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우주선의 시간 - 제1회 카카오페이지×창비 영어덜트 장르문학상 수상작
이지아 지음 / 스윙테일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 / 이지아

 

난 이 도서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을 읽으면서 티스테에게서 어린왕자를 떠오렸다. 너무도 인간적인 안드로이드 티스테. 그리고 그와 함께 감정들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건들. SF소설이지만 따뜻하고 차분한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잘부탁한다, 티스테

잘 부탁합니다. ,

 

어려운 환경에서 화성인 경찰을 만나 미래 경찰이 된 훈.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인공지능 정찰선 티스테.

토성 정찰중 모래폭풍을 만나 갇히는 사고가 나고, 훈은 자신의 딸 피치가 아이를 낳는 순간 옆에 있어 주고 싶다고 하며 지구로 떠난다. 곧 다시 돌아오겠다는 훈은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돌아오지 않았다. 우주로직사로부터 배신당한 어레스 박사는 티스테를 발견하고 티테스에게 감정코드를 삽입한다. 티스테는 인간의 모습을 한 아드로이드로 재탄생하고 눈을 뜨고 눈물을 뚝뚝흘린다.

 

모든 새로운 생명은 어디선가 버림을 받고서 다시 세상으로 나오는게 분명하다고, 그렇지 않고서야 그토록 처절하게 울 수는 없다고...

P162. 티스테가 발견한 가설

 

지구에서 훈의 손녀는 아픈 엄마를 위해 티스테를 수거하면 거액의 배상금을 주겠다는 편지를 손에 넣고 티스테를 지구로 유인하기 위해 동행하면서 하게 되는 모험들에서 이 둘에게 보이지 않는 우정이 싹트게 된다.

 

버려진 우주선의 시간은 우리시대의 미래상을 담고 있다.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암은 극복되었으나 환경탓에 폐질환은 더 심해지고.

금전적인 부류로 나뉘어진 계급사회. 상류층은 신선한 공기를 쉽게 사지만 룻이 사는 사회 계층은 많은 돈을 써야 공기를 살 수 있다.

 

생각이라는 걸 하고 감정을 가지고 눈물까지 흘리는 AI.

훈과 티스테와의 약속, 그리고 룻과 티스테와의 약속.

거기에서 느끼는 배신감과 상실감. 그리고 거기에 있는 용서와 우정.

 

SF적인 요소가 있지만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모두에게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도 한다.

 

<도서내용 중>

 

p104. 인간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쓰레기보다 빨리 처리해야 하는게 있다면, 그건 바로 그런 종류의 자존심이다. 올바른 자존심도 분명히 있지. 하지만 다른 사람이 나보다 현명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건 어리석은 짓이야. 그때는 미처 몰랐어.

 

p105. 우리에겐 마음의 배를 채울 마음의 시간이 부족했던 거야. 그리고 그 시간을 만드는 건 태양이나 달, 천체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란 걸 몰랐지. ’인간은 스스로 시간을 만들 수 있다.‘

 

p115.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앳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나이가 든건 그녀의 영혼이었다. 인간은 자신의 시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버릴 수도 있었다. 호럼의 슬픈 표정은 그녀가 후자의 길을 걸어왔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p119. 이 어두운 우주에서 누군가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행동을 했다는게, 나의 오늘 뿐만이 아니라 미래까지 살려보려고 애썼다는게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그리고 한순간의 게으름이 어떤 미래를 초래하는지도....너무 늦게 알았지.

 

p189. 이해 할 수 없는 영역을 마주할 때면 솟구치는 불편한 감정들이 내 속을 휘젓고 나자, 뜨거운 감정이 북받쳤다. 사람들은 어떤 순간엔 자신의 가치를 놀라우리만치 선명하게 깨닫다가도 금붕어처럼 금세 까먹기를 반복한다. 역사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나는 아직도 그 패턴의 미스터리를 풀지 못했다.

 

 

#서평#버려진우주선의시간#이지아#SF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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