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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남자 김철수 - 서른 네 살, 게이, 유튜버, 남친 없음
김철수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보통남자 김철수/ 다산북스
“개명하는 순간조차 판사 앞에서
거짓말을 해야 했어”
2021년 8월 경 어느 드라마를 보고 내가 느낀 감정을 블로그에 적어내려간적이 있었다.
드라마 대화 내용
“시골에 내려온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자는 이곳이라면 사랑하는 사람과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대답한다.
차를 빼달라는 주민의 요구에 남자가 퇴장하고 누구냐 묻자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어 왔다고 전해준다.
차를 빼달라고 했던 주민이
차에서 기다리는 사람은 남자분이시던데. 한다”
나는 그때 나도 사고가 갇혀있구나 했다.
시대가 성소수자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있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도 우리와 다른 소수자들에 거부감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오래전 연예인 홍석천이 커밍아웃하고. 영화제작자 김조광수가 동성과 결혼한다는 사실이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그당시 그들이 사회에 던진 파장은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소수자들이 그들 자신이 다름을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재라는 시간속에서도 그들의 삶은 녹녹하지 않음을 안다.
이성애자는 지극히 정상이고 같은 성에 관심이 가는 감정에 대해서는 비정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금도 나는 과연 그들을 포용할 준비가 되어 있나 생각해 본다.
저자 김철수는 자신이 게이라는 걸 당당히 밝힌다.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고, 이 책을 읽으면서도 저자 자신이 조금은 위축되어 있음도 느껴진다.
저자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단순한 노력을 넘어 목숨을 걸 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조금씩 용기를 내고 세상에 자신이 살아있음을 드러내고,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서 표현하는 방식이 이제는 조금 편안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좀 봐달라고 하는 느낌이다.
그가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건 우리가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것과 다르지 않고, 그가 생각하는 사랑이라는 것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음을 알아달라고 한다. 거기에 덧붙여 우리 가까이 사는 이웃들 역시 그저 보통의 이웃처럼 봐줬으면 하는 바램도 슬며서 보여준다.
저자가 운영하는 유튜브를 통해 다름을 얘기하는 사람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소통의 장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혹은 다른 김철수. 그들이 살아가는게 아직도 쉽지는 않다.
경제적인 걸 떠나서 성정체성이라는 다름은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이는게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이 “목숨을 걸 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을 거란걸 알게 한다.
처절하게 다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을 철수, 영희를 토닥여 준다.
<도서내용 중>
p29. “니 인생은 니거여. 누가 뭐라고 해도 니가 즐거워야 되는거여. 스트레스받지 말고 즐겁게 사는게 최고여.”
p117. 아니, 애초부터 괜찮았던 적이 없었다. 나는 그렇게, 내가 게이라는 걸 알아차렸을 때 무슨 위험한 계략을 꾸밀지도 모르는 갑들에게서 여전히 해방되지 못한 채다.
p169. 네 인생이 그렇듯, 나는 내 인생이 너무 소중했어. 그래서 자꾸 꼬여만 간거야. 난 무엇이 옳은지 알고 있었고 정말 그렇게 살고 싶었어, 그래서 난 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어. 너희들이 받는 그 당연한 존중을 나 역시 받고 싶었던 거야.
p184.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한번 진지하게 커밍아웃 해보라고, 실은 너한테 굉장히 중요한 일이 아니냐고, 제대로 멍석을 깔아주고 싶었다. 커밍아웃을 받아주고 이해해 주는 분위기가 조성된 곳에서 쉽고 편안하게 시도해 보라고. 그리고 그걸 계기로 한발 더 앞아로 나아가 보라고. 그렇다. 어찌 보면 커밍아웃이란, 멍석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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