 절대 공을 놓쳐선 안 돼.
“이걸 뺏으려고 태클이 들어올 거다.”
“빼앗겼다고 그렇게 바보같이 서 있을 거야?”
“어쩌긴 네 인생을 친구에게 부탁해야지. 그걸 패스라고 한다.”
p151. 때로는 수백마디 말보다, 진심 그 한마디가 모든 걸 바꿔 놓기도 한다.
p156. 사람의 말이란 이렇게 별것 아니면서 동시에 대단한 것이다. 한사람의 말이 한 사람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아이들은 스스로 자란다. 그렇게 괜찮은 어른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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